김장생 선교사 ‘뉴 노멀 시대의 단기선교’ 발표

“온라인 선교는 선교의 모멘텀을 잃지 않기 위해 코로나 시대 정말 시급하게 적용해야 할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팬데믹으로 오프라인 선교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온라인 선교를 진행하는 것이야말로 선택의 여지가 없는 한국교회와 선교단체가 즉각적으로 시작해야 할 필수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29일 온라인 줌으로 열린 ‘한국대학생선교회(CCC) 온라인 단기선교 포럼’에서 김장생 CCC 해외선교팀장은 “선교의 모든 영역이 온라인 단기선교로 대체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논의의 여지가 많아 보이지만, 펜데믹 이후 온라인 선교의 효과성과 오프라인 선교의 효과성이 합쳐진다면 매우 강력한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온라인 선교는 한국 선교계의 필수전략이라고 강조했다.

CCC가 진행한 2021년 여름 단기선교 결산보고와 다양한 온라인 단기선교 사역 사례를 소개한 이 자리에서 ‘뉴 노멀 시대의 단기선교’를 주제로 발표한 김 선교사는 “CCC는 코로나 시대 선교의 모멘텀을 잃지 않기 위해 ‘온라인 선교’ ‘커넥션스쿨’ ‘기도운동’ ‘선교캠프’ 등 네 가지 사역을 중심으로 한 ‘온커프캠’이라는 전략으로 사역하고 있다”며 이 중 가장 중요한 대안이 될 온라인 단기선교의 필요성과 종류, 특징, 장단점 등을 소개했다.

온라인 선교, 왜 필요한가

CCC 온라인 단기선교 포럼
▲김장생 CCC 해외선교팀장이 발표하고 있다. ⓒ줌 영상 캡처
김 선교사는 먼저 온라인 선교가 필요한 이유로 ‘선교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4년 동안 대학교에 신입생이 없고, 3년간 군대 신병이 모집되지 않으면 대학도 문을 닫고 군대도 사라질 것”이라며 “선교계도 비슷한 사태가 일어나고 있는데 우리가 지금 체감을 못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선교사는 “그동안 한국교회에서는 비공식 통계로 매년 약 10만 명 이상이 단기선교에 참여했다. 1명당 평균 20~30여 명의 후원자, 그리고 중보기도자들까지 포함하면 약 400~500만 명이 같이 기도하고 후원하면서 단기선교에 참여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것을 작년에도, 올해도 못 했고, 내년도 불확실하고 그 후에도 잘 모르는데 3~4년 이상의 공백 기간 선교의 모멘텀이 꺾여버리거나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단기선교 경험자들 가운데서 중장기선교 자원이 많이 발굴돼 왔는데, 현재 선교 현장을 방문하는 기존 단기선교는 모두 중단됐기 때문이다. 김 선교사는 “CCC도 간사로 지원하기까지 약 3회, 선교사로 지원하기까지 약 5.9회 정도 단기선교에 참여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있다”며 “단기선교가 중장기 선교사를 리쿠르트하는 가장 중요한 전략인데, 온라인 단기선교는 코로나 시대 한국교회 선교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김 선교사는 온라인 선교가 필요한 두 번째 이유로,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조금 빨리 다가온 ‘미래에서 온 일상의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메타버스(Metaverse), 비대면 업무, 재택근무, 화상회의, 온라인 쇼핑, 원격 교육 등이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왔고, 빅데이터, 사물 인터넷,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천천히 오면 적응할 시간이 있었을 텐데, 코로나로 인해 5년, 10년 후 다가올 미래가 갑자기 우리 눈앞에 다가와 현실이 되었다”고 말했다.

김 선교사는 “온라인 단기선교도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어쩌면 5년, 10년 후 시도했을 것 같은데, 코로나로 인해 갑자기 시행하게 되었다”며 “그러나 지금의 20~30대 MZ세대(Millenials와 Generation Z를 합친 말로 1981~2010년 출생한 세대)는 디지털 세상이 친숙한 디지털 네이티브들로, 온라인 선교는 이제 특별한 대안이 아닌 일상의 방법이 된 듯하다”고 말했다.

CCC 온라인 단기선교 포럼
▲온라인 단기선교의 세 가지 형태 ⓒ줌 영상 캡처
온라인 단기선교의 종류와 특징

김장생 선교사는 온라인 단기선교의 사역 목표와 형태에 따라 비전트립, 강화사역, 개척사역으로 분류하여 소개했다.

