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100% 전달, 일반 기부금 20%는 KWMA 선교 기금
향후 10년이 골든타임, 1조 원 유산기부기금 조성이 목표

KWMA 주승중 이사장 “유산이 선교로 흘러가 하나님 나라 더 확장되길”
미션펀드 박형석 이사장 “‘위대한 일’에 유산 흘러가는 혈관이 되겠다”

미션펀드-KWMA 유산기부운동 MOU 체결식
▲MOU 체결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KWMA 강대흥 사무총장, 주승중 이사장, 미션펀드 박형석 이사장, 원헌연 이사 ⓒ이지희 기자
크리스천들의 유산이 세계선교와 복음 사역에 직접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복음적 유산기부운동’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기독교 공동모금 미션펀드와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는 19일 서울 노량진 KWMA 세미나실에서 복음적 유산기부운동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식을 가졌다. 이번 협약은 크리스천 고액 기부자들의 유산이 교회가 아닌 일반 기관으로 흘러가는 상황에서, 교회 차원의 체계적이고 투명한 유산기부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추진됐다.

협약식은 미션펀드의 박형석 이사장, 원헌연 이사, 백성목 팀장, KWMA의 주승중 법인이사장, 강대흥 사무총장 등이 참한 가운데 KWMA 문형채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양 기관의 홍보영상 상영에 이어 KWMA 협동총무 이강욱 선교사가 대표기도를 했으며, 미션펀드 원헌연 이사가 유산기부운동 MOU의 취지를 설명했다.

문 사무국장은 이날 먼저 “미션펀드는 KWMA 회원단체로, 기독교 진영의 교계 유산기부운동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하다 KWMA에 제안해 왔다”며 “저희도 내부적으로 정책위원회, 법인이사회에서 이 내용을 공유했고, 리더십들이 적절한 때 선교계와 교회가 연합하여 유산기부운동을 벌이면 선교도 힘을 받을 수 있게 되니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좋겠다는 의사를 말씀해 주셔서 협약식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원헌연 이사는 “미션펀드가 시작된 지 올해로 15주년으로, 복음이 전해지는 현장의 선교사, 목회자에게 재정을 공급하는 일을 해 왔다”며 “지금까지 15만 명이 십시일반 후원하여 1만여 명의 사역자에게 누적 1,000억 원의 재정이 흘러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선교 현장에서 복음을 전하는 가운데 재정의 어려움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실 재정이 부족해서 흘러가지 못하는 건 아닌 것 같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일을 하시는 데 필요한 재정을 모두 다 주셨다고 믿는다. NGO의 경우 수천억 원을 모금하는 것을 다 아는데 선교 현장에는 재정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재정의 불균형을 어떻게 완화하고 해소할 수 있을까가 미션펀드의 고민”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원 이사는 “일반적으로 노부부가 유산 수백억 원을 병원, 대학, NGO에 기부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데, 크리스천의 유산이 사회 일반 기관에 흘러가는 것으로 멈출 수 없고 복음으로 흘러가야 한다는 것이 이 유산기부운동의 취지”라며 “한국선교를 대표하는 KWMA와 함께 유산기부운동을 하여 유산이 복음으로 흘러가는 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전했다.

이후 양 기관 주요 인사들은 업무협약서에 서명을 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KWMA는 미션펀드의 유산기부운동의 공식 협력기관으로 참여하게 되며, 양 기관은 유산기부운동의 확산을 위해 공동으로 행사·미디어·SNS·소개 등 홍보 활동을 할 예정이다.

또, 모든 유산 기부금이 행정비 공제 없이 100% 기부자가 지정하는 단체나 사역에 전달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목적이나 수혜 기관이 지정되지 않은 일반 목적(general purpose) 기부금의 20%는 KWMA 세계선교 기금으로 배정되어 KWMA를 통한 세계선교 목적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KWMA는 배정된 기부금의 사용 내역을 정기적으로 미션펀드에 공유하고, 미션펀드는 회계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시하여 투명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협약은 3년간 유효하며, 서면 합의로 연장 가능하도록 했다.

미션펀드 박형석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미션펀드는 한동대학교의 ‘한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됐다”며 “우리 선배님들이 땀 흘려 지금까지 하나님 나라를 위해 헌신해 오셨는데, 앞으로의 시대는 그것에 더해 재정적 뒷받침이 제대로 이루어져 모든 사역이 더욱 원활하게 불일 듯 일어나는 제2의 부흥이 일어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사람이 하는 일’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하나님 나라를 위해 ‘물질이 하는 부분’도 적극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기대를 내비쳤다.

