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갈등은 필연,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
팀 빌딩 게임 등 활용한 프로그램으로 하나 되는 체험 공유”

정학범 교수
▲정학범 교수는 “예수님 안에서 하나인 것을 ‘말씀’으로도 깨달아야 하지만,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하나가 되는 것을 체험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교회 공동체 내 원활한 ‘소통’과 ‘협력’은 건강하게 성장하는 교회의 핵심 요소이다. ㈜마중물교육 대표컨설턴트인 정학범 교수(단국대 외래교수)는 2003년부터 일반 기업과 대학, 지방자치단체의 건강가정지원센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소통과 갈등 관리를 통한 조직 활성화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배워서 남 주자’라는 마중물교육(소장 강효정)의 모토를 따라, 레고와 팀 빌딩 게임, 교류분석(TA)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한국교회 내 공동체 활성화, 소통 강화, 갈등 관리를 돕는 재능기부 강의도 해왔다.

정 교수는 대학 강단에서 주로 글로벌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 대인관계 등을 강의하고, 특강으로는 모의 경영 시뮬레이션, 기업가 정신, 선배 시민(어르신) 등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현재 ㈜맥그로우컨설팅그룹 조직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행정안전부 혁신활동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크리스천 CEO 훈련과정인 명지대학교 C-LAMP(씨램프) 총무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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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학범 교수는 기업, 대학, 지자체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마중물교육 제공

정 교수는 서울 영등포 한남교회(예장합동)를 당회 서기 및 시무장로로 신실하게 섬기면서, 마중물교육 소장인 아내 강효정 권사와 전국 교회 수련회, 성경학교, 워크숍 특강 강사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싸가지가 있어야 성공한다’(한국방송대출판부, 2019), 공저 ‘셀프리딩트레이닝’(도서출판 맥그로우, 2010) 등이 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정 교수를 만났다.

-교회 내에도 효율적 공동체 운영에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 필요를 어떻게 채워주고 계신가요.

“요즘 교회 구성원들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어르신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이때 레고로 자동차를 만든다든가, 여러 게임 형태를 팀별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활용해 자연스럽게 공동체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 외에 중직자, 여성 리더, 구역장들을 대상으로 훈련하고, 청년부 수련회, 중고등부 수련회에서도 팀 활성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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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등을 활용한 조직 활성화, 팀 활성화 시뮬레이션 모습. 이러한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자연스럽게 조직 활성화를 돕는다. ⓒ마중물교육 제공

교회라는 곳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많은 갈등과 미묘한 분위기가 형성될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예수님 안에서 하나라는 것을 심어주기 위해 먼저는 ‘말씀’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런 팀 활성화,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하나가 되는 것을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교회 내 세대 갈등도 ‘생각과 가치관의 다름’에서 오는데, ‘서로 이해하라’는 말만으로 쉽게 이해가 안 됩니다. 레크리에이션, 게임, 팀별 과제를 수행하면서 같은 활동을 열중해서 하다 보면 서로의 성격도 이해하게 되고, 다름을 인정하고 자연스럽게 관계도 가까워지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전교인 수련회, 목사님들 모임, 사모님들 모임에서도 이러한 방식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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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등을 활용한 조직 활성화, 팀 활성화 시뮬레이션 모습. ⓒ마중물교육 제공

-교회 공동체의 소통 강화를 위한 노력도 궁금합니다.

“TA(Transactional Analysis, 교류분석)라는 도구를 통해 우리의 행동 패턴을 체크해 봄으로써 우리의 자아상태를 진단합니다. 먼저 나 자신을 명확하게 파악한다면,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진단하는 데는 10분~20분 정도 소요가 되고, 그 진단을 해설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모습을 확인해 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통해 가족을 비롯해 교회 사람들, 주변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방법을 찾아갑니다.”

-㈜마중물교육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마중물교육의 모토는 ‘배워서 남 주자’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수진과 연구진들은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하고 있습니다. 자기 계발을 하면서 얻은 지식과 정보와 지혜를 한국교회와 대학, 각계각층 등에 나누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최근에는 평생교육 분야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선배 시민 교육이나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교육 등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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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학범 교수가 한남교회에서 ‘행복한 가정, 행복한 교회’라는 주제로 특강을(왼쪽), 한남교회 중고등부 수련회에서 팀 빌딩 강의(오른쪽)를 하고 있다. ⓒ마중물교육 제공

-교회 내 다음 세대를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회학교를 위해 조언해 주고 싶은 것이 있습니까.

“교회가 ‘싸가지’가 있는 젊은 인재를 양성해야 된다고 봅니다. ‘싸가지’는 다른 것이 아니고, ‘인의예지(仁義禮智)’입니다. 유교적 가르침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성경적 가르침과 같습니다. 예수님의 어질고, 공의를 생각하고, 사회를 생각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긍휼히 여기는 것 등이 다 ‘싸가지’에 해당이 된다고 봅니다.”

-지역아동센터에서도 9년째 재능기부 및 학용품 기부를 해오셨습니다.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많은 분이 도움을 주고 계시는데, 저는 재능기부로 특강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자신의 자아상태를 분석한다든가, 자신의 성격을 파악한다든가, 팀 활성화 게임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 나누리선교회(대표 정우숙), 화곡동 곰달래길 문구유통센터 등을 통해 문구용품 등을 기증해 왔습니다.”

정학범 교수
▲정학범 교수는 “어르신들의 평생교육 활성화, 다문화가정을 위한 기여, 교회 퍼실리테이터 양성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지금까지의 활동을 바탕으로 어떤 비전과 소망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첫 번째로, 어르신들의 평생교육 활성화입니다. 어르신들이 시간은 많고 여유가 있는데, 교육을 통해 자녀들과 손자 손녀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이들과 잘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입니다.

두 번째로, 다문화가정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있습니다. 한국에 다문화가정이 5% 가까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다문화가정들이 여러 어려움이 있습니다. 먼저 부부간 소통의 어려움입니다. 다른 문화권에서 20년 이상 살던 사람이 부부로 만나서 언어적인 소통도 어렵고 문화적인 어려움 등이 있습니다. 또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들을 돕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역량을 활용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교회가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과 발전의 길을 찾아 개혁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교회 퍼실리테이터들도 양성하고 싶습니다. 교회가 계속 고여있고, 개혁을 안 하고 변화를 안 하면 썩습니다. 교회 내 기성세대와 젊은세대, 다수 의견과 소수 의견 가운데 발생할 수 있는 갈등 상황에서 서로 충분한 의견을 내고 토론할 수 있도록, 이론과 실습으로 훈련받은 전문 퍼실리테이터들이 교회에서 활동하는 시스템이 정착되길 기대합니다.”(교육문의 마중물교육연구소 02-3665-8045, 010-3778-8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