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선교신학포럼
▲제2차 선교신학포럼 참석자들이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KWMA
급변하는 글로벌 선교 환경 속에서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한국선교의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 선교신학자들과 선교 현장가들이 함께 머리를 맞댔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는 ‘위기와 기회의 선교신학: 한국선교 생태계의 과제와 구조적 전환’을 주제로 19일 서울 용산 삼일교회 B관 1층 에덴홀에서 2026년 제2차 선교신학포럼을 공동으로 개최했다.

선교신학 교수, 교회 및 선교단체 리더십 등 60여 명이 참여한 이번 포럼에서는 과거 서구 중심에서 남반부 중심의 선교 신학적 패러다임 및 선교 방식의 변화, 팬데믹 이후 가속화한 선교 자원의 재편, 세대 간 인식 차이, 디지털 전환 등 한국선교가 직면한 복합적 위기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 또한 한국선교가 지향해야 할 구조적 혁신 방안을 나누고 현지 교회와의 상호협력적 선교 구조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자리였다.

주최 측은 “한국선교가 직면한 도전과 기회를 신학적·구조적으로 성찰하고, 한국선교의 미래를 위한 통합적 대안을 모색하려 했다”며 “세계 선교가 남반부 교회 중심으로 이행하는 ‘남반부 선교시대’로 접어들면서, 과거 ‘보내는 선교’ 중심에서 이제 ‘함께하는 선교’를 통해 현지 교회 및 지역 동반자와 상호협력적 선교 구조로 전환이 불가피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또 다양한 선교 환경의 변화로 인한 도전 상황은 “한국선교가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속 가능한 선교 구조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라며 “결국 한국선교의 미래는 선교신학적 반성에 기초한 구조적 혁신과 현지 교회와 함께 세워가는 공동체적 선교 모델에 달려 있다. 이번 포럼은 그러한 변화를 위한 방향성과 이행 원리를 신학적·구조적 관점에서 모색하고자 한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구성모 박사 “양적 선교에서 질적 선교로 패러다임 전환 시급”

이날 개회예배는 KWMA 협동총무 경의영 선교사의 사회로,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회장 윤승범 교수의 기도, 송태근 삼일교회 담임목사의 ‘안디옥 교회의 선교 원리’(행 13:1~4)에 대한 설교와 축도로 진행됐다.

발제1은 장훈태 박사(한국칼빈학회 회장)가 좌장으로 섬겼으며, 구성모 박사(알파인국제대학교 총장)가 ‘선교 전환기에 한국선교의 구조적 변화: 한국교회의 중개자적 소명과 구조적 전환을 위한 신학적·전략적 제언’에 대해 발표했다. 구 박사는 “서구 중심의 선교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남반부 교회가 선교의 새로운 주체로 등장하면서 선교의 권력 구조와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활동 지역이나 형태의 재편이 아니라, 한국선교가 지닌 신학적 기반과 구조적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점검하도록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은 피선교지 경험과 선교 파송 경험을 모두 가진 국가로서, 서구 선교와 비서구 선교를 연결하는 ‘중개자적 위치(bridging position)’에 있다”고 강조하고 “그러나 한국선교는 서구식 관리 모델을 답습하여 물질 중심주의, 건물 중심 선교를 반복하고 있으며, 네비우스 원리(자립·자치·자전)를 현장에서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또한, 현지인에게 리더십을 이양하지 않는 가부장적 리더십과 선교사 중심의 구조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러한 한국선교의 구조적 한계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구 박사는 “‘양적 선교’에서 ‘질적 선교’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며, 이는 ‘뉴 타겟(New Target) 2030’ 전략인 글로벌 사우스 협력, 이주민 선교 등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으로는 현지 교회를 주체로 인정하는 동반자 선교(Partnership Mission), 4P 단계 모델(개척자→부모→동반자→참여자)의 적용, 블록체인이나 AI 등을 활용한 기술적 확장과 재정 구조의 투명화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김성욱 교수(총신대학교 명예교수)는 논찬1에서 “발제자가 분석한 세계 기독교의 변화와 한국선교의 중개자적 소명에 깊이 공감하며, 특히 한국선교가 물질과 건물 중심의 과시적 선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교사와 선교단체를 넘어 모든 한국교회와 성도가 선교적 사명을 인식하고 동참하는 전 교회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엄주연 박사 “초교파 선교단체, ‘다중심주의 선교’로 구조 변혁 필요”

점심 이후 발제2는 김승호 박사(한국성서대학교 교수)가 좌장으로 섬겼고, 엄주연 박사(한국선교훈련원·GMTC 교수)가 ‘선교 환경의 변화와 초교파 선교단체의 구조적 변혁: 다수세계 선교 공동체와의 동반자적 협력 선교 방안을 중심으로’라는 발표에서 한국의 초교파 선교단체들이 다수세계(Majority World) 선교 공동체와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지 소개했다.

