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단한 콘크리트 벽이라는 절망을 깨부수다
상담의 현장에서 가장 자주 마주하는 탄식 중 하나는 “내 성격은 원래 이래”, “나이가 마흔, 쉰이 넘었는데 이제 와서 내가 어떻게 바뀌겠어?”라는 완고한 체념이다. 오랜 세월 동안 형성된 역기능적인 성품, 부정적인 자아상, 그리고 깊이 박힌 쓴 뿌리는 마치 단단하게 굳어버린 콘크리트 벽이나 무거운 돌덩이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다. 세상의 심리학이나 철학도 때로는 인간 성격의 불변성을 이야기하며 변화의 한계를 설정하곤 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설계하시고 우리 인간의 머릿속에 담아두신 뇌는 결코 수정이 불가능한 고정된 기계 장치나 딱딱한 바위가 아니다. 현대 신경과학이 도달한 가장 위대하고도 아름다운 선언은 바로 뇌가 평생 외부의 자극, 환경, 그리고 내면의 사유에 따라 자신의 물리적 구조와 회로를 스스로 재배선하고 바꾸어 나간다는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의 원리이다. 가소성(Plasticity)이란 부드러운 진흙이나 플라스틱처럼, 외부에서 압력이나 힘을 가하면 그 모양이 유연하게 변하고, 또 그 변형된 상태를 유지하는 성질을 뜻한다. 즉, 우리의 뇌는 살아있는 한 끊임없이 변화하는 역동적인 유기체이다.
우리가 생각하고 경험하는 대로 재배선되는 뇌의 지도
신경가소성의 대원칙은 우리가 매일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집중하여 바라보며, 어떤 정서적 경험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뇌의 물리적 회색질 구조와 신경망의 지도가 실제로 바뀐다는 사실에 있다. 뇌 속의 신경세포들은 고정된 전선이 아니다. 자주 사용하는 생각과 감정의 길은 마치 통행량이 많은 고속도로처럼 넓어지고 두꺼워지며 신호 전달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진다. 반면, 의지적으로 거부하고 사용하지 않는 생각의 통로는 잡초가 우거진 오솔길처럼 변하다가 마침내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된다.
이 역동적인 생물학적 메커니즘은 이사야 64장 8절의 “그러나 여호와여, 이제 주는 우리 아버지시니이다 우리는 진흙이요 주는 토기장이시니 우리는 다 주의 손으로 지으신 것이니이다” 하신 말씀이 우리의 육체 속에서 어떻게 실현되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토기장이이신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거듭난 이후, 주님의 형상을 닮아가는 ‘성화(Sanctification)’의 긴 여정 동안 우리의 내면이 지속적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우리의 뇌를 ‘언제든 다시 빚을 수 있는 부드러운 진흙’의 상태로 설계해 두셨다. 우리가 은혜의 보좌 앞으로 나아가 하나님의 말씀에 뇌를 노출시킬 때, 토기장이 되신 주님의 거룩한 손길은 굳어져 있던 옛 자아의 신경 지도를 깎아내시고, 주님이 기뻐하시는 아름다운 은혜의 그릇으로 우리의 전인격을 다시 조각해 가신다.

신경가소성은 치유와 성화가 단순히 관념적이거나 추상적인 영역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육체에 새겨지는 ‘실제적이고 구조적인 변화’임을 명확히 증명한다. 오랜 시간 상처와 결핍 속에서 자라온 사람은 뇌에서 공포, 불안, 분노를 담당하는 편도체(Amygdala)의 신경망을 비정상적으로 비대하게 발달시켜 왔다. 작은 자극에도 쉽게 맹수처럼 분노하거나 조그만 불확실성에도 극심한 공황을 느끼는 이유는, 그 편도체 회로가 가소성에 의해 너무나 튼튼하게 닦여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독교 뇌치유상담을 통해 하나님의 완전한 사랑을 경험하고, 성령의 위로 안에서 마음의 안정을 훈련하기 시작하면 뇌에서는 경이로운 가소적 재배선이 일어난다. 날뛰던 편도체의 과도한 활동과 물리적 부피는 서서히 줄어드는 반면, 이성을 관장하고 감정을 거룩하게 조절하는 전두엽(Prefrontal Cortex)의 신경망 피질은 물리적으로 눈에 띄게 두꺼워진다.
로마서 12장 2절의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는 바울의 권면은, 현대 뇌과학의 언어로 번역하면 “이 세상의 상처와 역기능적 흐름에 네 뇌를 방치하지 말고, 가소성의 원리를 활용하여 뇌의 물리적 회로를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새롭게 재배선하라”는 창조주의 강력한 명령인 것이다.
날마다 새롭게 격상되는 존재의 기쁨
우리가 신경가소성의 법칙을 신뢰할 때, “나는 원래 소심해”, “나는 평생 분노조절장애로 살아야 해”라는 패배주의적 담론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우리의 과거가 어떠했든지 간에, 십자가의 보혈과 성령의 능력은 PNN(뉴런신경망)의 단단한 빗장을 풀고 뇌의 가소성을 극대화하여 우리를 완전히 새로운 존재로 빚어내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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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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