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교한국 파트너스는 2011년 가을부터 지금까지 총 4차례 걸쳐 ‘어떤 선교사를 보낼 것인가’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으며 이번이 마지막 행사다. 주최측은 앞서 성경적 선교사의 정체성, 평신도 풀뿌리 선교모델(선교사 신분은 아니지만 선교지에서 자신의 은사로 선교적 삶을 사는 경우) 제시, 풀뿌리 선교자원의 극대화 등을 주제로 포럼을 진행했었다.

현재 상황에서 선교단체와 교회가 어떤 선교사를 보낼 것인가에 대해 한철호 선교사는 “복음 돌파가 어려운 지역에서는 직업적 전문성과 함께 성육신적 삶을 통해 복음의 가치를 그대로 드러내는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며 “하지만 대부분 선교 헌신자들은 중간 영역에 있어, 앞으로 선교사들은 더 강력한 준비와 삶의 헌신이 필요하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는 이날 선교사의 영적, 인격적 온전함을 이루는 영적 인격적 통합성 문제, 사역 현장에서 목회 영역과 비즈니스 등 전문 영역과의 통합성 문제, 파송 선교사들의 고령화(남성 선교사 기준 평균 40세 이상) 문제 등에 대해 논의가 깊어지고 창의적 대안과 방향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김 선교사는 특히 “21세기 상황은 기독교가 주변부로 밀려나고 다원주의 상황에 처했다는 점에서 초대교회 시대와 유사하다”며 “서구를 비롯한 많은 지역에서 교회가 빠른 속도로 쇠락하고, 포스트모던 시대 다원주의는 사역자들이 분명하고 정확하게 복음을 이해하고 전달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급격한 교통, 통신의 발달은 보내는 지역과 피선교지의 공간적 구분을 더 이상 의미 없게 만들었고 SNS 같은 미디어, 인터넷 발달은 사역자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더 투명하고 겸손하며 진정성과 성육신적 삶 등을 요구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선교사 개인의 영적, 인격적 수준은 곧 한국교회의 영적, 인격적 수준을 벗어나기 어렵다며 공동체 영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선교사는 “선교사의 영성과 인격의 시금석은 어떤 사역을 하는가 이전에 자신이 속한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에 있다”며 “한국교회와 선교단체의 어려움이 임계점에 이른 지금 어떻게 예수님의 십자가 영성을 삶으로 구현해 나갈 것인지 우리 모두 절박함을 느끼고 함께 기도하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EC 한국본부장 박경남 선교사는 “십자가에 대한 교의적 고백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십자가의 원리를 살아내는 삶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라는 데 충분히 공감한다”며 “초대교회의 영성이 단절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영성 단절이 어디서부터 비롯됐는지, 영성 회복의 걸림돌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반성과 고찰이 이뤄진다면 자연스러운 문제 해결의 실마리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선교사는 또 “공동체 영성이 살아있을 때 선교사 발굴과 양성이 달라지고 선교현장도 달라질 것”이라며 “어떻게 선교공동체로서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함의 영성 가운데 거하고 선교단체간, 교회와 선교단체 간 공동체적 영성을 회복할 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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