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瞑想)으로 비우고, 묵상(默想)으로 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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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뇌치유상담학회(IBPS, 회장 손매남 박사)는 23일 서울 관악구 한국상담개발원에서 8월 월례세미나를 열고, 명상을 통한 뇌 구조와 네트워크 재조정으로 얻는 긍정적인 효과를 뇌 과학에 기반하여 다뤘다. 특히 명상은 기독교 신앙과도 충돌하지 않고, ‘명상으로 마음을 비우고 신앙적 내용을 묵상으로 채우는’ 상보적 작용으로 더 깊은 신앙적 집중과 성찰을 돕는 실천 방안으로 제안돼 관심을 모았다.
이날 IBPS 회원 조병혁 박사(코헨대 Ph.D)는 ‘명상이 뇌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조 박사는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과 멀티태스킹 환경 속에서 현대인의 뇌는 인지적 과부하 상태에 놓여 있으며, 이러한 환경은 전전두엽 피질의 주의 유지 능력을 저하시켜 충동 조절력과 자기통제력 약화로 이어진다”며 “이는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불안, 목적 없는 생각의 방황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명상은 단순 이완 기법을 넘어 현대인의 뇌 기능을 회복시키고 통합하는 전략적 훈련법으로,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과 같은 뇌과학 기술의 발전은 명상이 뇌의 경험 의존적 가소성을 자극하여 뇌 구조와 기능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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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혁 박사는 현대 신경과학의 핵심적인 명상으로 “‘집중 명상(FA)’은 호흡처럼 하나의 대상에 주의를 모으는 훈련으로, 전전두엽과 전대상피질의 인지 통제 능력을 강화한다. 반면, ‘개방적 관찰 명상(OM)’은 안정된 주의력을 바탕으로 모든 내외부 자극의 흐름을 판단 없이 알아차리는 훈련으로, 편도체의 반응성을 조절하고 뇌섬엽의 기능을 활성화하여 정서 조절 능력을 증진시킨다”며 “마음챙김 명상은 이 두 방식을 체계적으로 통합해 진행된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명상은 호흡과 같은 현재 순간의 감각에 의도적으로 주의를 기울여, 특별히 집중하지 않을 때 우리의 의식을 과거의 후회나 미래 걱정으로 이끄는 ‘생각의 방랑자’인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 Default Mode Network)’의 과도한 활동을 줄이고, 불필요한 걱정과 부정적 생각의 되새김질을 감소시킨다”라고 설명했다. 또 “대신 명상은 ‘뇌의 탐지등’인 ‘중요 네트워크(SN, Salience Network)’, ‘뇌의 CEO’인 ‘실행 제어 네트워크(ECN, Executive Control Network)’를 활성화한다”며 “명상은 생각에 빠져들고(DMN 활성), 딴생각 중임을 알아차리고(SN의 알아차림), 다시 호흡으로 돌아가는(ECN의 주의 전환) 프로세스를 반복 훈련하여, 감정 처리 회로의 작동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라며 “이는 감정에 휩쓸리는 자동적 반응에서 한 걸음 떨어져, 상황을 바라보고 선택하는 성숙한 대응, 의도적이고 현명한 대응을 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조병혁 박사는 이뿐 아니라 “명상은 반복적 훈련을 통해 인간의 뇌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는 신경가소성을 촉진하여 전전두엽 두께 증가, 해마의 회백질 밀도 증가, 스트레스 반응의 중추인 편도체의 밀도 및 반응성 감소 등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고, 자기조절과 관련된 전대상피질(ACC) 밀도 증가, 신체 내부 감각을 인지하는 뇌섬엽 피질 두께 증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과 관련된 측두-두정엽 접합부(TPJ)의 구조적 강화에도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아울러 “명상은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에도 영향을 미쳐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 보상과 동기부여, 주의 집중을 담당하는 도파민, 뇌의 흥분을 억제하는 천연 안정제인 가바(GABA)의 분비가 증가하고, 반대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과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은 감소하여 심리적 회복탄력성을 높이고 수면의 질을 향상시킨다”며 “이처럼 명상은 전전두엽, 해마, 편도체의 구조적 변화와 DMN, SN, ECN 등 핵심 네트워크의 기능적 재조정으로 스트레스 조절, 주의력 강화, 정서 회복, 자기 인식 증진 등 인간의 핵심 뇌 기능을 향상시키는 명확한 과학적 기전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명상은 신경가소성을 유도하여 뇌의 구조와 기능을 체계적으로 변화시키는 강력한 정신 훈련법으로서, 현대인이 겪는 다양한 정신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유효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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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IBPS 사무국장 이은영 박사(코헨대 Ph.D)는 “무의식으로 처리되는 것을 습관화하기 위해 좋은 명상과 묵상을 하여, 결과적으로 집중, 평온, 자기조절력을 높이고 가소성으로 인한 뇌회로 강화, 전두엽 강화를 훈련할 수 있도록 하는 좋은 강의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태온 박사(코헨대 Ph.D)는 “번아웃되기 쉬운 일상에서 나의 상태를 알아차리고 자기돌봄에 요긴한 툴이 될 것”이라며 “내담자에게 약식으로만 권했던 호흡법을 적극 활용해야겠다”고 말했고, 양지명 박사(코헨대 Ph.D)는 “명상은 내 안의 불필요한 생각과 욕심을 비우는 시간이고, 묵상은 말씀으로 그 빈자리를 채우는 은혜의 시간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조성연 IBPS 회원(코헨대 Ph.D 과정 중)은 “고요한 명상 시간을 통해 성령님을 만나고 묵상을 통해 말씀과 기도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권미선 박사(코헨대 Ph.D)는 “이번 강의를 통해 뇌과학적 근거와 임상 결과를 기반으로 명상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과학적 설명과 체계적인 정리가 더해져 유익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황명숙 IBPS 회원은 “명상이 단순한 호흡과 이완 기능이 아닌, 현대인의 뇌 기능을 회복시키며 통합하는 전략적 훈련 기법으로, 과학적인 것임을 명쾌하게 설명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IBPS(International Brain Psychotherapy Society)는 미국 코헨대학교와 코헨신학대학 상담대학원 뇌치유상담학 석박사 과정 학생들의 학문적 연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손매남 박사(코헨대학교 국제총장, 한국상담개발원 원장)가 2012년 설립했다. IBPS 월례세미나는 코헨대학교 상담대학원, 코헨대학교 국제부 후원으로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오후 1시에 열려 학문적 교류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