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 창립, 한국 이주민 선교의 새로운 시대 열 것
한국인과 이주민 모두 목회할 수 있는 다국적 목회자 중요

교회는 단순히 변화하는 문화적 흐름에서 살아남는 것 아닌,
그 안에서 성장해 모든 민족에게 소망·믿음·사랑의 등불 돼야”

한국에서 이주민 사역을 하는 외국인 사역자들의 모임인 ‘한국국제문화교류네트워크’(Korea Intercultural Network, KIN)가 내년 2월 정식 발족을 앞두고, 지난 12월 중순 인도 출신 라빈 부라(Raveen Burra) 산본시민교회 목사를 준비 모임의 총무로 추대했다.

지난 12월 14일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에서 열린 KIN 이니셔티브 모임에서는 이주민을 통한 이주민 선교를 하면서 ‘이주민 사역의 현지화’를 이루는 비전을 나누고, 일차적으로 한국 내에서 이주민 선교를 하는 20여 개국 사역자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총무를 비롯한 각국 코디를 내정했다. KIN은 KWMA의 뉴 타깃(New Target) 2030에서 이주민 선교 영역의 액션플랜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국국제교류네트워크(KIN)
▲라빈 부라 목사는 “KIN은 다국적 목사들이 다문화 공동체와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한 인사이트, 모범 사례, 전략을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사역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또 교회 지도자들이 포용적이고 조화로운 교회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문화 간 대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라빈 부라 목사는 최근 KWMA 세미나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 앞서 “한국은 오랜 역사와 놀라운 문화, 생명력 넘치는 유명하고도 아름다운 나라”라며 “특히 다문화 지형에서 한국이 얼마나 큰 변화를 겪고 있는지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이어 “KIN은 다국적 목사들이 다문화 공동체와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한 인사이트, 모범 사례, 전략을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사역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또한 이 네트워크는 교회 지도자들이 하나님의 다양한 창조의 풍요로움을 반영하는 포용적이고 조화로운 교회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문화 간 대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라 목사는 2012년 8월 대한민국 땅을 처음 밟은 이후, 지난 12년간 국내 지역교회에서 이주민 사역을 하고 있다. 사모는 이란 출신이다.

ㅡKIN이 탄생한 배경은 무엇인가요.

“10년 전만 해도 한국에는 190개국에서 온 약 140만 명의 외국인이 체류하고 있었습니다. 현재 그 수는 250만 명을 넘어섰으며, 2030년에는 5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국의 역동적인 인구 변화를 반영하듯 대도시에 살면 매일 최소 한 명의 외국인을 만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러한 이주민 인구의 성장은 단순한 통계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마음과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하려는 의지, 그리고 국제 사회의 수용도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오랫동안 수만 명의 선교사를 지구 저편으로 보내며 소망의 등불이 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하나님은 전 세계를 한국으로 초대하셨습니다. 바로 이곳에서, KIN을 통해 새로운 선교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국제 인구 증가에 대한 단순한 대응이 아니며, 지역교회가 다양한 공동체의 영적 요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필수적인 단계입니다. KIN의 탄생은 이렇게 시대가 요구하는 상황에서 시작되었습니다.”

ㅡ10여 년간 국내 이주민 사역을 한 소회는 어떤가요.

“한국의 다문화 지형의 변화는 통계에만 반영된 것이 아니라, 국가적 정신에도 반영되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외국인에 대한 한국인의 대응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목격했습니다. 한때 무관심이나 회피도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따뜻한 환대로 국제 이주민을 맞이하고, 도움을 요청받기 전에 도움을 주고, 영어와 다른 언어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뭉클합니다. 이를 통해 한국의 문화와 환대에 기념비적인 변화를 가져왔고, 외국인 주민들에 대한 포용이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교회에도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시합니다. 한국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언어 장벽, 문화적 오해뿐 아니라 새로운 삶에 적응해야 하는 벅찬 과제 등 나름의 어려움이 따릅니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이주민의 유입으로 성도들 안의 다양한 문화의 뉘앙스를 이해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한국국제교류네트워크(KIN)
▲지난 12월 14일 KWMA 세미나실에서 KIN 이니셔티브 모임이 진행됐다. ⓒKWMA 디아스포라 실행위원회
ㅡ효과적인 다문화 사역을 위해 어떤 제안을 하고 싶나요.

