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선교사·직업인 선교사 양성 및 파송 활성화해야
필요 시 선교 인프라와 선교사 재배치로 현장 구조 조정

MK 교육·효율적 단기선교·선교사 노후 등에 관심 필요
태스크포스 혹은 전략연구소에서 구체적 전략 만들어야

"교단이 선교 역량이 없어서 선교에 빨간불이 켜진 것은 아니다. GMS 같은 거대 단체는 한 개인의 생각에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교단 선교 정책의 매뉴얼에 의해 움직여야 한다."

최근 부천 서문교회에서 열린 GMS(예장합동 총회세계선교회, 이사장 김정훈) 정책포럼에서 심창섭 국제개발대학원 총장(GMS 전 선교연구소장, GMS 명예선교사)은 GMS 본부와 선교 현장에서의 업무 발전을 위한 제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심 박사는 교단 선교 정책 매뉴얼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예를 들면 대부분 파송교회가 선교후원비 책정에 대한 규정을 따르지 않고 선교사를 파송한다. 이렇게라도 교회가 선교사를 파송하는 노력에 감사해야 하지만, 이런 식으로 파송된 선교사들은 선교비 조달에 매달려 선교사역을 마음 놓고 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하게 된다"고 말했다.

선교 역량이 부족해 교단 선교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2011년 선교사 파송 이사교회는 전국 1만1,353개 교회 중 494개로 4.35%에 불과하지만, 대부분 교회가 협력선교는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 박사는 "만약 30개 교회가 연합하여 매달 10만 원씩 선교비를 부담하여 선교후원 컨소시엄을 조직한다면, 300만 원의 선교비가 후원되고 교단 선교사 356가정을 더 파송할 수 있다는 통계가 나온다"며 "또 대형교회들이 선교에 더 큰 관심을 가지면 GMS가 3,000명 이상의 선교사도 파송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물론 "선교 현지의 선교사들도 선교비 사용처에 대한 정확한 매뉴얼을 만들어 보고하도록 해야, 선교헌금에 대한 교인의 공신력을 구축하고 교단 선교의 생명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 박사는 이러한 GMS의 구체적인 발전 방안 모색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 혹은 전략연구소에서 실천을 위한 전략을 만들 것을 당부했다. '선교업무의 발전'에 대한 심 박사의 주요 제안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20년 GMS 정책포럼
▲GMS 정책포럼이 28일 서문교회에서 열렸다. ⓒ이지희 기자
◈선교업무의 발전을 위한 제언

①평신도 선교사 양성=평신도 선교사의 사역 근거는 종교개혁 정신인 만인 제사장직에 근거를 둔다. 선교는 모든 기독교인이 모든 민족에게 가는 것으로, 선교의 지평을 넓혀 보내는 선교에서 가는 선교로 변해야 한다. 교회는 파송 선교사보다 스스로 가는 선교사를 발굴해야 한다. 오늘날 선교현장에는 스스로 나온 평신도 선교사들이 급증해 어떤 지역은 전체 선교사 숫자의 1/4, 1/3에 육박한다.

평신도 선교사들은 대부분 자비로 선교하는 경우가 많다. 교회의 교인 수가 줄고 선교비의 감소 현상이 현실로 나타나는 선교 환경의 변화에서 자립선교를 지향하는 평신도 선교 동원에 적극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평신도 선교사 동원은 △다양한 사회 경험과 기부 재능이 있고 △자립형 선교를 추구하고 △선교현장에 접촉점을 갖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②직업인 선교사 시대=불교국가, 공산국가, 이슬람 지역 국가 등 반기독교 정서가 강해 정상적으로 선교사를 파송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지역에서 합법적인 선교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선교사의 신분을 바꾸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전통적인 선교사 파송의 전형만 고집하지 말고, 직업 활동을 할 수 있는 선교사를 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2년 전부터 인도는 선교사를 추방하고 있고, 최근 탄자니아는 선교사들에게 사역 보고를 요구하고 세금납부증서를 제출하라고 한다. 정부의 요구가 충족되지 못하면 비자 연장을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동남아 불교권 국가들도 점점 선교사들에 대해 문을 좁히고 있으므로, 파송교회나 GMS는 이 문제를 두고 고민해야 한다. 신학교 졸업생들을 선교사로 훈련시켜 선교지에 파송하면 된다는 선교의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특히 선교환경이 자유롭지 못한 국가에 선교사를 파송할 때 현실적 대안을 갖고 파송해야 한다.

