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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시스템그룹은 1960년 창립 이래 건축, 산업, 설비 분야의 유체제어용 자동 밸브를 개발하고 생산한 한국 밸브시장의 선구자다. 20여 년 전부터는 자원 고갈과 환경오염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 효율 및 절감에 관심을 가져왔고, 2000년대 들어 에너지 절감형 홈 네트워크, 난방용 온수 분배기, 복사 냉난방 시스템 등을 개발한 녹색 에너지 기업으로 변모해 왔다.

또한 삼양시스템그룹은 3대째 이어 온 크리스천 기업이다. 1999년 타계한 1대 창업주 양제우 대표는 생전 성경책을 늘 가까이 두고 말씀 묵상과 기도를 이어온 독실한 신자였다. 이후 아들인 2대 양창덕 대표에 이어 2016년 손자인 3대 양경삼 대표가 취임하며 배려와 나눔, 희생과 상생의 성경적 기업 문화를 더욱 활성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지난달 26일 경기도 부천 오정로의 삼양시스템그룹을 방문했다. 그룹의 모체인 삼양발브(삼양발브종합메이커) 본사 사옥을 비롯해 컨트롤 밸브 설계·제조회사인 ‘삼양알카’(1987년 설립), 온수난방시스템 설계·제조회사인 ‘샘시스템’(2003년 설립), 복사냉난방시스템 설계·제조회사인 ‘에코에너다임’(2007년 설립) 등 계열사 건물, 연구소, 공장, 밸브박물관이 모여있었다. 분수와 조형물들이 설치된 정원까지 어우러져 아담한 캠퍼스를 연상시켰다. 삼양발브 본사 4층에서 이뤄진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창업주 양제우 대표에 대한 회고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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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시스템그룹 본사 전경. 계열사 건물과 연구소, 공장, 밸브박물관이 모여있다. 사진=삼양시스템그룹
믿음 경영으로 일으켜 세운 삼양시스템그룹

양제우 대표는 평양 출신으로 뜨거운 믿음을 가지고 남하한 신자였다. 세 번이나 죽음의 위기를 겪으며 살아난 기적의 산 증인이기도 했다. 그는 일제시대 강제 징용으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조선소에서 일하며 처음 밸브를 접했고, 후일 삼양발브종합메이커(삼양시스템그룹 전신)를 설립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지옥 같은 강제노역 생활에서 탈출하여 고향으로 귀환한 뒤에는 해방 전까지 신분을 숨기고 지냈고, 이후 평양에서 그의 친형제들과 건축 사업을 크게 일으켰다. 하지만 공산당이 점령하면서 재산을 몰수당하고 사형에 처할 위기에서 또다시 극적으로 탈출해 남하했다.

6.25 전쟁 발발 후에는 미처 부산으로 피난을 떠나지 못하고 그만 서울을 점령한 공산당에 붙잡히고 말았다. 월남한 탈북자로 색출돼 총살 장소로 끌려가는 날 밤, 모두가 얼굴에 헝겊이 씌워지고 두 손이 묶인 채 앞사람의 등에 손을 얹고 줄지어 가는 길에서 뒤따라오던 사람이 갑자기 넘어졌다. 양제우 대표는 재빨리 골목길의 틈이 느껴진 곳에 몸을 숨겨 새벽까지 기다렸다가 부산으로 탈출했다고 한다.

양제우 대표는 전후 다시 상경해 가난한 생활을 이어가던 중 일본에서 배웠던 밸브 지식으로 미군 기지에서 나온 밸브를 수거해 재활용하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절체절명의 위기 때마다 도와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않고 늘 믿음 경영을 실천했다고 한다.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출근한 후에도 기도로 일과를 시작했으며 삼양발브 본사 5층은 예배당으로 꾸며 직원들과 신앙적으로 소통했다. 평소에도 ‘불가능은 없다’, ‘위기 때 하나님이 더 도우신다’, ‘왜 안 된다고 하느냐, 될 때까지 해보라’며 직원들에게 긍정적인 믿음을 많이 심어주었다고 한다. 교회 20개를 세우겠다는 비전을 다 이루진 못했지만, 평생 기도와 말씀을 붙들고 산 그가 생전 사용하던 성경책과 말씀 묵상 노트는 지금도 밸브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양경삼 대표는 “할아버지의 훌륭한 신앙적 흔적을 찾고 계승하는 동시에 CBMC 모임을 통해 하나님의 뜻과 비전에 합당한 킹덤컴퍼니로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직원들과 매월 정기 예배를 드리는 예배당의 낡은 시설을 리모델링 했다”고 말했다.