특히 박 이사장은 “과거 로렌 커닝엄 목사님과 교제했을 때 ‘수많은 젊은이를 전 세계에 선교를 보내는데, 그들이 사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재정적 펀딩이 제대로 되는 것’이 본인의 가장 큰 기도 제목이고 열망이라고 개인적으로 말씀하셨다”며 “이를 보며 하나님께서 우리나라에 많은 재정적 축복을 내리신 이유가 우리의 헌신, 열정과 함께 재정까지 뒷받침되는 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일환으로, 유산기부라는 큰 흐름이 한국교회에도 다가올 텐데 KWMA와 동역해서 적시 적소에 ‘좋은 일’이 아니라 ‘위대한 일’에 자금들이 잘 흘러가는 혈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WMA 주승중 이사장은 “이제 크리스천들의 유산이 선교 쪽으로 흘러가야 한다는 이야기는 정확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미국에서도 유산을 거의 자녀들에게 안 물려주고 교회나 다른 곳에 물려주는 것이 잘 시스템화되어 있다. 그런데 아직 한국교회는 그러한 시스템이 없고, 자녀에게 유산 안 물려주기 운동도 잠깐 있었다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주 이사장은 “이번 계기로 자녀에게 유산 안 물려주기가 아니라, 유산을 오히려 선교로 흘러가도록 하는 데 힘을 합친다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놀라운 사역이 이뤄지고, 하나님의 나라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도 더 확장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협약을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션펀드는 DAF(기부자조언기금, Donor Advised Fund) 시스템을 통해 기부자의 의사 를 존중하면서도 교회 및 교단의 사역을 지원하는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일반 NGO가 기부금의 30% 내외를 마케팅비, 경상비로 사용하는 것과 달리 미션펀드는 행정비 공제 없이 100%를 기부자가 지정하는 사역지에 전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번 ‘복음적 유산기부운동’ 역시 후원금의 100%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은, 미션펀드가 독지가로부터 10억 원을 후원받아 이 비용에서 행정비를 충당하고, 순수하게 모인 유산기부금은 전액 선교 현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질의응답 시간에 박형석 이사장은 “작년 말 한동대와도 유산기부운동 업무협약을 체결해, 매년 한동대 졸업생들이 선 유산기부에 참여하는 모델이 되고 있다”며 “이번에 KWMA와 협약하면서 혁신적인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고, 올해 말쯤부터는 한동대 졸업생부터 시작해 실제적인 운동이 가시적으로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유산기부를 하시는 분들이 1회로 끝나지 않고 지속되도록 평생 가상계좌가 주어져, 자기만의 기부계좌에서 관리·기록되면서 접근성을 더 높이고, 동기부여도 받고, 관리가 투명하게 되는 시스템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KWMA 강대흥 사무총장은 “일단 기부가 들어오게 되면 저희는 지금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아시아·아프리카·남미 등 비서구 나라와 선교운동을 일으키는 데 우선적으로 사용할 것 같다”며 “두 번째는, 물리적으로 앞으로 모든 일을 책임지게 되는 다음세대가 하나님 앞에 더 가까워지도록 하는 일에 쓰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두 가지 사역을 하는 단체들과 협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협약식에는 특별히 브라질 이경승 선교사와 브라질교회 현지인 지도자들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10세 때 선교사 부모(이준재 선교사·故 이신숙 선교사)를 따라 브라질 아마존으로 이주한 이경승 선교사는 “지난 2021년 어머니께서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브라질 현장에서 순직하셨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전하며 “한국의 유산기부운동이 부모 세대뿐 아니라 우리 같은 2세대 선교사들에게도 든든한 보금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KWMA가 추진하는 ‘다음세대 선교’와 중남미, 아프리카의 선교 흐름을 인식하고 ‘동반자 선교’를 이끌어 가는 것이 의미가 있고 감동을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브라질 감리교단 소속으로 2천여 명 규모의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호산젤라 목사는 “한국교회의 선교 헌신과 노력은 큰 도전과 감동을 준다”며 “우리 교회는 시골에 있지만 부흥을 꿈꾸며, 다음세대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KWMA의 동반자 사역에 동참하여 오는 6월 저희 교회 출신 청년을 한국에 파견해 언어 훈련과 신학 교육을 받게 할 예정”이라며 협력 계획을 밝혔다.

한편, 통계에 따르면 고액 기부자의 72%가 유산기부 의향이 있으며, 기부자의 52%가 자산의 30%까지 기부할 의향이 있다고 한다. 미션펀드는 기부자의 대부분이 크리스천으로 알려진 만큼, 이제 교회가 성도들에게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시해야 할 때라고 판단하고 있다. 특별히 향후 10년을 골든타임으로 보고, 1조 원의 유산기부기금을 세계선교와 복음 사역의 동력으로 만드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KWMA와 미션펀드는 이번 협약을 통해 한국교회 성도들의 유산이 하나님 나라를 위해 올바르게 사용될 수 있는 체계적인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이번 운동이 세계선교의 새로운 재정 동력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