1) 비전트립=온라인으로 현지에 대한 정보 제공과 현지 선교에 대한 이해를 강화하기 위한 단기선교로, 현지 사역을 돕는 것보다 참가자들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것이 목적이다. 강의와 훈련, 기도 등이 주요 프로그램이다. 김 선교사는 “이 형태는 현지팀의 도움이 없거나 부분적인 도움만으로도 계획과 운영이 가능한 가장 쉬운 형태의 온라인 단기선교”라며 “접근성과 진행에 부담이 적어 온라인 단기선교를 처음 시도하는 경우 적합하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현지 선교사를 파송한 교회는 선교사들과 줌(Zoom)으로 연결해 현지 상황을 듣고 기도하거나, 간단한 현지 언어를 배우거나, 선교지에 관해 리서치하거나, 선교에 관한 강의 등의 훈련을 받는 것을 포함할 수 있다. 김 선교사는 “참가자들의 사전준비가 특별히 필요하지 않거나 매우 간단하여 선교입문자들의 참가가 더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참가자들이 수동적으로 참가하는 것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간은 1주일 정도가 적절하다고 봤다.

2) 강화사역=현지 사역 강화를 위한 사역적 지원을 하는 프로그램으로, 일반적인 단기선교의 온라인 버전이라 할 수 있다. 김 선교사는 “현재 CCC에서 진행하는 온라인 단기선교의 약 80% 정도가 여기에 해당한다”며 “현지 사역자, 또는 선교사가 있고 멤버들이 있는 경우 이 전략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현지의 사역적 필요에 따라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전도하거나 새신자들과 성경공부를 통해 육성하는 사역, 어느 정도 육성된 친구들을 리더로 훈련하는 사역이 포함될 수 있다. 프로그램과 일정 계획은 현지 리더십과 상의하여 결정하며, 참가자들은 비전트립보다 훨씬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받게 된다. 이에 사전훈련, 기초 언어 준비를 할 필요가 있고, 기간은 약 1~3주 정도가 적당하다고 봤다.

3) 개척사역=현지에 자발성을 가진 리더가 3명 미만일 경우, 이들의 사역을 돕는 것을 개척사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 개척사역의 목표는 현지 리더를 세워 지속가능한 사역을 세우고, 이를 위한 경험과 사역기술이 있는 팀을 필요로 한다. 김 선교사는 “현지팀의 운동력이 약하기에 선교팀이 주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진행하며, 사역 전반에 관한 철저한 준비와 전략이 필요하다. 개척 이후 사역을 어떻게 지속할 것인지에 대한 후속계획도 필요하다”고 했다.

진행 과정에서 수시로 계획이 수정될 수 있는 유연성이 요구되고, 참가자들은 기획부터 모든 진행 과정에 전폭적이고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현지인 육성을 위해 중급 이상의 영어, 또는 현지어 구사가 가능해야 하고, 기간도 현지인들을 만나는 단계부터 리더로 세우는 단계까지 사역해야 하기에 1~6개월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봤다.

김 선교사는 “CCC는 2020년 7~8월 우루과이에 이어 2021년 3~5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척사역을 진행하여 매우 의미 있는 결과를 보았고, 2021년 7월에는 CCC 사역이 없는 남태평양 솔로몬아일랜드를 온라인을 활용해 개척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CCC 온라인 단기선교 포럼
▲CCC 온라인 단기선교 포럼 참가자 단체사진 ⓒCCC
온라인 단기선교의 장단점

온라인 단기선교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①일반적으로 단기선교가 여름과 겨울 방학 동안 진행되었다면 온라인 단기선교는 시기에 상관없이 언제든 참여할 수 있고, 오프라인 단기선교는 다른 것은 전혀 할 수 없는 구조이지만 온라인 단기선교는 수업, 가사,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도 참가할 수 있다. ②항공료, 현지 숙식비 등이 필요하지 않아 오프라인 대비 5~10% 비용으로 운영이 가능하고, 비용, 시간, 현지 생활의 두려움 등 참가자들이 오프라인에서 어렵게 느끼는 부분이 적어 진입장벽이 낮고 쉽게 참여할 수 있다. ③비자발급의 어려움, 전염병 감염 우려 등이 없다. ④공산권, 이슬람권 등 보안 국가들에서 공개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이 가능하며 보안 문제로부터 선교사와 현지 사역자들을 보호할 수 있다. ⑤단기선교 참가자의 주축인 MZ세대는 온라인 소통에 매우 익숙하다.

