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와 체험 가득한 지역 축제로 자리매김
지역 어린이들에게 큰 호응, 다문화가정도 품어
꾸준한 지역사회 섬김으로 교회도 성장

용인송전교회 ‘연두 어린이 꿈축제’
▲오후 기념식 직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지난 3일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용인송전교회 앞마당. 제법 쌀쌀한 날씨에 간간이 비가 내렸지만, 체험 놀이 부스와 놀이기구들을 바삐 오가는 아이들의 표정은 들떠 있었다. 용인송전교회(권준호 담임목사) 문화복지부가 주최한 ‘제8회 연두 어린이 꿈축제’ 현장은 궂은 날씨와 대조적으로 마음껏 웃고 즐기고 뛰노는 아이들의 에너지로 활기가 돌았다.

용인송전교회는 올해 페이스페인팅, 풍선아트, 흔들이북, 나비피리, 금관만들기, 가족사진열쇠고리 만들기 등 ‘미술마당’과 장애물에어바운스와 각종 놀이 에어바운스, 트램펄린, 꼬마기차, 키즈랜드 등 ‘놀이마당’, 편백놀이, 달고나 뽑기 등 ‘오감마당’을 준비했다. 교회 입구에서는 용인동부경찰서의 협력으로 경찰차와 경찰 오토바이를 아이들이 직접 타고 사진을 찍는 체험도 진행됐다.

모든 활동을 체험하고 12개 스탬프를 채운 어린이들에게는 선물 가방이 주어졌다. 마당 한쪽에는 팝콘, 솜사탕, 김밥 등을 판매하는 ‘먹거리마당’과 가족들을 위한 피크닉존이 운영됐다.

정 양(용인초5)은 “다양하게 놀 수 있어서 좋은데, 달고나 뽑기가 가장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믿지 않는 친구와 함께 꿈축제를 찾은 유 양(송전초5)은 “에어바운스 타는 것이 즐거웠다”고 했고, 친구도 “재미있고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 양(남촌초3)은 이날 “페이스페인팅이 기억에 남고, 먹는 것과 선물 받는 것이 좋았다”며 “작년에 있던 바이킹은 없어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김 양을 포함해 세 자녀와 함께 참석한 주민 김모 씨(55) 부부는 “어디 멀리 가는 것이 마땅치 않았는데 아이들이 나름 즐겁게 놀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6살 딸과 11살 아들, 아들 친구와 함께 온 주민 박상준 씨는 “이곳이 인프라가 많은 동네가 아니어서 시내로 나가지 않는 이상 아이들의 놀거리가 부족하다”며 “교회가 아이들을 위해 문을 열어 행사를 마련한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들과 함께 꿈축제에 온 용인송전교회 성도 김현진 씨도 “멀리 나가기에는 시간도 부족하고 차도 막히고 힘든데, 이 근처에선 이런 행사가 잘 없다”라며 “아이들이 너무 즐겁게 놀고, 먹거리도 있어 좋다”고 말했다. 성도 김 씨의 초대로 자녀와 방문한 엄마는 “이번에 두 번째 왔는데, 가깝고 놀기 좋고, 이벤트도 많다. 아이들이 경찰 체험도 해보고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몇 년 새 부쩍 늘어난 다문화가정 아이들도 이날 가족과 특별한 추억을 남겼다. 이동읍 천리에서 거주하는 스리랑카인 아시따(32) 씨 부부는 5살 아들과 다른 스리랑카인 부부와 함께 꿈축제를 찾았다. 아시따 씨는 “이곳에 와 보니 아이가 좋아한다. 가까운 데에서 이런 행사가 열려서 좋다”고 말했다.

미군 남편을 따라 한국에서 2년간 거주하고 귀국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솔라노(Solano) 씨는 10살 둘째 딸과 3살 막내 아들과 축제에 참석했다. 아이들은 슬라이드 에어바운스를 가장 신나게 탔다. 솔라노 씨는 “직업상 멀리 갈 수 없는 상황인데, 어린이날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다가 직장 동료 초청으로 왔다”고 말했다.

솔라노 씨를 초청하고, 영어 통역 봉사로 섬긴 용인송전교회 청년부 정주리 양은 “사정이 있어 다른 곳에 나가지 못하는 지역 아이들과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이곳에서 좋은 추억을 만드는 것 같다”며 “이맘때가 되면 아이들이 ‘꿈축제’를 하느냐고 물어오는데, 아이들이 이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더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용인송전교회에서는 중고등부, 청년부를 비롯해 120명이 넘는 성도가 스태프로 참여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 교회에 와서 꿈축제가 열릴 때마다 스태프로 봉사한 청년부 오재욱 군(25)은 “아이들이 환하게 웃는 모습들이 훈훈하고 보기 좋다”며 “아이들이 정말로 기뻐하는 모습에 매번 감동을 받는다”고 말했다.