a33.jpg위기를 넘어 사업의 다각화로 돌파구 찾아

삼양시스템그룹은 1960년 삼양수도사로 출발, 대지 4천여 평에 250평 공장을 설립한 후 1971년 삼양발브종합메이커로 이름을 바꿨다. 1980년대는 제 3, 4공장과 부설 연구소 등을 세우고 선박용 밸브, 소방용 기계기구, 고압가스 기기, 소화설비용 유수검지장치, 압력검지장치 등의 허가, 승인을 받았고 독일 알카 사 합작투자로 국내 최초 중화학용 밸브의 국산화를 이뤄 밸브업계 리더로서 초석을 다졌다. 1990년대는 한국전력공사 발전 설비 제조가능업체로 선정됐고, 원자로설비 생산업 허가, 업계 최초 국립공업기술원 인증 최다 EM마크 획득, ISO 9001 인증 획득과 함께 재경원 장관상, 통산부 장관상, 대통령 기업상 등을 수상하며 기술력 축적과 기업의 신뢰성을 인정받았다.

2000년대는 산업자원부 고압안전밸브 국산화 개발사업자로 선정됐고, 정유량 밸브의 미국 특허 획득, 화성 열병합발전소 밸브 납품, 난방용 자동온도조절기로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 획득, 스마트 온수분배기 개발, 시스템 신기술 인증 등 품질 보강 및 사업의 다각화를 이뤘다. 양경삼 대표는 “지금은 에너지 절감형 빌딩 시스템에 주력하여, 밸브 기술을 적용한 냉난방, 수도 등 에너지 자원 관리를 위한 혁신적 제품을 개발하고 제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a44.png오랜 역사와 함께 기술력과 노하우를 축적하며 한국 건축설비업계의 중심축이자, 한국 경제발전의 증인으로 인정받아 왔지만,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창업주 타계 후 경영권 문제 등으로 혼란스러운 시기, 매출과 서비스, 고객만족도에까지 여파가 미치며 회사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양경삼 대표는 “유체의 압력 변화와 찌꺼기 등 문제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 밸브이기 때문에 우리는 밸브 제품의 하자가 아니더라도 최대한의 기술적 서비스와 함께 고객을 응대하는 업무가 많다”며 “당시 1~2년의 공백 기간, 제품 생산의 어려움, 고객 감소, 경쟁사들의 성장 등의 요인으로 시장을 많이 놓쳤다”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모든 어려움을 회복했으나, 창업주가 사업했을 당시 환경과 2000년대 이후 사업환경이 많이 달라져 지금은 새롭게 시장을 개척해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90년대까지도 ‘밸브’ 하면 ‘삼양’이었고, 대한민국 ‘최초’, ‘최고’의 수식어가 언제나 따라다녔지만, 이젠 낮은 단가를 앞세우는 다른 경쟁사들 사이에서 품질과 기술, 서비스로 경합을 벌여야 하는 현실에 놓였다.

그러나 모체인 삼양발브의 위기는 새로운 사업 부분으로 진출하여 그룹을 성장시킨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다. 양경삼 대표는 “선대 회장님이 믿음이 좋으셔서 하나님께서 은혜로 회사를 지켜주셨는데, 이후 어려움을 겪으며 2대 양창덕 대표님은 친환경 사업 부분으로 돌파구를 찾았다”고 말했다.

