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국경 지역인 카야 주에서 군부와 소수민족 무장단체 사이에 교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얀마 군부가 또 다른 가톨릭교회를 폭격했다고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공습 도중 신학생 1명이 사망한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카야주 도우엥간에 위치한 매리퀸오브피스(Mary Queen of Peace) 교회가 미얀마군의 폭격을 당했으며 이 교회는 그동안 많은 이들의 안식처로 알려져 왔다. 다행히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바티칸 뉴스는 “미얀마에서 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분주한 거리에서 크고 눈에 띄는 교회 건물이 의도적인 공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아시아뉴스에 따르면, 지난달에도 카야주의 또 다른 교회가 공격을 받아 4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으며, 이틀 전에는 군부대가 양곤의 한 침례교회를 급습해 목사 등 3명을 구타 및 구금하고 교회 재산을 파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5월 29일에는 카야주의 신학생이 살해됐다.
아시아뉴스는 “현지 주민들은 ‘군인들이 건물을 방별로 수색한 이후, 군의 공습을 받아 이 청년이 사망했다’고 말했다”면서 “현지인들은 살인의 동기가 없다고 주장하고, 성직자들은 더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애썼다”고 전했다.
지난 2월 1일 쿠데타 이후 미안먀 군대와 민주화 단체 사이의 충돌이 계속 고조됨에 따라 교회, 신학교, 수도원의 많은 이들이 피난처를 찾고 있다.
아시아뉴스에 따르면, 지난 2월 15일부터 5월 15일까지 3개월 동안 18세 이하 청소년 73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얀마군은 민주화 시위대를 겨냥하거나 무작위로 공격하기도 했다고.
종교박해 감시단체인 국제기독연대(ICC)는 “종교기관들이 군사 공격의 표적이 되었다. 미얀마군은 민주화 저항을 억누르기 위해 청년들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미얀마는 오픈도어선교회가 매년 발표하는 기독교 박해국가순위에서 18위를 기록한 바 있다.
미얀마 인구는 주로 불교 신자들로 구성돼 있으며, 약 5400만 인구 중 기독교인은 6.2%, 가톨릭교인은 1.5% 정도에 불과하다.
오픈도어는 “미얀마는 불교에 중심을 두는 종교적 민족주의 때문에 박해 수준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미얀마는 1948년 시작된, 세계에서 가장 긴 내전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군 당국은 작년 11월 치른 대선 결과에 불복,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후 1년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민간 지도자들을 가택연금했다. 이 쿠데타는 또 다른 폭력과 항의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지난 2월 미얀마 쿠데타 이후 종교적 소수민족을 상대로 한 폭력에 우려를 나타냈다.
USCIRF 아누리마 바르가바(Anurima Bhargava) 의장은 당시 성명을 통해 “미얀마 군의 잔혹한 만행의 역사를 살펴볼 때, (그들의) 폭력이 로힝야족을 비롯한 다른 종교와 민족 사회에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 우리는 미얀마 군부가 국민의 믿음과 뜻을 따라 가능한 빨리 민주적인 민간 통치를 회복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USCIRF는 “미얀마가 ‘종교 자유에 대한 조직적이고 지속적이고 터무니없는 침해’에 관여한 것에 대해 미 국무부는 미얀마를 ‘종교자유침해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바이든 행정부에 “미얀마군이 로힝야족 무슬림 난민을 대량학살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럽연합은 적어도 21명의 정부 출신 군부 지도자들에게 제재를 가했으며, 미국도 미얀마 제재에 나섰다. 시카고트리뷴에 따르면, 미국 언론인 내디 펜스터(Danny Fenster)는 언론플레이를 했다는 이유로 지난 5월 24일 미얀마에서 귀국 비행기에 오르기 전 당국에 붙잡힌 뒤 억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