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0.jpg“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손 대접(Hospitality)을 실천하면서 때로는 어려움과 고통을 경험하기도 하고 위험에 빠지거나 심지어 죽임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일시적으로는 그 결과를 보장받을 수 없을지 모르나 궁극적으로는 손 대접을 실천함으로 대접받는 사람뿐 아니라 우리가 얻는 유익이 큽니다.”

세계적인 선교학자 조나단 봉크 박사(Jonathan Bonk·사진)는 10일 남서울교회 비전센타 2층에서 열린 2015 한국 선교학 포럼에서 ‘선교적 영성으로서의 손 대접, 겸손, 희망(Hospitality, humility and hope as missional spirituality)’에 대해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의 해외선교연구센터(OMSC, Overseas Ministries Study Center) 명예원장이며 미국선교신학회, 세계선교신학회(IAMS, 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Mission Studies) 회장을 역임한 그는 지난주 3일부터 6일까지 설악 켄싱턴스타호텔에서 ‘메가처치의 선교적 책무’를 주제로 열린 코리안 글로벌 미션 리더십 포럼 참석차 방한했다. 선교학 포럼은 영어 발제 후 한국선교연구원 원장 문상철 박사의 한국어 요약 발표, 질의응답 시간 등으로 진행됐다.

조나단 봉크 박사는 이날 먼저 “바리새인들은 다른 사람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려 애썼고,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살았다”며 “하지만 예수님은 실제로 좋은 분이 되셨기 때문에 더 큰 대가를 치르셨다”며 우리의 신앙적 행위의 동기가 어디에 초점을 두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손 대접’은 ‘낯선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며 그 열매는 성령의 열매와 관련되어 있다며 “성령의 인도를 따라 손 대접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손 대접의 유익으로는 “자신이 얼마나 자기 중심적으로 사는지 점검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고 살도록 도와주는 축복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봉크 박사는 방글라데시인을 데리고 살면서 경험한 이야기를 하며 손 대접의 또 다른 이익으로 “인종 편견 등 우리의 고정관념을 극복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나님은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하나님께 나아오도록 부르신 것이 아니라, 진정한 개인 관계로 우리를 부르셨다”며 “예수님도 평범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들을 위해 일하신 것처럼 우리가 세계 복음화를 위해 1,000가지 계획을 말하더라도 이웃과의 관계가 실제적인 사역을 이루는 데 정말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손 대접도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언어를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의지적으로 실천해야 그 풍성한 이익을 누리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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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적 영성으로서의 겸손에 대해 그는 “겸손에 대한 글을 써보고 싶고, 방해받는 것에 대한 선교학을 하고 싶다”며 “종 됨은 곧 겸손함이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에게 과제로 복음서에서 예수님이 다른 사람에 의해 방해받은 부분을 빼고 정리해 보라고 하면 아주 얇은 책이 된다”고 말한 그는 “예수님은 삶에서 다른 사람이 끼어들어 방해받는 것을 굉장히 중요한 삶의 요소로 허용하셨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게 예수님은 정의되시고 평범한 사람들과 함께 마시고 동화되셨다”며 “이런 겸손함이 바로 그리스도의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봉크 박사는 특히 구원의 핵심 또한 겸손에 있다며 “사도바울도 실제로 겸손했고, 그의 글을 연대기적으로 분석하면 연세가 들수록 더 겸손함을 보였다”며 “이를 통해 우리의 삶에서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낫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젊은이들의 자살 증가 문제는 희망과 목표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강조한 그는 “우리는 하는 일마다 소망으로 동기 부여되며, 희망은 인간의 숨결 속에 영원을 부여하는 닻”이라며 선교적 영성으로서의 희망과 소망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봉크 박사는 “희망은 크리스천들에게 지도와도 같다”며 “때로는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하지만, 지도에 초점을 맞추면 견뎌낼 수 있고 방향을 찾을 수 있으며 경고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고린도후서 4장 16~18절 말씀처럼 크리스천은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에 초점을 두고 살아가야 한다”며 다시 한 번 희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k1.jpgOMSC 부원장이며 OMSC가 발행하는 저명한 선교학 저널 IBMR의 시니어 부편집자인 드와이트 베이커 박사(Dwight Baker·사진 오른쪽)는 ‘선교사 글쓰기와 선교학 저널’(Missionary writing and missiological journals)에 대한 발제에서 선교 학술지를 통한 정보, 전략 등의 축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편집자로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편집자는 무대 뒤에서 이름 없이 제자들을 섬기는 역할을 하며, 독자들에게도 책임을 가지고 독자들을 잘 섬기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 모든 과정은 편집자 혼자가 아닌 팀워크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커 박사는 선교학 저널의 역할에 대해 “선교 공동체를 위한 섬김, 곧 사역이냐, 이윤 유지냐를 따져야 할 것”이라며 사역으로서 선교학 저널을 발행할 것을 제안했다.

