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GMS 정책포럼
▲GMS 정책포럼이 28일 서문교회에서 열렸다. ⓒ이지희 기자
"선교정책은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는 움직이는 동체가 되어야지 정지된 열차가 되어서는 안 된다. 끊임없이 진단하고 발전해야 한다. 그리고 모두가 연관된 유기체적인 성격을 갖고 있어야 한다."

2월 현재 103개국 2,572명의 선교사를 파송한 국내 최대 교단선교부 GMS(예장합동 총회세계선교회, 이사장 김정훈)가 28일 경기 부천 서문교회(이성화 목사)에서 정책포럼을 열고 GMS의 미래 발전 방향과 대안을 나눴다.

코로나19로 3월 초부터 모든 행사 일정이 연기됐다가 코로나 확산세가 점점 잦아드는 시점에서 재개된 정책포럼에서는 GMS 실행위원회, 지역위원회, 임원, 이사, 선교사 시니어들이 모두 모여 열띤 논의를 펼쳤다. 'GMS 미래 발전 방향'을 주제로, '변화하는 세계 속에 GMS의 선교적 역할'을 부제로 기조 발언과 주제 발제 및 응답, 주제 강연, 패널 토의, 평가 및 폐회 기도로 진행됐다.

2020년 GMS 정책포럼
▲예장합동 총회장 김종준 목사가 ‘바울의 선교전략’을 주제로 설교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개회예배에서 '바울의 선교전략'을 주제로 설교한 김종준 예장합동 총회장은 "선교는 물자도 중요하고 영적 전쟁이라서 열심히 기도하고 말씀을 선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전략을 가지고 선교하느냐가 너무나 중요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정책포럼을 갖고 함께 연구하고 전략을 세우는 일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총회장은 이어 짧은 기간에 가장 효과적으로 선교한 바울의 선교전략으로 "△목숨을 걸고 하나님의 복음을 증거했고 △선교사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고 영적으로 완전 무장하여 선교지에 투입됐으며 △유대인에게는 유대인과 같이 되고, 율법 아래 있는 자들에게는 율법 아래 있는 자 같이 되어 복음을 전할 때 융통성과 포용력을 발휘했고 △단지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일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뿌려진 씨앗이 열매 맺도록 열심히 교육하고 훈련하여 그들이 자립할 기반을 만들어주고, 동역자로 교회를 치리하게 하여 선교가 튼튼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20년 GMS 정책포럼
▲GMS 이사장 김정훈 목사가 기조 발언을 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GMS 비전과 발전'을 주제로 기조 발언을 전한 GMS 이사장 김정훈 목사는 "건강한 선교현장을 만들고 세계선교를 효율적으로 감당하기 위해 중복투자 방지, 팀사역 및 연합사역, 신학교 교육 확충,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 발굴, 선교사 멤버케어와 위기관리 대응, 사역 평가와 재산권 이양, 은퇴 선교사 복지, 지역연구 및 개발, 이주민과 난민, 통일 등 문제에 대한 발전적인 방안을 계속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대에 맞추어서 세계선교단체들과의 협력을 체결하고 상담, 의료, 복지, 교육, 지원 등 전문 단체들과도 업무협약을 통한 네트워크를 펼쳐가야 한다"며 "또 파송교회와 이사님들, 교회 선교위원장들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여 선교에 대한 이슈와 정보들을 공유하며 함께하는 선교의 동력화를 만들고, 한국교회와 선교사들이 함께 네트워크를 만들어 선교전략을 수립해 나가고 지역위원회와 지역 선교부가 협력하여 각 지역별 선교사역 시스템을 더욱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훈 이사장은 "코비드19로 세계선교가 총체적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어려운 현실이지만, 예수님이 위임해 주신 지상명령에 더욱 정진해달라"면서 "정책포럼이 본부, 교회, 선교사들 간에 서로 섬기고 기도하고 격려하면서 함께 세계선교를 선도해 나가는 건강한 GMS를 만드는 플랫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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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S 정책위원장 이성화 목사가 기조 발언을 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GMS 정책과 미래'에 대해 기조발언을 한 GMS 정책위원장 이성화 목사는 "21세기 리더는 인격, 비전, 시스템 관리의 3가지를 갖추어야 한다"며 "훌륭한 리더가 인격과 비전이 있어도 시스템 관리 부족으로 공룡처럼 서 있다 쓰러졌는데, 리더가 자기 은사가 부족하면 탁월한 시스템 관리자를 채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책 포럼이 GMS 미래 방향과 전략을 수립해 나가는 첫 단추가 되면 한다"고 말했다.