③선교현장의 구조 조정=센터, 교회, 학교 등 선교 인프라의 효율적인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선교사 재배치를 통한 선교 동력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선교지 재산의 사유화를 지양해야 한다. 산하 모든 선교사가 운영 관리하는 신학교, 센터, 고아원, 교육기관 등을 공적 자산으로 등록하여 불편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을 세워야 한다.

2020년 GMS 정책포럼
▲GMS 비즈니스위원장 권순응 목사가 주제 발제를 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④건물선교에서 도무스 에클레시아(domus ecclesiae, 가정교회)로=루터는 종교개혁 당시 교회를 웅장하고 화려한 건물이 아닌, 성도들의 공동체로 표현했다. 사도신경의 고백처럼 교회는 성도의 모임이고, 교제로 초기 선교적 교회 모델인 주택교회의 신앙을 선교적 차원에서 검토하여야 한다. 바울은 주택교회 공동체가 인종, 계급, 성별에 관계없이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로서 연결되어 있었다(고전 1:26, 약 2:5~6)고 했다. 이들은 건물은 없었지만 오로지 복음전파로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일에 몰입되고, 엄청난 선교사역의 열매를 가져왔다. 건축선교 모델에서 주택교회 선교모델로 선교의 지평을 넓혀 건물에 갇힌 선교가 아니라 지속적인 아웃리치 에너지를 발산해야 한다.

⑤문어발식 교회 개척 지양=선교사 개인의 역량에 따라 교회가 설립되고, 설립된 교회가 자립하기 전에 또 개척교회를 설립하면서 문어발식으로 교회를 개척해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결국 한국에서 후원금이 중단되면 개척교회 선교가 중단되는 사례가 발생한다. 교회를 건축하고 사역자를 길러내 교회가 자립단계에 들어가도록 확실한 조치를 취한 후 다른 교회를 건축해주어야 하지만, 이런 계획 없이 숫자로만 많은 교회를 건축해준 것으로 보고된다. 결과에 대해 책임 없이 건축한 교회들이 방치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개척한 교회가 자립하지 않으면 다른 교회 개척을 금하던지, 몇 % 자립 후 다른 교회를 개척하는 준칙 등 개척교회와 교회 건축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어 선교가 실재적으로 열매 맺도록 해야 한다.

⑥선교지 신학교 운영=지역의 필요에 따라 신학교를 통합하여 제대로 된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도록 육성하고, 교단이 지향하는 신학과 신앙에 근거하여 교육받도록 해야 한다. 현재 선교 현지의 열악한 상황과 교단 선교정책의 부실로 지역마다 선교사들이 개인적으로 커리큘럼을 만들고 표준교과서가 없이 신학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오래전부터 선교지 신학교육을 위한 표준교과서를 공급한 미국 남침례교회처럼 구체적 방향을 매뉴얼로 만들어 시행해야 한다. 지역마다 현지의 실력 있는 목회자들을 배출할 수 있는 교육기관이 필요하고, 현지에서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신학교육 기관을 육성시켜야 한다.

⑦선교사들의 주거 정체성=많은 선교사가 선교 사역지와 거리가 먼 대도시에 머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현지인들과의 접촉은 방문 때만 가능하다. 선교사 자녀(MK) 교육문제가 해결되면 중소도시로 이동하여 생활비 부담이 줄고 활동의 폭도 넓힐 수 있다고 한다. 선교사들의 지방화를 위해 국제학교가 있는 지역에 MK 담당 사역 선교사를 파송해 관리하면 된다. 한국선교 초기에 농촌에서 선교사들이 복음화한 결과 도시 교회가 수확을 거두어 한국교회가 성장한 것을 모델로 삼아, 아직 농촌인구가 많은 선교지에서도 중소도시, 농촌에 복음을 전하는 것은 중요한 선교 과제다.