선교사의 글쓰기에 대해 그는 “여러 자료원으로부터 다양한 내용을 반영해 글을 쓰고, 경험 가운데 도전받은 내용, 사역에 참여하며 제기된 이슈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글을 써야 한다”며 “독서를 폭넓게 하면서 지평을 넓히고, 내 글에 긍정적인 비평을 해줄 수 있는 가까운 친구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며 “글쓰기가 육체적으로 사역하는 것 못지않게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도 염두에 두고 글을 쓰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k22.jpg일본 선교사 출신으로 OMSC 원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한국 온누리교회 선교 컨설턴트로 사역 중인 넬슨 제닝스 박사(Nelson Jennings·사진)는 논평에서 종의 자세, 겸손을 강조했다. 그는 “제자들과 독자들을 섬기는 것이 궁극적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며, 이를 통해 성령의 열매를 맺을 수 있다”며 “이것이 모두 합쳐져 세계선교의 대의명분을 섬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배우고자 하는 겸손한 자세를 가지고, 초자연적인 하나님 역사뿐 아니라 매일매일 일상적,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하나님의 역사에서 균형을 이룰 것”을 요청했다.

한국선교의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선교가 근본적으로 중요한 질문을 하면서 하나님의 지혜를 추구하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잘 모르는 가운데 열정만 있거나 알고는 있지만 열정이 없는 것”을 지적하고 “선교사 은퇴, MK, 재정 문제 이상으로 선교의 다면적 현실들을 다루며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선교지의 문화와 정황 등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복음을 수신자 입장에서 효과적으로 전하는 것에 염두를 두면 좋겠다”며 “선교사 자신이 먼저 변화될 필요가 있음을 느끼고 더 민감하게 대처할 것”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파송 전 훈련을 잘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4년을 보낸 후에야 아직 일본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 시작했다”며 “우리가 하나님께 우리를 사용해 달라고 구할 뿐만 아니라 선교지에서 우리를 변화시켜달라고 구해야 한다”고 도전했다.

한편, 이날 참석자들이 “손 대접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오히려 선교사들을 더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묻자 조나단 봉크 박사는 “에티오피아 위험 지역에서는 손 대접 하던 선교사가 전사임을 입증하는 ‘바나’라는 현지 관습 때문에 죽임을 당하는 등 고통스러운 결과가 일어나기도 했다”며 “하지만 우리는 결과를 따지지 말고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손 대접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내 이슬람 증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손 대접을 실천하지 않으면 그들을 알 수 없다”며 “하나님 나라 백성의 관점에서 무슬림을 향해 손 대접을 실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제닝스 박사도 “무슬림을 ‘무슬림인 사람’이라고 바꿔 부르는 것을 제안한다”며 “그들도 특정 종교인이기에 앞서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으로서 접근하기 원한다”고 말했다.

한국선교연구원(kriM)은 선교 지도자들과 선교학자들의 선교학적 연구와 교류 증진을 위해 정기적으로 ‘한국 선교학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