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무슬림 배경의 기독교인(MBB, Muslim Background Believers) 성도가 성찬식에서 포도주를 마셨다는 이유로 80대 채찍을 두 차례나 당했다. MBB 부부는 법정에서 ”가정교회 교인이 아이의 부모가 되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아이와 강제로 빼앗기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국오픈도어는 21일 “두 소식 다 믿기지 않지만, 이것이 박해받는 성도의 현실임을 새삼 깨닫는다”며 소식과 기도제목을 전했다.
무슬림 알코올 섭취는 불법, 개종자 인정 안 해 성찬 포도주 마시면 ‘범법’
모하마드 레자 오미디(이하 요한) 형제는 성찬식 포도주를 마신 이유로 지난 14일 80대의 채찍을 당했다. 이란에서는 무슬림이 알코올을 마시는 것이 불법이며, 예외적으로 기독교인과 공식 인정된 소수종교인들은 허용하고 있다. 요한 형제가 범법자로 취급된 이유는 이란은 무슬림에서 개종한 이들을 기독교인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후 요한 형제의 징역 형량이 2년으로 줄어 수감 기간을 채우고 석방됐으며, 지난 9월 중순부터 향후 2년은 이란 남서부의 한 도시 보라즈잔(Borazjan)에서 유배 생활을 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지난 10월 10일, 유배지에서 1,000km 떨어진 고향 도시 라시트에서 형을 집행받으라는 당국의 소환장이 내려왔다. 요한 형제는 자비로 채찍질을 받으러 고향을 다녀와야 했다. 요한 형제는 7년 전인 2013년에도 성찬에 포도주를 사용했다는 같은 죄목으로 다른 한 명의 가정교회 성도와 함께 80대의 채찍질 형을 당했었다. 요한의 친구들은 “그가 집행관들의 상대적인 관용에 감사해했다”며 “요한은 집행관들에게 ‘하나님을 예배하는 의식의 일부로 한 잔의 포도주를 나눠 마셨을 뿐, 다른 부적절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한 후 집행관들이 채찍질할 때 심하지 않게 관용을 보여주어 감사해했다”고 전했다.
한국오픈도어는 “계속되는 믿음의 시련에도 감사를 잃지 않고 믿음을 지키는 요한과 이란 가정교회 성도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며 “이분들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가 드러나고 이란 가정교회가 고난 속에서도 영적으로 부흥하기를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채찍질을 당한 요한 형제의 회복과 지금도 수감 중인 유세프 목사님, 사헤브 형제의 영육간의 강건함을 위해, 이란의 비인권적인 악법들이 개정되기를 기도해달라”고 덧붙였다.
이란 남서부의 도시 부셰르(Bushehr)에 거주하는 MBB인 삼(Sam Khosravi)과 아내 마리얌(Maryam Falahi)은 2년 전 3개월 된 여아 ‘리디아’를 입양했다. 그러나 리다아가 두 돌이 되기 한 달 전 이란 법정이 가정교회 교인이 된 부부가 아이의 부모가 되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입양아를 분리시키라는 판결을 내렸다.
지난 7월 19일 부셰르의 한 법정에서 내려진 이 판결은 아직까지 보도되지 않은 채로 9월 22일 항소심에서도 판결이 그대로 인정됐다. 한국오픈도어는 “한 판사는 아기 리디아가 현재의 양부모에게 강한 정서적 애착을 갖고 있고 건강상의 문제도 있기 때문에 리디아를 입양할 새로운 가정을 찾을 가능성은 거의 제로라고 인정했다”며 “리디아가 남은 평생 국가의 보호 아래 지내야 할지 모르는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도 이란 법정이 리디아를 양부모에게서 강제로 분리하려는 유일한 이유는 삼과 마리얌이 크리스천으로 개종한 부부라는 점이다. 리디아의 친부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무조건 무슬림으로 간주하여 무슬림 부모에 의해 양육돼야 한다는 것이 이란의 법이다.
한국오픈도어는 “이제 이란 국립 복지기관에서 리디아를 데리러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변호사와 활동가 120명이 이란 배심원장에 공개편지를 제출해 법원의 결정을 바꾸어주기를 청원했고, 국제적으로도 관심을 갖고 도와주기를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도제목으로는 “이란 법원 담당자들의 마음이 움직여 판결이 바뀌도록, 어린 아기 리디아가 사랑하는 부모에게서 떨어지지 않도록, 위태한 상황 속에서도 아기와 부모의 마음이 불안하지 않고 반석 되시는 주님 안에서 안정감을 찾을 수 있게 기도해달라”며 “또 이들을 돕는 이들에게 지혜와 용기를 주셔서 담대히 끝까지 필요한 투쟁을 해나갈 수 있기를 기도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