2020년 GMS 정책포럼
▲이날 주제 강연을 한 심창섭 박사.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유튜브 영상 캡처
⑧단기 선교사역 팀=한국교회 선교 열정은 선교사 파송과 더불어 단기선교팀의 선교지 현지 방문 열기로 이어졌다. 단기선교팀에 대한 평가와 새로운 진로가 모색되어야 한다. 단기선교팀의 필요성을 인식하지만, 선교 본질을 왜곡시킬 우려도 있다. 무엇보다 선교사 사역이 단기선교팀 사역에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경향이 있고, 방문 선교팀의 여행가이드가 마치 선교 일로 오해받는 지역도 있다. 막대한 선교비 소비도 문제다. 단기선교팀 선교지 방문을 각 교회가 조금만 억제하고 예산을 선교지 기관을 위해 후원하면, 각 지역에 필요한 신학교, 복지센터, 고아원, MK 교육을 위한 지역별 기숙센터 등의 기관을 훌륭하게 육성시켜 선교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단기선교팀 경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정책을 세우고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⑨선교사들의 효율적인 대외활동(화상회의 등)=어느 사역보다 정보와 재충전의 에너지가 필요한 선교사들이 국제회의, 세미나, 매년 지역장 회의나 대표 회의에 참석하려면 막대한 경비와 시간이 소모된다. 직접 모여 교제하고 의견을 개진할 사안들이 있지만, 너무 많은 모임에 동원돼 선교사역의 정도를 벗어나는 일이 없도록 화상회의 등으로 경비와 시간 낭비를 줄일 필요가 있다. 산하 선교사들이 충실하게 사역에 매진할 수 있도록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⑩선교사비의 현실화=선교사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지속적인 선교비 후원에 대한 염려다. 파송교회나 협력 선교를 하는 교회들이 선교후원금을 아무런 통보 없이 단절하기도 한다. 선교지 경제 상황이 급격히 변화되었는데도, 선교비는 현지 물가와 관계없이 보낸다. 교회에서 목회자 사례는 물가와 비교해 올라가는데 선교지에 대해 관심이 없다. 선교 후원비도 천차만별이어서 선교사 간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풀링, 세미풀링 제도를 조합하여 건전한 선교 후원비 책정을 위해 현실적 대안을 세워야 한다.

⑪선교사들의 노후 대책=선교사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은퇴 후 생활대책이다. 예를 들어 파송교회에서 의무적으로 선교사 노후대책을 위한 은퇴연금 부담을 매월 50% 지원하도록 정책을 세워 시행할 수 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선교지 재산의 사유화 문제는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다.

⑫디아스포라 한인교회=현지 한인교회가 선교적 사명을 갖고 교인들을 현지 복음전파의 일군으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한인교회를 설립하고 적극 지원해서 성장시켜야 한다. 한인교회는 인적 자원과 재원을 동시에 갖고 있어 선교적 교회로 전환되면 선교사역에 많은 헌신을 하게 된다. 홍콩의 H선교교회는 30가정, 60명의 선교사를 단독 파송해 선교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⑬국내 외국 노동자 선교=외국인 노동자 수가 200만 명을 넘어서고 있어, 선교를 위해 황금어장과 같은 환경이다. 중세 초기 기독교가 세계화되는 과정에서 4세기부터 시작한 게르만 민족의 이동이 있었다. 게르만 민족이 기독교화 된 로마제국에 유입되어 유럽 복음화 과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 노동자를 복음화시키고 훈련시켜 자국 선교사로 역파송 한다면 현지어, 문화, 생활에 대한 적응 장애가 없는 이상적인 선교사 자격을 갖추게 된다.

⑭통일을 대비한 선교=통일 후 북한선교를 위해 범 교단적인 네트워킹이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통일 이후 북한 선교에 대한 청사진을 미리 준비하여 북한선교에 차질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⑮선교사 재교육 프로그램=선교사 재교육이 절실한데 경제 여건과 선교 현지 사정으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선교사들은 누구보다도 재교육을 통한 훈련이 필요한 지도자들이다. 신학적 정체성 교육은 물론 선교에 대한 새로운 전략, 선교 경험을 통한 정보 교환 등이 필요하다. 선교사들을 재충전시키고 현장 선교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하고 실속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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