해가 거듭되면서 꿈축제에 참여하던 어린이들이 자라나, 교회 중고등부 스태프로 봉사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신지아 양(고2)은 “꿈축제에 참여하다가 중학교 1학년 때부터는 스태프를 하고 있다”며 “지금은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을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니 어릴 적 동심을 찾는 것 같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황인영 군(고2)은 “아이들이 귀여워서 좋고, 노는 것을 보면 제가 즐겁다. 예쁘고 귀엽고 뿌듯하다”고 했고, 황 군의 동생 황인서 양(중2)은 “봉사하는 것이 어렵게 생각됐는데, 직접 해보니 즐겁다”며 “아이들과 같이 있으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데, 다양한 아이들을 많이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용인송전교회 ‘연두 어린이 꿈축제’
▲올해도 ‘꿈을 먹고 자라요’라는 주제로 연두 어린이 꿈축제가 개최됐다. ⓒ용인송전교회
◇용인송전교회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역할, 지속해서 감당하겠다”

이날 오후 2시에 진행된 기념식에는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용인시갑), 남홍숙 용인시의원, 장경순 이동읍사무소장, 방도관 이동읍주민자치위원장, 어준선 이동농협조합장, 김학묵 이장협의회장 등이 참여했다. 이원모 청와대 전 비서관 등은 일정 때문에 사전에 방문했다. 교계에서는 용인기독교총연합회(용기총) 수석부회장 이병희 목사 등 용기총 임원들과 예장합동 용인노회 서기 정도영 목사 등 노회 임원들, 예장합동 용인노회 남부시찰장 최광규 목사, 남부시찰 서기 배성일 목사 등 노회 시찰회 임원들, 김병구 목사와 이은준 목사 등 이동읍기독교총연합회 임원들, 용인동부경찰서 경목위원장 권용섭 목사 등이 참여해 ‘연두 어린이 꿈축제’가 지역 축제로 자리 잡았음을 실감케 했다.

권준호 목사는 대회사를 통해 “이동읍, 남사읍의 어린이들이 오늘의 주인공”이라며 “‘연두’라는 축제 이름처럼 어린이들의 꿈이 초록빛 새싹처럼 돋아나고, 자라나고, 세상을 향해 힘차게 뻗어 나가길 진심으로 소망한다. 오늘 하루 마음껏 뛰놀고 웃고 상상하며 연두빛 꿈을 마음껏 펼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상식 국회의원은 격려사에서 “행복한 하루, 즐거운 하루가 되시길 바란다”며 “최근 인기가 폭발한 드라마 대사처럼 어린이 여러분이 푸지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용인송전교회가 노인대학도 하고, 지역 어린이들에게 장학금도 주고, 어린이날을 맞아 놀이 장소도 마련해주는 등 좋은 일을 많이 한다”며 참석자들과 함께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권준호 목사는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작년 꿈축제 때 비가 와서 한 주를 미뤘는데, 올해는 (비가 왔지만) 예정대로 진행돼서 다행이다. 비가 오지 않도록 기도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행사의 첫 번째 목적은 아이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는 것이고, 두 번째는 교회가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선한 역할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라며 “예전엔 꿈축제 현수막을 다는 것도 힘들었는데, 이젠 관공서에서도 협조적이고 지역 주민도 이날을 기다린다. 꿈축제가 지역 브랜드로 자리 잡아 누구든지 와서 즐길 수 있는 날이 되어 감사하고, 교회가 지역에 좋은 일을 하고 이를 알릴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권 목사는 “꿈축제를 통해 전도와 다음세대 신앙 성장도 이뤄지고 있다”며 “꿈축제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교회에 등록하여 제자훈련을 받는 교인들도 있고, 중고등부 아이들은 스태프로 봉사하며 신앙이 자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꿈축제가 알려지면서 다른 목사님들에게도 연락이 와서 행사 노하우와 목회를 공유하고 있다”며 “교인 중심의 행사가 아니라, 지역 주민에게 초점을 맞춰 초청하도록 교회들에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예장합동 용인노회 노회장으로 선출돼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인 권 목사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꿈축제 예산을 교회에서 전적으로 부담하는 것으로, 하나님께서 좋은 길을 열어주시도록 기도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동(송전) 도시개발사업으로 교회 인근에 3,000세대가 들어올 예정인데, 지역사회를 위해 꾸준하게 하던 사역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광규 목사(송문제일교회)는 “권준호 목사님이 20여 년간 목회하며 지역적으로도 많이 발전됐다. 또 지역의 작은교회들도 생각해 주고 잘 돌본다”며 “저보다 한참 나이가 어리신대도 존경스러운 목사님이다”고 말했다. 또다른 지역교회 목사는 “권 목사님이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를 많이 하시고, 용인송전교회도 섬기는 일을 많이 하고 있다”며 “믿지 않는 분들도 이런 행사를 통해 교회가 좋은 일을 많이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응원했다.

한편, 용인송전교회는 ‘영혼구원, 다음세대, 셀교회 번식을 통한 사역 확장’을 핵심 가치로 삼고 다양한 섬김사역을 펼쳐왔다. 지역사회 섬김 사역으로 노인대학, 엘림카페, 엘림서점, 문화교실, 아트홀 문화공연, 독거노인 김치 도우미팀, 도르가 반찬팀 운영, 마을대청소, 악기교실, 효도관광, 사랑 나눔 상자 사역, 지역학생을 위한 장학금 지원을 하고 있다. 다음세대 섬김 사역으로는 어린이 꿈축제, 어린이 도서관, 어린이 실내 놀이터, 트램펄린과 키즈랜드 운영, 다음세대 아이스크림 지원, 베프 페스티발, 비전트립, 청소년 문화 공간 ‘SUMMER STORY 블레싱센터’ 등을 운영한다. 가정의 달인 오는 5월 29일에는 송전노인대학에서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잔치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