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문안아트갤러리서 진행, 4월 5일 아티스트 토크와 콘서트 개최

고난·부활절 특별기획 김문선 사진전
▲김문선 작가의 작품들
고난주간과 부활절을 맞아 서울 종로 새문안교회 내 새문안아트갤러리에서 김문선 작가의 특별 사진전 ‘안녕! 나의 불안아’(Hello, my anxiety)가 진행 중이다.

3월 29일부터 4월 22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개인적인 감정을 출발점으로 하여,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직면한 삶의 근원적인 불안을 진지하게 탐구하는 자리로 기획됐다.

작품들은 작가의 어린 시절 형성된 트라우마와 불안을 표현하는 한편, 불안을 따뜻한 털실로 감싸안고 탈출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전쟁 중 가족과 헤어진 어머니의 삶은 작가에게 깊은 트라우마를 남겼고, 이후 신문과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끊임없는 전쟁과 폭력, 사고 소식은 작가를 공포와 불안에 시달리게 했다.

일생에 걸쳐 불안에서 탈출하려는 과정은 작가가 채택한 여러 상징적인 요소들로 표현됐다. 얇은 유리로 만든 와인잔과 전구, 허리디스크를 유발한 하이힐, 산업화의 편리함 뒤에 숨어 있는 보이스피싱의 위협을 상징하는 핸드폰, 소통의 단절을 표현하는 젊은이들의 헤드폰 등이 그 예이다.

전시는 평면작품과 설치, 영상으로도 이루어진다. 도시의 빼곡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과 폭력이 끊이지 않고, 점점 더 공격적인 사회 범죄, 심각한 질병, 재해, 환경 문제 등으로 위태로워지는 지구의 모습은 지구본을 통해 나타난다. 전시를 관람하면서 현대인들에게 ‘과연 안전한 곳은 어디일까?’ ‘우리의 불안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김문선 작가(새문안교회 권사, 새문안교회 역사관부 전시운영팀 및 미술선교팀 자문위원)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지구본 작품을 청평에서 6~7차례에 걸쳐 촬영했다. 그때마다 옆에 금성이 보였는데, 누군가 항상 나를 지켜보고 있음을 느꼈다”라며 “불안이 엄습하거나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 촬영 당시를 생각하며 ‘나를 항상 지켜 주시는 하나님이 계시는구나’ ‘주님을 의지하고 살아갈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난·부활절 특별기획 김문선 사진전
▲김문선 사진전 포스터(좌)와 토크와 콘서트 포스터(우) ⓒ김문선 작가 제공
이어 “팬데믹이 터졌을 때 불안은 개인의 노력이나 힘으로 이겨낼 수 없으며, 떠나보내는 것보다는 마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국 모든 불안은 인간의 힘과 의지로 극복할 수 없으므로 예수님 안에서 믿음을 더 단단하게 가져가야 할 것”이라며 “이번 사순절 고난주간을 맞아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을 되새기며 우리들의 삶의 방향을 설정해 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술평론가 박영택 경기대 교수는 이번 작품에 관해 “무수한 불안들이 일상 속에 공존하고 있는 것이 삶으로, 언제 닥칠지 모르는 공포나 불안을 우리는 잠시 망각하고 있을 뿐”이라며 “이 삶이 얼마나 허약하고 위태롭게 지탱되고 있는지에 대해 성찰하면서, 어쩔 수 없는 무거운 근심을 지니고 살아야만 하는 인간 존재의 숙명을 조심스레 헤아려보게 된다. 이 사진이 우리에게 그것을 견디는 힘이 되어 준다”고 평했다.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들은 “힘들고 불안한 삶의 모습 가운데 따뜻한 실의 감싸안음이 마치 하나님이 우리를 따뜻하게 품고 보살펴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근래 본 작품 중에서 가장 독특하고 좋은 것 같다” “인간의 불안한 삶을 작품으로 표현한 것이 특히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새문안교회 문화선교부는 오는 4월 5일 오후 3시 새문안홀에서 김문선 작가와 새문안 음악선교팀 ‘애니마(aniMa)’를 초청해 고난과 부활을 주제로 아티스트 토크 및 콘서트도 개최한다. 김 작가가 현대인들의 고난과 불안한 삶의 표현한 작품 ‘Hello! My Anxiety’, 비누를 소재로 사랑, 희생, 죽음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담은 작품 ‘Memento mori’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구성된 ‘aniMa’는 새문안 음악가인 소프라노 서미현, 메조소프라노 정자영, 피아노 박보윤, 바이올린 정승은, 일렉기타 박주영 등 5인이 출연해 기타 연주로 듣는 가시나무 곡과 피아노로 연주하는 마태 수난곡 중 베드로의 노래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인다.

김문선 작가는 “작품 소재 가운데 비누는 사용할수록 닳아 없어지면서 인간은 이롭게 한다. 곧 소멸과 희생, 사랑과 죽음에 대한 이번 포트폴리오에 맞는 음악을 선정하여 사순절 기간 더욱 의미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문안교회 문화선교부도 “듣고, 보고, 나누는 시간 속에 주님 사랑의 결정체인 ‘십자가’와 그분의 ‘다시 사심’으로의 소망과 기쁨이 온전히 전해지는 은혜의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