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불교권 선교 아카데미 포럼
▲포럼 참석자들이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주최 측 제공

동남아시아와 동아시아, 히말라야·중앙아시아 지역의 상좌부 불교권, 대승 불교권, 라마 불교권의 현지인 지도자 양성을 위해 한인 시니어 선교사들이 제3차 불교권 선교 아카데미 포럼(공동대표 이용웅·김승호·손승호 선교사)을 개최했다.

지난 11월 4일부터 7일까지 대만 까오슝 일심교회(김기문 선교사) 마하나임 선교센터에서는 불교권에서 사역 중인 한인 시니어 선교사 20여 명이 참석해 ‘불교권에서의 지도력 계발’이라는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다.

포럼에서 김대순 선교사(OMF)는 ‘현대 불교 상황에서 성경적 리더십 훈련의 시급성’을 소개하며 “태국인을 제자화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리더십 훈련도 불교적 맥락 속에서 적절하게 상황화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신학 혹은 성경 기관에서의 리더십 훈련의 탈서구화는 곧 태국화를 새로 만드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성경적 리더십 훈련의 잃어버린 본질을 태국적 상황 속에서 회복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또한 “태국적 방식의 상황화는 단지 수단일 뿐이며, 궁극적 목표는 태국 문화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에 따라 변화되는 것”이라며 “21세기 불교적 맥락 속에서 리더십 훈련의 새로운 개혁은 모든 신자가 일터, 가정, 지역사회, 교회에서 영향력 있는 리더가 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전문 사역자와 평신도의 두 가지 리더십 훈련 과정이 전략적으로 조정되고 상호 보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태국의 김익만 선교사(GMS)는 ‘태국 선교역사를 통해 본 한국교회 리더십’을 발표했다. 김 선교사는 태국 기독교 역사를 통해 본 한국교회 리더십 연구 자료와 교단별, 지역별 기독교 상황을 소개하며 “한국 선교사들이 태국교회에서 앞으로 감당해야 할 적합한 리더십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한국 선교사들은 전체적인 선교 방향에서 동반자 및 참여자 역할로의 전환과 재정립이 필요하며, 교단 및 지역별 상황에 따른 유연하고 차별화된 리더십 적용, 태국교회 역량 강화 및 자립(자전, 자치) 지원에 집중, 태국 목회자의 인식과 기대에 부합하는 리더십 추구, 미전도 지역 및 전문 사역으로의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제3차 불교권 선교 아카데미 포럼
▲제3차 불교권 선교 아카데미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주최 측 제공

한국 내 태국인 이주민 사역을 담당하는 이용웅 선교사는 ‘태국 이주민을 위한 선교 지도력 계발’에 대해 발표했다. 이 선교사는 “우리는 태국과 다양한 나라에서 온 이주민들을 도와야 하는 시혜적 대상이 아니라 그들이 성숙한 신앙인이 되어 자국에 복음의 영향을 줄 수 있는 선교 리더로 자라도록 도와야 할 것”이라며 “사람이 온다는 것은 그들의 문화, 종교, 세계가 함께 온다는 뜻이며, 노동력만이 아닌 가치관과 세계관이 함께 오기 때문에 그들 속에 담긴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시켜 주고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캄보디아의 조학현 선교사(OMF)는 ‘캄보디아 기독교 지도자들의 리더십 전환’에서 “캄보디아 교회 지도자들의 리더십 전환 여정은 개인적 변화의 차원을 넘어, 복음이 문화와 만날 때 일어나는 창조적 변혁의 과정을 보여준다”며 “복음의 보편성과 문화의 특수성이 어떻게 창조적으로 만날 수 있는지 알 수 있고, 성경적 리더십이 단순한 서구적 이념이 아닌 모든 문화 속에서 상황화 될 수 있는 하나님 나라의 원리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장완익 선교사(GMS)는 ‘캄보디아 개신교회 지도력 계발과 이양 사례 연구’에서 “처음부터 현지인 이양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선교사는 “캄보디아 선교와 개신교회의 102년 역사를 돌아볼 때, 선교사 중심의 지도력 계발도 중요했지만, 캄보디아인에게로 이양(또는 위임) 역시 매우 중요했다”며 “캄보디아 선교, 크메르 민족 복음화라는 과업을 완성하기 위해 캄보디아 주재 선교사들에게 △‘캄보디아 선교지수’(한/캄/영) 공동 집필 △캄보디아인의 세계관을 구성하는 동남아 지역 상좌부 불교와 힌두교 심층 연구 및 필드 적용으로 캄보디아 선교 전략과 정책 수립에 이바지하기 △캄보디아 문화와선교연구소(RCCMC, 이충국), 캄보디아 선교연구원(CMI, 이성민), 캄보디아교회사연구원(ICCHI, 장완익) 등 캄보디아 내 주요 선교연구단체와 캄보디아 주재 한인 선교사의 선교 연구·개발을 위한 협의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미얀마의 손한락 선교사(예장합동)는 ‘신학 교육을 통한 미얀마 현지인 리더십 개발’에 대한 발표에서 주종적 문화가 강한 미얀마에서 적합한 교과과정 개발의 중요성을 제언했다. 손 선교사는 “미얀마는 백성들에게 회복과 전진을 가져다줄 진정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특히 교육 분야에서 지도자로서 국가와 사회를 발전시키는 데 큰 영향을 발휘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본의 박영기 선교사(KPM)는 ‘일본에서의 교회 개척과 리더십 양성 고찰’에서 40년 이상 일본에서의 10개 교회 개척 사역에서 경험한 것을 토대로 개혁교회 사역 원리 10가지, 현지인 지도자 양성에 관한 제안 3가지를 소개했다.