포럼과 같은 주제로 강연한 심창섭 국제개발대학원 총장(GMS 전 선교연구소장, GMS 명예선교사)은 작년 3월 맥도 선교대회 당시 선교사 설문조사 결과를 취합해 GMS 선교의 현주소를 '난개발, 영세성, 사유화'로 정리했다(기독신문 논단 2019년 11월 4일 게재)고 밝혔다. 심 박사는 "맥도대회 연구원들은 현실을 인정하면서 자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니 GMS 본부에서 해결해줄 것을 당부하고, 선교사들은 GMS 본부에서 선교 발전을 위해 무슨 대책을 세워줄 것을 기대하고 있고, GMS는 본부대로 선교현장 모습과 미래 선교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며 "GMS 본부와 선교 현장의 선교사들이 고민하는 현안을 논하고 미래지향적 발전 방향을 논할 때 불편을 느끼는 내용이 있다면 GMS 발전을 위한 제언으로 생각하고 이해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심 박사는 'GMS 본부 발전' '선교업무의 발전'을 위한 제언을 각각 공유했다. GMS 본부 발전에 대한 심 박사의 주요 제안 내용은 다음과 같다.

◈GMS 본부 발전을 위한 충언

2020년 GMS 정책포럼
▲이날 주제 강연을 한 심창섭 박사.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유튜브 영상 캡처
①펀드 레이징을 위한 체제=선교의 동력은 건강한 선교기금에 기초한다. 선교사들의 본부 회비와 이사 회비로 현상유지식으로 본부를 운영하는 것은 진취적인 선교 발전을 위해서는 암적인 요소다. 선교단체가 본연의 주요한 의무인 선교 모금 운동을 이행하지 않는 것은 선교 동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선교본부는 행정만 하는 곳이 아니고 지속적으로 선교기금을 위한 모금 운동을 해야 한다.

대부분 해외선교부는 중요한 업무 부서로 펀드 레이징 기구를 설치하고 전문가를 고용한다. GMS 본부도 선교 행정 중심에 만족하지 말고 선교기금 조성을 위한 총력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시급한 선교사 복지 문제도 본부가 기금 확보를 위해 매진할 때 가능하다. 이를 위해 본부는 기금조성위원회를 구성하고 활성화 방안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②콘트롤 타워 체제로 전환=GMS는 명목상 대표적인 교단 선교기구이지만, 내용적으로 선교사를 파송한 파송교회가 선교사를 관장한다. 즉, 선교사역의 중요한 사안들인 선교지 선택, 선교사역의 내용, 선교비 책정 등은 파송교회가 결정한다. GMS의 주된 업무는 선교후원금을 관리하고 보내는 금융기관 역할을 한다. 선교사 지원생들을 교육시키고 파송 선교사 재교육을 위한 세미나 등의 모임을 갖는다. 문제는 선교의 중요한 사안들이 파송교회에 의해 결정되다 보니 선교사들의 사역을 관장할 수 없고, 결국 난개발 현상(선교현장에서 선교사들이 서로 협력하는 종합적인 선교정책이나 계획 없이 무분별하게 선교센터, 교회개척, 고아원, 어학원, 기숙사 등을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나타난다.

난개발은 영세성을 불러왔고, 결국 사유화 문제가 발생했다. GMS가 선교지 선택, 선교사역, 선교비 책정을 관장하게 되면 이런 현상을 최소화하고 선교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특정 지역의 선교사 몰입 현상도 막을 수 있고, 선교사역의 중첩도 배제할 수 있으며 선교사들 간의 선교비 격차를 최소화할 수 있다.

GMS가 교단 선교의 실질적인 콘트롤 타워가 되어 선교사역 업무를 관장하므로 선교의 효율적인 방향을 모색하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선교지 재산의 사유화를 막기 위해 지역마다 하나의 법적 이사를 구성하여 등록하도록 하면 된다. GMS는 선교사를 파송하는 입구 전략과 출구 전략을 총괄하는 체제로 전환되어야 한다.

