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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무사증 제도가 시행된 이후 제주는 관광객이 증가했지만, 비자 기한이 끝나도 돌아가지 않는 불법체류자와 외국인 범죄도 늘어나 골머리를 앓아왔다. 현재 제주도의 불법체류자는 1만1천여 명으로 추정되며, 이중 범죄를 저질러 경찰에 검거된 불법체류자만 작년 67명이었다. 특히 중국인 중 2015년 처벌받은 범죄자는 260명이었으나, 2017년 436명으로 급증했다.
무사증 제도가 불법난민의 창구로 악용되는 경우는 주로 예멘인들에 의해 일어나고 있다. 제주도에 무사증으로 들어와 난민을 신청한 외국인은 2015년까지는 감소하다 2016년부터 증가추세로 돌아서 3년 넘게 2015년 227명→2016년 295명→2017년 312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난민 신청자 중 예멘인은 2015년까지는 한 명도 없었으나, 2016년에는 10명, 2017년 52명, 올해는 5개월 만에 511명으로 급증했다. 올해 총 난민 신청자 825명 중 절반이 넘는 숫자다. 내전으로 불안한 예멘의 청년들이 전쟁에 징집되는 것을 피해 말레이시아 등 이슬람국에서 체류하다 일자리, 임금 등의 형편이 나은 한국을 택해 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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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예멘'의 무사증 입국허가 국가 지정을 취소한 이유
이 같은 법의 허점을 악용하여 무사증 입국 난민 신청자들이 급증하고 일부는 불법취업 등으로 흘러가기도 하면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31일 법무부 출입국심사과도 '예멘, 제주도 무사증 입국불허 국가 지정' 관련 설명자료를 통해 "무사증 입국허가 제도는 국제 친선, 상호주의, 국가 이익 등을 위하여 입국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국가의 국민을 대상으로 시행한다"며 "2002년 1월 예멘을 무사증 입국허가 국가로 지정, 운영하였으나 2014년 2월 예멘에서 일방적으로 우리 국민에 대한 도착비자를 전면 폐지하여 비자를 사전에 받지 않으면 예멘 입국을 허용하지 않아,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해 2014년 7월 1일부터 무사증 입국허가 국가 지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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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난민대책도민연대는 31일 오후 제주시 도청로터리 및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무비자 입국 제도 폐지와 난민법 개정을 위한 대책 촉구 집회'를 열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예멘인들이 극단 상황이 아님에도 현지 한국대사관의 접촉 없이 제3국 말레이시아를 경유하는 원정 난민을 택하고 있다"며 "이는 진정한 난민을 보호하려는 국제난민법의 뜻을 무시한 탈법난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예멘인들은 신분과 최근 행적 추적이 불가능한 제도적 법 감시망 밖에 있을 뿐만 아니라,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 출신의 신분 불투명자들로 치안을 더 불안하게 한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제주난민대책도민연대는 "비국민이 우리 영토에 쉽게 들어와 주권국가의 경계체계를 무너뜨리는 침해 행위에 대해 정부가 주권국가의 질서와 경계태세를 든든히 해야한다"며 "불법난민의 입국을 근절하는 난민법 개정을 조속히 실행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연대 측은 앞으로도 무사증 제도의 피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난민법 개정을 위한 전화, 항의방문, 평화 시위와 전단지 공유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