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수도 테헤란 전경
▲이란의 수도 테헤란 전경 ⓒ영국오픈도어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계속되면서 이란 현지 기독교인들이 전쟁의 공포뿐 아니라, 박해와 감시가 심화하는 이중고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성도들은 앞으로 국가의 감시와 탄압이 더욱 정교해질 것을 우려하며 세계 교회를 향해 기도를 요청했다.

해외에 거주하는 이란 기독교인 바하르(가명)는 영국오픈도어를 통해 “현재 이란 내 기독교인들이 외부 세계와의 소통 단절로 고립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40일 넘게 지속된 인터넷 차단과 통신 감시로 성도들과의 연락이 제한적이며, 철저히 감시되고 관리되고 있다”며 “대화 중에 ‘기도’, ‘교회’, ‘교제’와 같은 신앙 용어조차 사용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경제적 압박도 계속 커지고 있다. 물가가 폭등하고 일자리가 불안정하면서 많은 기독교 가정이 더는 안정적인 수입을 얻지 못하게 됐다. 과거에는 이란 성도들이 외부의 도움 없이 가정교회와 어려운 성도들을 서로 지원해 왔지만, 이제는 불가능해졌다. 오픈도어 파트너인 미나(가명)는 “더 이상 남은 게 없다. 기본적인 생활필수품조차 외부의 도움이 필요할 정도”라며 절박한 상황을 전했다.

현지 교회의 사역 또한 크게 제한을 받고 있다. 도시 간 이동이 위험하고, 곳곳에 검문소가 설치되었으며, 전도 여행도 대부분 중단됐다. 동시에 기독교인들은 적대국과 협력한다는 혐의를 받을 위험이 더욱 커졌다. 미나는 “성도들은 쉽게 간첩으로 낙인찍힐 수 있기 때문에 봉사 활동이 이전보다 더 위험해졌다”고 말했다.

교회 지도자들은 큰 압박을 받고 있다. 모임이 더는 안전하지 않아 사람들을 개별적으로 만나면서 다른 사람들의 감정적 부담을 짊어지고 있고, 동시에 자신의 두려움, 스트레스, 트라우마에도 맞서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미나는 교회 지도자들이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지만, 그들도 지쳐있다고 전했다.

전국적으로 불안과 혼란도 확산되고 있다. 이란 성도들에게 상담과 정서적 지원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훈련받은 기독교 상담사는 거의 없고 외부 자원도 부족하다. 미나는 “책도, 가르침도, 아무런 도움도 없다. 정말 고립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은 2주간 휴전에 합의했다. 이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1차 종전을 위한 고위급 협상은 결렬됐으나, 휴전 만료 전까지 양측은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물밑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 내 기독교인들에게도 휴전은 잠시나마 안도감을 주지만, 압박은 가중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픈도어의 이란 전문가는 “역사를 보면, 분쟁 후 이란 당국은 통제를 강화하여 성도들에 대한 의심, 체포, 감시를 더욱 강화한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그런 순간에도 교회는 눈에 띄는 성장이 아닌, 깊이와 회복력, 조용한 믿음을 통해 성장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 연약한 고요함 속에서도 폭력을 억제하시고, 주님의 백성을 보호하시며 그들의 용기를 북돋아 주시고, 주님의 나라를 위한 보이지 않는 문을 열어 주시길 바란다. 또 불안이 가득한 곳에 주님의 임재가 평화가 되고, 두려움이 여전히 남아 있는 곳에 주님의 빛이 계속해서 비추시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오픈도어의 현지 파트너인 모나(가명)는 “이란의 기독교인들은 휴전 소식에 조심스러운 안도감과 약간의 실망감을 느끼고 있지만, 박해가 더욱 심해질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기독교인들은 이란이 진실을 알게 되고, 그 진실이 자신들을 자유롭게 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취약한 어린이와 어른들이 보호받고, 성경공부 모임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새 신자들이 믿음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들이 자녀들을 정신적·영적으로 보호하는 방법을 알도록, 지도자들이 하나 되어 위기에 대응하도록 간구한다”며 “이란 국민에게 영원한 평화가 임하기를, 그 평화 속에서 그들이 하나님을 보고 느끼고 알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란, 종교 자유 표방하지만 진정한 자유는 없어”

현재 이란 내에서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고 상호 존중하며, 심지어 종교 자유를 표방하고 있는 모습은 겉치레에 불과하다고 바하르는 지적했다. 지난 4월 8일 테헤란의 한 아르메니아 정교회에서는 이란 최고 지도자였던 알리 하메네이를 기리는 행사가 열렸다. 하메네이가 죽은 지 40일째 되는 날을 기념한 이 행사는 동방 정교회, 시리아 정교회 등 정교회와 여러 동방 가톨릭이 전통적으로 지키는 것이다.

실제 이란에서는 태어날 때부터 기독교인이거나 아르메니아인, 아시리아인 등 인정된 공동체 출신은 법적으로 엄격히 통제된 제한적인 공간을 부여한다. 하지만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동등하게 적용되지 않는다.

교회 건물도 상징적인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은 이란의 공용어인 페르시아어 집회나 예배를 열거나, 페르시아어 기독교 자료를 소지하거나, 다른 이란인들에게 복음을 전파했다는 이유로 체포, 심문, 기소, 선고 및 투옥될 수 있다. 유럽연합 망명기구(EUA)는 이란에서의 복음 전파가 안보 범죄로 취급된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아티클18은 2024년에 최소 139명, 2025년에 254명의 기독교인이 체포되었으며, 이 중 96명이 총 263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보고했다.

바하르는 “진정한 종교는 (알리 하메네이를 기리는 행사처럼) 공개적인 의식으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다”며 “사람들이 두려움 없이 개종하고, 감시 없이 예배하며, 체포되지 않고 기도하고, 감옥에 갇히지 않고 그리스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때 증명된다”고 강조했다.

이란 국내외에서 이란 기독교인들을 섬겨온 오픈도어 파트너 무사(가명)는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한편으로는 기독교인들 사이에 분열을 조장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국 내 기독교인들과의 관계가 긍정적이라는 이미지를 세계에 보여주려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기독교인들이 지혜와 분별력, 평화를 얻도록 기도해야 한다”며 “계속되는 박해와 억압의 현실이 서구 세계에 명확히 드러나, 진실이 감춰지지 않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 중에 기독교에 대한 박해도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계속되는 긴장과 갈등 속에서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체포를 강화하고, 사형을 포함한 가혹한 형벌을 부과하며, 종종 자국민에게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독교인들은 이미 시오니즘이나 이스라엘과 연관되었다는 등의 혐의를 받아왔다”며 “이스라엘, 미국과 얽힌 분쟁으로 인해 이란 내 기독교 성도들은 체포와 박해의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우리는 그들의 보호와 가족의 안전을 위해 쉬지 않고 간절히 기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바하르는 “이란 기독교인들이 당국과 지역 사회의 박해, 전쟁의 위험과 불안에 직면하고 있으니 계속해서 그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며 “그들은 여러분의 지속적인 기도를 필요로 하며, 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오픈도어는 “고립과 고난, 불확실함 속에서 주님께서 이란의 백성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지친 지도자들을 강하게 하시며, 필요한 이들을 돌보시고 믿는 자들이 굳건히 설 수 있도록 기도하자”며 “이 불안정한 휴전이 오히려 주님의 교회가 하나 되고 성장하며 보호받도록 간구하자”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