엄 박사는 “변화된 선교 환경은 글로벌 정치·경제 질서, 이동의 제약, 현지 교회 성숙,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확산 등 다층적 요인으로 구성된다”며 “이러한 복합적인 변화 속에서 한국선교단체들은 과거의 확장 중심 구조에서 협력, 연대, 지속 가능성 중심의 체계로 이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또 “효율성 중심의 조직 운영에서 벗어나, 하나님 나라의 공동선과 지역교회의 자생적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한 구조적 변혁이 필요하다”며 “초교파 선교단체는 전문성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성장했으나, ‘한국주의(Koreanism)’의 병리 현상과 선교 사역의 사유화(privatization)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엄 박사는 “서구 중심의 단일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다중심주의(polycentrism) 선교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는 다양한 중심에서 모든 곳으로 선교가 확장되는 것을 의미하며, COALA와 같은 다수세계 선교 연합 운동이 그 사례”라고 말했다. 아울러 “단순한 전략적 효율성을 넘어, 동반자적 협력 선교를 위한 구조적 변혁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세계교회의 다양한 목소리(polyvocal)를 경청하고, 선교사의 협력 역량을 강화하며, 12단계의 순차적 변혁 흐름도를 통해 조직 구조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기서 12단계는 ①변혁의 필요성에 대한 확신과 신념 ②목표 설정/적합성 평가/목표달성척도 개발 ③주요 국제교류 모임/대상 선정 ④초기 단계 국제교류팀 선정 ⑤국제 모임/회의 참여/친교/소통 ⑥국제 동향 파악/사례 분석/계획 ⑦동기부여/토론/장애 분석/대안 제시 ⑧국제협력 역량 개발 교육/훈련 ⑨초기 협력 모델 개발/분석/해석 ⑩협력 모델 상황화/확대 적용 ⑪지속적 관찰/평가/보완 ⑫목표 성취 평가/평가 척도 적용/목표 재설정을 말한다.

안희열 박사(한국침레신학대학교 교수) 논찬2에서 “선교 환경 변화에 따른 초교파 선교단체의 구조적, 관계적, 전략적 위기를 잘 진단했으며, 연합과 협력을 돌파구로 제시했다. 특히 한국선교의 고질적 문제인 사유화와 한국주의를 솔직하게 지적했다”고 평가했다.

안 박사는 또 논문 목적의 내용에 맞게 논문 제목을 ‘구조적 변혁’보다는 ‘동반자적 협력 선교 방안’으로 수정할 것을 제안하고, “지식 습득, 교류 등 소프트웨어적 전환은 진행 중이나 구조 개편, 재정 구조 변화 등 하드웨어적 전환은 매우 어렵기에 이에 대한 더 세밀한 기술이 필요하고, 사도행전 8장, 11장 등에서 나오는 다중심주의 선교에 관한 성경적 기초가 언급되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권효상 박사 “현지인 중심의 동반자 선교는 ‘함께 하나님 사역에 동참하는 관계적 실천’”

발제3은 마민호 박사(한동대학교 교수)가 좌장으로 나섰으며, 권효상 박사(고려신학대학원 교수)가 ‘현지인 중심의 동반자 선교를 위한 선교신학적 토대’에서 한국선교가 현지인 중심의 동반자 선교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신학적 기초와 방법론 등을 소개했다.

권 박사는 “한국선교가 전환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지인 중심의 동반자 선교로의 패러다임 이동이 필수적”이라며 “이는 단순히 역할을 나누는 차원이 아니라, 선교를 ‘함께 하나님 사역에 동참하는 관계적 실천’으로 이해하는 신학적 전환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동반자 선교는 상호호혜적 관계, 정의로운 자원 분배, 문화 간 신학의 상호수용을 전제로 하며, 현지 교회와의 지속적 신학 대화 속에서 구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박사는 무엇보다 “선교사가 외부 자원으로 현지의 필요(need)만 채워주는 방식은 온정주의에 머물게 한다”며 “아프리카에서 ‘네가 있어야 내가 존재한다’라는 의미의 ‘우분뚜 정신’ 등 현지인들이 가진 고유 자원을 사용하여, 그들의 삶의 의미를 충족시키는 ‘의미 중심 선교(Meaning-centered Mission)’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와 함께 “한국선교가 선교 현장에서 배타주의, 기능주의, 일방통행식 선교, 힘(돈)의 선교라는 역기능을 제거하면서도 종교문화 간의 주체성을 상실하지 않는 대화의 방법으로 상호문화화 신학(Intercultural Theology)이 필요하다”며 “상호 내주(mutual dwelling), 상호 공간(mutual space), 상호 정체성(mutual identity)으로 재해석 되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페리코레시스(Perichoresis, 성삼위 각 위들의 내적 관계) 개념을 선교에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독교는 타 문화와의 만남에서 자신을 비우고 낮추는 성육신적 태도를 통해 ‘사이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서 섬김(praxis)을 통해 진정한 정체성을 발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성 박사(주안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논찬3에서 “이 발제는 8차 엔코위(NCOWE) 이후 한국선교계의 핵심 과제인 ‘현지인 중심 동반자 선교’를 신학적으로 정립하려는 시도로서, KWMA의 ‘New Target 2030’ 전략과 긴밀히 연계된 시의적절한 연구”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조직신학적 접근 외에 예루살렘 공의회, 바울의 동역 등 성경신학적 근거가 보완되어야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의미 중심 선교’의 구체적인 개념과 현장 적용 모델이 더 명확히 제시되어야 하고, 기존 선교 구조를 해체하고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갈등을 다룰 단계적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오늘 포럼의 발제가 총론, 선교단체의 변화, 역할 분담을 다뤄 동반자선교였던 것 같았다”는 참석자의 평가가 나왔고, “동반자 선교가 단순히 또 하나의 지나가는 선교적 흐름이 되지 않게 하려면 뼈를 깎는 노력과 양보와 협력이 필요하고, 선교학적인 배경을 잘 갖출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현장과 현지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제시됐다.