온라인 단기선교의 단점들도 있다. ①참가자들이 선교 현장을 경험하고 현지인들을 만나고, 그들의 문화와 언어, 음식 등을 오감으로 경험하고 배우는 체험 강도가 약하다. ②선교지의 환경에 따라 노트북, 스마트폰 구비가 어렵거나 고가의 인터넷 접속 요금으로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디지털 기술을 사용할 줄 아는 능력)가 갖춰져 있지 않을 수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온라인 접속 환경이 좋지 않아 소통에 어려움이 있다. 장년과 노년층에서는 컴퓨터 사용이나 온라인 접속 등에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③아프리카, 남미 등 거리가 먼 지역은 시차로 인해 새벽이나 밤늦은 시간에만 연결이 가능하여 함께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일 수 있다. ④영상 제작, 온라인 중계, 송출 등 미디어와 영상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전문지식과 기능을 갖춘 사람들이 필요하고, 온라인 단기선교를 벤치마킹할 사례가 아직 많지 않다.

“전통적 선교 노하우와 온라인 단기선교 노하우를 결합한 시너지 기대”

CCC 온라인 단기선교 포럼
김 선교사는 “온라인 선교는 팬데믹 상황 가운데 오프라인 방문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한 대안으로 시도되었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들과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며 “전 세계 코로나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온라인 단기선교는 다양한 모습으로 더 많은 지역으로 확장되어 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단기선교를 진행하며 느낀 점을 네 가지로 요약하여 설명했다.

1) 온라인 단기선교, 시너지 만들 수 있다=김 선교사는 “코로나 시대의 디지털 라이프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여전히 디지털 라이프를 유지하고 발전시킬 것”이라며 “온라인 선교도 코로나 시대에만 국한되는 일시적 사역 전략이 아니라 새로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선교의 모든 영역이 온라인 선교로 대체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논의의 여지가 많아 보이지만, 온라인 선교의 효과성과 오프라인 선교의 효과성이 합쳐진다면 매우 강력한 시너지를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선교사는 한 예로 “온라인 선교를 하는 지역에 오프라인으로 방문하고, 귀국한 이후에도 지속해서 온라인으로 연결된다면 단기선교의 한계성도 어느 정도 극복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제 막 시작된 온라인 선교 전략을 좀 더 개발하고 전략화한다면 코로나 이후의 선교는 온오프라인 사역 전략이 서로 시너지를 만들어 이전보다 훨씬 다양하고 강력하게 전개돼 선교가 크게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2) 온라인 만능주의를 경계하라=그럼에도 김 선교사는 ‘온라인 단기선교의 만능주의’를 주의해야 할 것으로 꼽았다. “온라인 선교가 소정의 결과를 맺으며 선교 영역에서도 다른 대안이 별로 없어 보이고, 시대문화가 디지털화되니 혹자는 ‘온라인으로 선교 다 된다’는 식의 온라인 만능주의를 외칠지도 모른다”며 “그러나 많은 선교지의 인터넷 상황과 비용, 디지털 문맹률은 아직 많은 도전이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또 “온라인 예배가 말씀 선포(케리그마)는 가능하지만 성도의 교제(코이노니아)와 봉사(디아코니아)는 어려운 것처럼 선교 영역도 교육, 훈련, 나눔 등 온라인으로 일부 가능한 부분은 있지만, 선교사가 현장에 실재하는 것은 아니기에 온라인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칫하면 우리가 얕은 수준의 선교를 하고 선교 헌신을 한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므로 선교 현장에 선교사가 실재하는 오프라인 선교를 여전히 기억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온라인 선교에 대한 신학적, 선교학적 고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마태복음 28장 18절은 분명하게 우리에게 모든 족속을 제자로 삼기 위해 ‘가라’고 명령하신다”며 “땅끝까지 증인이 되라는 선교의 말씀에 대한 순종을 우리가 바르게 하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3) 온라인 단기선교,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김 선교사는 “CCC에서는 2020년 여름 18개 팀 358명, 2021년 겨울 45개 팀 612명, 여름 GCTC 팀을 포함하여 81개 팀 1,070명 등 2,000여 명이 온라인 단기선교에 참여했다”며 “진행하는 지구들도 온라인 선교의 효과와 가능성을 보며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확장은 온라인 선교의 가능성이 단지 제 생각이 아님을 보여준다. 실제로 효과성이 떨어지고 열매가 없다면 이렇게 많은 지역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온라인 단기선교는 시도가 용이한 비전트립부터 시작할 수 있다. 몇몇 사례이긴 하지만 우리는 단순한 연결 그 이상을 넘어 강화 사역, 개척 사역까지도 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4) 온라인 단기선교, 지금 시작하라=김 선교사는 “펜데믹으로 오프라인 사역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온라인 선교는 한국교회 선교의 모멘텀을 잃지 않기 위해 코로나 시대 정말 시급하게 적용해야 할 전략”이라며 “온라인 단기선교를 아직 시도하지 않았다면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시작해 보기 바란다. 시작하면 노하우들이 축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