또 한 번의 위기는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대한민국 주택 건축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을 때 다가왔다. 양경삼 대표는 “계열사 분산화로 성장을 노렸다가 아직 삼양발브처럼 완벽히 자리 잡지 못한 상태서 건축 시장 침체를 만나 어려웠다”며 “하지만 다시 제3의 회복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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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위주의 기업 만들고 싶어”

양경삼 대표는 미국 MBA 출신 미국 건축사이자 LEED(미 친환경건축물인증제) 인정 기술자(AP)다. 중학생 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10년간 건축, 설계 분야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2009년 귀국해 2010년부터 삼양발브 기획이사로 활동했다. 그는 “기업의 영속성을 위해서라도 사람 위주의 기업을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회사 직원들에게도 이기적인 사람보다 이타적인 사람이 되자며 예수님의 정신이 실현될 수 있도록 독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말씀을 떠나 비즈니스 감각으로 보더라도 마찬가지”라며 “간혹 개인이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서로 협조함으로 회사 전체에 발전을 가져온다면 그것이 모두에게 훨씬 유익하다. 회사 표어도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자’로, 자신의 안위보다 다른 사람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양경삼 대표는 “내부적으로는 옆의 동료를 위해, 외부적으로는 우리 제품을 사용하는 모든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운영 방향을 붙들고, 그 가운데에서 진취성과 혁신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저희 제품이 사용되는 현장은 끝까지 책임지고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들에게 만족감을 넘어서 행복감을 선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제품을 팔아 수익성도 높여야 하지만, 삼양 제품을 사용하면 고객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회사가 손해를 보더라도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회사 내에서도 다양한 이견이 있고, 현실적으로도 제한적인 부분도 많지만, 최대한 이타적인 정신을 붙들고 가겠다는 각오였다.

이러한 이타적인 정신 위에 회사 직원들이 응집되길 그는 기도하고 있다. 양경삼 대표는 “회사 문화가 제일 중요한데, 중소기업 중에 문화가 강한 회사가 많지 않다”며 “대부분은 회사 문화에 신경 쓸 여유도 없는데,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올바른 회사 문화, 강력한 회사 문화가 꼭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양 대표는 “삼양시스템그룹이 사람이 중심이 되는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직원들이 응집할 수 있는 강력한 문화가 필요하다. 저는 그 바탕에 신앙을 두려고 한다”며 “회사에서 직접 예수님을 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의 희생으로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이 가치 있는 것’이고, ‘많은 지식보다 분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점 등 은연중에 기독교적 가치관에서 해결책과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도록 조언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신우회 모임도 독려했다. 신우회에서 성경말씀을 나누며 얻는 지혜와 통찰력이 회사 조직에 전파되어 회사 문화를 변화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s2.jpg“이타적인 마음과 끈기 가지고 도전하길”

양경삼 대표는 앞으로 삼양발브의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제품을 글로벌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반도체, 핸드폰, 자동차 등 세계 시장의 각계에서 한국 제품의 위상이 높은데, 건축 분야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며 “한국 제품이 있는데도 외산에 의존해야 하는 국내 현실부터 바뀌기 원하고, 해외 마케팅을 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고객에게 행복을 주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21세기에 궁극적으로 살아남는 기업은 결국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회사”라며 “고객이 필요성을 느끼는 기업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양경삼 대표는 인터뷰 내내 겸손하고 진솔한 모습이었다. 과장해서 설명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적당히 넘어가지도 않고 그가 아는 선에서 성실히 답해주었다. 솔직담백한 모습이 인상적인 그에게 마지막으로 킹덤컴퍼니를 추구하는 실업인과 예비 창업가들을 위한 조언을 구했다.

“킹덤컴퍼니를 실천하려고 노력 중인 저 역시 아직 부족하고 부끄럽기 때문에 조언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이기적인 생각보다 이타적인 생각으로 동료들, 직원들, 고객들을 섬기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렵고 힘든 환경에서도 끈기 있게 가다 보면, 방황하지 않고 가장 빨리 갈 수 있습니다. 가장 힘들 때가 성공하기 직전일 수 있고, 실패 없는 성공은 없다고 합니다. 나이 들어 실패하면 회복하기 힘드니 아직 젊다면 실패를 두려워 말고 끈기를 가지고 도전하면 좋겠습니다. 이때도 나 자신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희생정신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섬긴다면, 실패해도 회복하기 쉽습니다. 믿는 자들의 소망은 우리 자신에게 있지 않고 저세상에 있기 때문에, 이타적인 마음으로 끈기 있게 도전하기 바랍니다.”

이지희 기자 jhlee@ch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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