◇KWMA 선교논문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자들, 한국교회 다음세대 사역 전략 제안해

마지막 순서로는 KWMA 2025 선교논문 공모전 수상자 가운데 최우수상 수상자들의 논문 발표가 있었다. ‘AI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의 지속가능한 선교를 위한 디지털 통합 모델 연구’로 대상을 수상한 최용준 선교사(주안대학원대학교)는 동남아시아 지역 단기선교로 참여하지 못해, 최우수상을 수상한 히로메 목사(David Hifome, 아신대학교)가 ‘한국의 디지털 뷰티 선교’, 김상철 선교사(아신대학교)가 ‘미래세대 선교 참여를 위한 동원전략 연구’에 대해 각각 요약 발표했다.

이에 앞서 논문공모전 심사위원장 김한성 교수(아신대학교)가 간단한 심사 경과를 보고했고, 작년 12월 30일 논문이 통과된 히로메 박사는 한국 청년 문화 중심인 디지털 뷰티 문화(K-Beauty) 안에서 기독교 청년 사역의 상황화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히로메 박사는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는 디지털과 미적 영역을 포함한 모든 창조 세계의 회복을 의미하므로, 교회는 뷰티 문화를 정죄하고 회피할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하나님의 구속 사역에 참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상황화 전략으로 이슬람권 선교의 상황화 모델(C1-C6)을 응용한 ‘X-Spectrum(X1-X6)’을 웹사이트 상황화에 적용하여, 청년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명시적으로 기독교 색채를 띠는 X1, X2 단계보다는, 일반 뷰티 정보를 다루면서 기독교적 가치(내면의 가치, 윤리적 소비 등)를 은연중에 녹여내는 X3~X6 단계의 접근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히로메 박사는 실천적 제언으로 “교회는 외모 지상주의를 비판하되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가치를 긍정하는 ‘아름다움의 신학’을 가르쳐야 하며, 디지털 공간에서 활동할 ‘디지털 선교사’를 양성하여 뷰티 커뮤니티 내에서 진정성 있는 전인적 돌봄, 윤리적 실천 등 기독교적 대안을 제시하는 콘텐츠를 생산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뷰티 문화를 단순한 외모 가꾸기가 아닌, 청년들이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성소(sanctuaries of encounter)로 변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철 선교사는 교세 감소, 청년 이탈, 선교사 고령화 등 한국교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MZ세대(미래세대)를 선교의 대상이 아닌 선교 주체와 동역자로 세우는 전략을 제안했다. 김 선교사는 “한국교회는 교세 감소, 젊은 세대의 이탈, 선교사의 고령화라는 삼중고의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2024년 기준 장기 선교사의 69%가 50대 이상이며, 20대 선교사 비율은 0.46%에 불과할 정도로 청년 자원이 고갈되었고, 지난 10년간 주요 선교단체(GBT, GMP, HOPE)의 신규 허입 선교사 중 20대는 1.5%에 불과해 세대교체의 실패가 현실화되었다”고 우려했다.

미래세대(MZ세대)의 특징에 대해 김 선교사는 “‘디지털 네이티브’로서 수평적 관계와 공정성을 중시하며, 개인의 취향과 소소한 행복을 추구한다. 또 기성세대의 권위적인 구조보다는 진정성 있는 관계와 자신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동체를 선호한다”며 “이들을 동원하기 위해 지역교회가 선교적 체질을 개선하여 소그룹 활성화를 통해 청년들이 수평적 관계 속에서 선교적 정체성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성세대가 기획한 프로그램에 동원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청년 선교의 2+2 인턴 선교사와 같은 ‘청년 주도형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일상생활, 직업 현장, 국내 이주민 사역 등으로 선교의 개념을 확장하여 미래세대가 자신의 전문성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디지털 미디어와 AI 기술을 활용한 선교, 북한 이탈 주민을 포함한 통일 선교 영역에 청년들의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대흥 KWMA 사무총장은 이날 맺음말에서 “한국교회 선교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가는 것은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선교지에 나간 선교사들이 본인이 선교의 중심이 아니라는 것을 빨리 인정하고, 현지인 중심의 동반자 선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KWMA는 20일부터 이틀 동안 한국의 10개 교단선교부에서 10여 명이 모여 동반자 선교에 대한 세미나를 열며, 한국교단선교실무협의회(한교선)와 ‘현지중심 동반자 선교 활성을 위한 한국교단 선교 MOU’를 맺을 것”이라며 “교단과의 협력을 통해 동반자 선교로의 전환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