제3차 불교권 선교 아카데미 포럼
▲제3차 불교권 선교 아카데미 포럼이 대만 까오슝 일심교회 마하나임 선교센터에서 진행됐다. ⓒ주최 측 제공

김승호 선교사(OMF)는 ‘불교권 일본에서 리더 강화와 격려 사역’을 제목으로 거시적 관점과 미시적 관점으로 리더 강화와 격려, 돌봄에 관해 나누었다. 또 미래의 리더 양성과 지원 방안, 성도와 리더를 기도 체질로 훈련시킨 경험,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무목(겸목) 교회를 돕는 방안을 나누며 “설계도를 기초로 짓는 집처럼 리더 강화와 격려 사역도 비전을 품고 꿈꾸는 만큼 열매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몽골의 김봉춘 선교사는 ‘몽골 신학의 관점에서 본 제자도’를 통해 몽골 선교 역사 속에서 제자훈련을 통해 얻은 지도자 양성의 결실을 나누었다. 김 선교사는 “선교지에서 제자를 삼는 것은 선교사 개인의 추종자 내지는 제자가 아닌, 복음 전달의 제자가 되게 하고, 복음 전달의 계승자, 동역자가 되도록 인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선교사는 현지의 제자를 연합으로 양성하고 자립형으로 양육하며 재생산하는 제자를 세워내는 것이 선교적 전략”이라고 말했다.

대만의 김기문 선교사는 ‘대만 종교신앙과 일심교회를 통한 지도력 계발’을 소개하며 “대만은 대승 불교권이라고 하지만, 대만인들의 일상의 삶 가운데 유교, 도교, 불교가 뒤섞여 복음의 핵심 진리를 전달하기 위해 넘어야 할 장애물이 너무나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일심교회의 사례로 “개척 후 일반 성도들이 한국교회 못지않은 새벽기도, 성경읽기, 소그룹 등 영성훈련과 교회 중직자로 세워지기 전 5년에서 7년 걸리는 철저한 제자훈련을 통해 성도 개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영적 환경들을 능히 이길 수 있는 그리스도의 군사로 세우는 일에 집중하여 오늘의 교회가 세워지게 되었다”며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하셨듯이 선교사가 먼저 모든 면에 모범을 보이며 눈으로 보고 따라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대만 객가신학원의 하민기 선교사(KPM)는 ‘TEE를 통한 리더십 양성’에 대한 발표에서 “TEE 교재인 ‘풍성한 생명’은 공적으로 20만 권 정도 출판, 보급됐다”며 “언젠가 TEE를 졸업한 학생들이 대륙의 교회뿐 아니라, 중화권 각 나라와 족속의 교회를 세우는 기둥 같은 인물들이 되고, 중화권을 말씀 위에 세워 결국 중화권이 세계선교의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TEF(TEE Equippers Fellowship) 대표 심홍섭 목사는 ‘화교권에서의 TEE 역사’에서 랄프 윈터 박사가 남미 선교사로 사역할 때 개발한 신학과정인 TEE를 활용해 화교권 선교 현장에서 현지인 지도자들을 양육한 경험을 공유했다.

제3차 불교권 선교 아카데미 포럼
▲제3차 불교권 선교 아카데미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주최 측 제공

한편, 포럼 기간 참석자들은 일심교회 선교관과 교인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개척 35년 만에 대만을 대표하는 교회로 성장한 일심교회의 사역 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수요예배와 목장 모임에도 참여해 교인들의 열정적인 예배와 자발적인 선교 참여, ‘가는 선교’와 ‘환대 선교’가 공존하는 생동하는 교회의 모습을 함께 보았다.

포럼 마지막 날인 주일에는 구산복음교회(현혜욱 목사) 예배에 참석했다. 현혜욱 구산복음교회 목사는 대만 선교사 자녀(MK) 출신으로, 대만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의 총신대학원을 거쳐, 75년의 역사를 가진 구산복음교회의 청빙을 받아 9년째 사역 중이다. 포럼 참석자들은 예배 후 교제 시간을 통해 대만교회의 현실과 선교의 과제를 나누며, 유교·불교·도교가 혼합된 사회 속에서도 복음이 뿌리 내리고 있는 은혜의 현장을 체험했다.

주최 측은 “혼자 열심히 사역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의 경험과 지혜를 나누는 일은 더욱 소중하다”며 “특히 타문화권에서의 지도력 계발은 선교사의 언어와 문화 이해의 한계로 인해 자문화권보다 훨씬 더 큰 도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도 바울이 디모데를 격려하고 훈련하여 훌륭한 지도자로 세운 것처럼, 우리가 후대에 남겨야 할 것은 사라질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라며 “140년간 수많은 외국인 선교사가 한국을 거쳐 갔지만 기억되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그러나 그들이 남긴 유산은 오늘도 한국 지도자들을 통해 열매 맺고 있다”고 말하고 “우리 또한 ‘사람 세우기 사역’이 마지막 과업임을 깊이 인식하며 이번 세미나가 그 일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불교권 선교 아카데미 포럼은 2023년 치앙마이에서 동남아시아 등 상좌부 불교권 선교사들을 중심으로 ‘불교도들에게 효과적인 복음 전달 방안’을 주제로 첫 세미나를 진행하고 책을 출간했다. 2024년 치앙마이에서는 같은 주제를 심화해 상좌부, 대승, 라마 불교권 선교사들을 초청해 폭넓은 논의를 하는 등 불교권에 대한 연구 자료를 꾸준히 축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