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합성 나체화를 전시해 정치권과 국민 사이에서 논란이 커진 가운데, 여성계도 “이는 표현의 자유로 포장될 수 없는 여성비하, 저질적 성희롱, 잔인한 인격살인 행위”라며 “대통령과 국민의 인격과 위상을 훼손하고 대한민국의 국격을 추락시킨 범죄행위”라며 반발했다.

한국의 대표적 여성단체인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여연협, 회장 최금숙)는 24일 “국회는 한 나라의 심장부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는 민의의 전당”이라며 “국회에서 자행된 비열한 여성 인격모독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여연협은 “박근혜 대통령의 나체가 묘사된 그림은 우리 민족과 대한민국이 지켜온 고귀한 가치들인 여성성, 모성, 인간애, 예의 등의 가치를 무참히 훼손한 행위이며, 나아가 국민을 모욕한 잔인하고 비열한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앞서 20일 표창원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시국풍자 전시회 ‘곧바이전’(곧, BYE! 展)에 박근혜 대통령의 나체를 묘사한 ‘더러운 잠’(이구영 작가)을 전시했다. ‘더러운 잠’은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나체화 ‘올랭피아’를 패러디하여 나체 여성과 박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하고, 옆에 흑인 하녀로 최순실 씨가 주사기를 들고 있는 모습, 벽에는 세월호 침몰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이번 사건으로 더불어민주당 측은 표창원 의원을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하기로 했으며, 각 정당 여성 의원들은 성명을 발표했다. 국민 사이에서도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작가들은 24일 국회에서 작품들을 철거하여 나꼼수가 활동했던 서울 대학로 카페 ‘벙커원’(벙커1)으로 옮긴 상황이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더러운 잠’ 논란과 관련하여 “이 행위는 우리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불가침의 인간의 기본권, 인간의 존엄과 가치, 사생활 보호 등의 헌법적 가치를 무참히 짓밟는 행위”라며 “무엇보다 국론의 장이자 민심을 바르게 반영하고 국정 운영을 이끌어 나아가야 하는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여성의 인격을 심각하게 모독하는 행위가 자행된 것은 폭거이며 어떤 비판을 받아도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여성단체협의회 65개 회원단체 500만 회원의 전국 여성지도자는 표창원 의원의 중징계를 강력히 요구한다. 우리와 우리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하기 위하여 국회,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편, 국회 사무처는 원래 표창원 의원 측에서 풍자 만화를 전시하지 않겠다는 말을 믿고 전시회를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논란이 커지자 24일 표 의원 측에 이 그림을 철거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표 의원은 SNS에서 “철거 여부는 작가의 자유 영역”이라며 철거 거부 의사를 밝혀 비난을 샀다.

같은 날 전시회에 참여한 작가들은 ‘전시탄압 중단하라’는 문구를 쓰는 퍼포먼스와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의 작품은 문화예술인에 대한 정권의 블랙리스트에 왜 분개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 것”이라며 “표창원 의원을 희생양으로 삼지 마라”고 밝혔다. 문제의 작품을 그린 이구영 화가는 “그림의 핵심은 금기에 대한 도전이며 권력자들의 추한 민낯을 드러낸다는 누드작품”이라며 “그것을 대통령 얼굴로 표현한 것뿐 여성 폄하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크리스천투데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