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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교신학회(회장 전석재 교수)는 11일 서울 구로 평화성결교회(최종인 목사)에서 제2차 정기학술대회를 열고 통일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선교 정책과 방향, 전략 등을 나눴다.

선교 관련 주요 이슈들에 대한 자유 주제로 발표한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허성업 서울신대 교수가 ‘남북관계의 전개와 전망에서 본 북한 선교정책’, 최종인 박사가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교회: 교회의 공적 책임’ 등을 발표했다. 행사에는 70여 명의 교수, 관계자가 참여했다.

북한선교를 위해 일하는 모임(북위모) 공동대표인 허성업 교수는 2000년 이후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한교협),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서로 인정하는 하나의 교회 구조로 겉모양을 형성하면서, 북한선교유형도 북한돕기운동, NGO와 협력하는 북한교회지원정책, 북한사회지원정책에 한국교회가 적극 참여하는 선교유형으로 바뀐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북한선교정책과 방향, 구조 배경에는 조그련을 중심으로, 한국교회의 북한지역 직접 돕기사역과 비공식적인 비정부기구(NGO), 초교파 선교단체 등을 통해 비밀리에 또는 비공식적 라인을 최대한 활용해서 ‘밖으로는 단일구조, 안으로는 이중구조’를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특히 식량난, 에너지 고갈, 의료장비 낙후, 자연재해로 주민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는 북한의 현 상황에서 NGO를 통한 간접우회선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허성업 교수는 “NGO선교는 한국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과업이 될 것”이라며 “궁극적 복음 전파와 선교적 동인이 중요한 통일의 동기가 되는 총체적인 사역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NGO 사역은 복음 증거에서는 직접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북한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여 상호 신뢰 가운데 선교의 기초를 닦을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교회 입장에서는 조선족, 한족, 탈북자를 통한 전통 그루터기교회, 즉 가정교회 재건운동도 필요하며, NGO를 통한 간접선교도 필요하다”며 “북한이란 특수한 문화권과 체제에서 북한 사회를 돕고, 궁극적으로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 계속해서 NGO를 통한 사회복지선교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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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교수는 북한선교 방향에 대해 “무엇보다도 남북한의 사랑, 화해, 평화의 신학적 기반을 확립할 수 있는 영적 능력을 배양·회복하며, 영성 운동으로 모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독교단체와 비기독교단체의 구별 없이 민족적 차원에서 북한선교 사역을 이끌 수 있도록 평신도들을 총체적으로 활용하는 정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에 와 있는 새터민에 대한 한국교회의 선행과제도 ‘통일 이후 북한선교사를 양성하는 자들’로 보는 견해를 넘어서야 한다”며 “한국사회에 여전히 정착하지 못한 새터민의 정착 생활을 위한 정책을 최우선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한국교회 내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이 북한선교 정책을 하나로 통합하는 신학적 접근과 지역교회의 참여를 통해 구체적인 실천을 펼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북한선교는 한국사회와 한국교회의 사명”이라고 강조하며 “북한에서 직접 선교를 할 수 없는 상황, 국가 대북 정책과 한반도 주변정세 변화, 북한정치체제를 명확히 파악하지 못해서 오는 혼란과 무질서, 교회와 선교단체의 미시적인 북한선교 안목 등의 문제점과 어려움이 있지만, 최종 원동력인 성령에 의해 영적 사업이 수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은식 숭실대 교수는 논찬에서 “북한선교에서 대북창구가 조그련이라는 말은 현재 북한 기독교와의 공식적인 창구라는 면에서는 맞지만, 조그련을 통하지 않은 비공식적, 간접적 북한선교도 이뤄지고 있다”며 “통일 이후 조그련의 위치와 역할 평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교회 사례

한편, 이날 교회의 공적 영성의 중요성을 강조한 최종인 박사는 “이제 한국교회가 공적 영역에서의 교회의 위치를 생각하고, 사회적 관심분야에 대한 교회의 생각을 말해야 한다”며 “사회 속에서 교회의 역할에 관심 가져야 사회로부터 외면당하지 않고 진정 소금과 빛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박사는 또 “교회의 공적 책임을 논하기 전에 먼저 공공신학이 필요하지만, 교회의 정체성과 개방성 사이에 간극이 있다”며 “교회 정체성의 뼈대가 우선 확고할 때 사방으로 열린 개방성이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다원주의 사회 속에서 교회의 개방성은 “교회가 명확한 신념과 포괄적 실천 의지가 있을 때 교회의 정체성이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며 “교회가 먼저 기독교인의 정체성과 헌신의 명확한 의미를 가르친 후 진지하게 세상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를 위해 “양육과 교회 내 집단의 결속력이 우선돼야 하고, 그 후에 교회 담 너머로 관심의 지평을 넓혀 세상을 섬길 사명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종인 박사는 평화교회가 공적 책임을 가지고 실천하는 사역으로 ▲기독교환경지킴이학교 ▲지역과 함께하는 성전건축(예배당이면서 공연장 사용 가능, 주차장이면서 체육공간, 체육관이면서 젊은이 집회장소로 다기능적·다목적 요소 고려, 담장 없이 화단을 만들어 지역주민에 공간 제공 등) ▲노인 사역(실버대학, 천국예비학교, 마음학교, 치매예방·치아건강·노인 성문제·건강강좌·소방교육·실버댄스 등, 주변 경로당 예배 및 프로그램, 지역 요양병원 예배, 독거노인 반찬 나눔 등) ▲정신건강 사역(위기가정 극복학교, 장애우 지원학교, 우울증극복학교, 불안극복클리닉 등)을 소개했다.

최 박사는 “교회는 지역과 함께 성장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지역의 필요를 발견하고 채워주는 사역을 찾아서 행해야 한다”며 “지역이 필요로 하는 복지나 봉사 프로그램을 교회가 찾아 진행하는 등 교회는 공적 책임의식을 가지고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지역사회의 필요에 집중해서 섬겨야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또 “교회가 공적신학을 논의하다가 교회 본질을 놓치지 않기 위해 교회의 본질적 사명이 무엇인지 늘 자문하면서 사역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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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교신학회 전석재 회장(좌측)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평화성결교회 최종인 목사(우측)가
 교회의 공적 책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선교신학회

이날 정기학술대회에서는 허성업 교수, 최종인 박사 외에도 구성모 성결대 교수가 ‘선교사의 성격 유형에 따른 영성 훈련 고착’, 김영호 영남신대 교수가 ‘선교 중국을 위한 중국교회의 특수성과 보편성’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전석재 회장은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경직된 남북문제를 기독교와 선교적 시각에서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에 대한 허 교수의 발표를 통해, 아무리 냉전과 주변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기독교는 끊임없이 NGO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 북한을 섬기고 탈북민을 돌보는 사역을 함께 감당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그는 “핵심은 북한선교와 통일을 근시안적으로 보지 말고 큰 틀에서 생각하고, 하나님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것”이라며 “그래야만 주변 상황에 따라 선교정책도 자꾸 달라지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회장은 최종인 박사의 발표에 대해서는 “기독교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는 이 시대에 평화교회가 지역사회와 더불어 성장하며 공적 책임을 잘 감당하는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묵 총무도 “선교적 교회가 이슈가 되면서 교회의 공적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데, 평화교회가 목회 현장에서 잘 적용하고 있는 좋은 예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선교신학회 제3차 정기학술대회는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와 공동학회로 6월 13일 오전 11시 남대문교회에서 열린다. ‘한국 사회 속에서의 가난과 종교의 역할’을 주제 다룰 예정이다.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