③평신도 자원 활용 방안=GMS 구조는 이사회와 행정기구로 나누어져 있다. GMS 전체를 관장하는 이사회는 교단 목회자들로만 구성되어 있는데 특이한 현상이다. 선교기관이야말로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갖고 동참해야 할 복음전파의 성격을 갖고 있다. 이사회에 유능한 평신도를 참여시킬 수 있도록 문을 열어야 한다. 교단 산하에 장로, 집사, 여성 등 선교적 마인드와 능력을 가진 많은 평신도 지도자들이 있다. 이들을 직접 GMS 이사회에 참여시켜 선교의 시너지 효과를 가져와야 한다. 목사들로만 구성된 GMS 이사회를 지양하고 평신도를 참여시키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평신도의 참여도를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여야 한다.

2020년 GMS 정책포럼
▲이날 새에덴교회가 GMS 선교사들의 코로나19 극복을 지원하기 위해 2천만 원의 후원금을 GMS에 전달했다.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왼쪽)와 김정훈 GMS 이사장(오른쪽)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④이사회의 역할 분담='모든 선교정책을 결정하며 본부를 통해 집행하고 감독하므로 본 교단 선교 사업을 관장한다'(1절 3항)는 이사회는 GMS의 모든 업무를 결의하도록 명기되어 있다. 행정부와 사역부는 이사회가 결의한 사항을 집행하는 업무 기구로 규정한다. 모든 GMS 운영 아젠다는 매달 열리는 이사회 임원 결정이 있어야 시행될 수 있어, 행정부와 사역부는 이사회 결의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식물기관으로 전락시켰다.

이사회 임원회 주도의 GMS 운영은 △본부 실무진들의 창의적 선교사역의 전략 방안과 전문성 약화 △선교행정부와 사역부 결정이 지연되어 선교사역에 지장을 초래 △인적, 물질적, 시간적 낭비 심화 △직원 업무 가중 △지속적인 선교 정책을 일관성 있게 진행할 수 없고 이사회 임원회가 바뀔 때마다 선교 정책과 규정이 바뀌는 등 문제점이 있다.

이사회 임원회는 본부 직원들이 창의적으로 행정과 선교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진행하도록 후원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이사회 임원회는 GMS 소속 모든 멤버의 역할 분담을 통해 조화로운 행정과 업무가 수평적으로 진행되도록 도와야 한다.

⑤총회 선교후원비의 분담금 현실화=GMS 연간 예산 총수입은 30억 정도로, 이 중 15억 정도는 선교사 회비, 6억 정도는 이사 회비다. 이사 회비 중 정기총회 회의비, 특별지출비를 제외하면 4억 3천만 원의 이사 회비가 본부 경비로 사용된다. 그런데 총회지원금은 1억 5천만 원에 불과하다. 파라 처치의 영세한 선교환경을 능가하기 위해서는 교단총회의 재정 후원이 필수적이다.

⑥전문 인력 동원과 임기=선교 현장의 훌륭한 인적 자원을 활용해야 하며, 선교사역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지역 선교부의 대표적인 선교사 전문 인력들이 본부 직원으로 영입되어 선교 현장과 본부가 유무상통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현재는 사역부 상임총무 1인이 5대양 6대주를 다 순회하다 보니 본부 선교사역 업무에 집중할 수 없는 구조다. 지역별 전문 인력들이 본부에 직책을 맡고 선교사역을 위한 종합적인 대안을 창출하고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GMS 운영직원의 임기가 3년에 연임이 가능한데, 이 기간에는 직원들이 선교에 대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없고 창의적인 대안을 제시할 필요도 없다. 선교단체는 국가의 지방공무원처럼 세워진 체제에 맞추어 사무일만 보는 직책이 아니라, R&D 개념으로 끊임없이 연구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살아있는 유기체이다. 선교에 대한 발전적인 대안을 발의하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계획과 운영이 필요하다. 이사회 임원들의 임기는 단기간이 가능하지만, GMS 중요 직책들의 임기는 조정되어야 한다.

⑦직원임금의 현실화=교단 총회 산하 3개 기구인 총회본부, 총신대학교, GMS 중 총신대학교는 사학법 규정에 준하나 총회 직원과 GMS 직원은 총회에서 동일한 임금 기준을 적용하여 임금 격차가 반드시 해소되어야 한다. 총회에서 GMS 직원의 인건비를 보조하면 해결될 것이다. 일시적 해결 방법이 불가능하면 연차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