“저는 교회의 다문화 사역 비결은 모든 민족의 사람들에게 마치 집에서처럼 편안함을 느끼고, 신앙 속에서 성장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과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거주 인구의 다양성이 증가하고 있는데도 교회 리더십은 문화 간 사역의 필요성 증가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은 교회가 여전히 문화 간 리더십 수용에 대한 저항에 직면해 있으며, 일부 목회자들은 선한 의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경험이나 훈련이 아직 부족합니다. 외국인의 고유한 영적 욕구를 포함한 국제 사회의 복잡성은 지역교회 리더십들에게 상당한 도전 과제를 제시합니다.

또, 전통적으로 국내 타문화 선교는 현지 교회 지도부와 국제 성도 간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해외에 거주했던 한인 성도 또는 한인 목사에게 의존해 왔습니다. 이들은 문화적, 언어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주민 인구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한국인과 이주민 모두에게 목회할 수 있는 다국적 목회자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더 이상 특정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익숙한 얼굴 몇 명에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교회에는 다양한 문화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국경의 한계를 넘어 효과적으로 목회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며, 이들은 국제 언어를 구사하여야 할 것입니다.”

ㅡKIN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나요.

“이 네트워크의 필요성은 단순히 학문적 또는 물류적 관심사가 아니라 영적 긴급성의 문제입니다. 하나님은 여러 민족을 한국으로 유입시키셨고, 교회는 섬김과 수용으로 대응할 책임이 있습니다. 한국 내 국제 사회의 성장은 교회가 글로벌 차원에서 사명을 다할 수 있는 거룩한 기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국제사회에 대한 개방성은 주님의 선물이며, 우리는 이를 잘 관리해야 합니다. 지금이 우리가 일어서서 행동하고 은혜와 지혜, 연합으로 이끌어야 할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KIN은 다국적 목사들이 다문화 공동체와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한 인사이트, 모범 사례, 전략을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사역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회 지도자들이 하나님의 다양한 창조의 풍요로움을 반영하는 포용적이고 조화로운 교회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문화 간 대화를 촉진할 것입니다.

KIN의 사명과 목표를 다시 한번 정리하면 ‘K.O.R.E.A’로 소개할 수 있습니다. 첫째, 킹덤 패밀리(Kingdom Family)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통일성과 다양성을 반영하는 국제 사역자 공동체를 구축하고, 여러 나라의 사역자들이 모여 한국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데 서로를 지원합니다. 둘째, 통합 운영(Operate in Unity)입니다. 한국과 국내 이주민 교회 공동체 간의 더 강한 연결을 촉진하고 상호 이해와 협력을 촉진합니다. 셋째, 자원 공유 및 옹호(Resource Sharing and Advocacy)입니다. 포용과 정의를 촉진하는 정책을 옹호하면서 문화 간 사역을 위한 도구, 연구 및 전략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입니다. 넷째, 권한 부여(Empower Ministers)입니다. 국제 교회 지도자들이 문화 간 성도를 효과적으로 이끌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갖출 수 있도록 훈련, 자원 및 멘토링을 제공합니다. 다섯째, 포용 옹호(Advocate for Inclusion)입니다. 교회와 사회 내 차별과 소외 문제를 해결하고, 모두가 가치를 느끼는 포용적인 교회 환경을 조성합니다.”

한국다문화교류네트워크(KIN) 이니셔티브 모임
▲이날 모임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KWMA 디아스포라 실행위원회
ㅡKIN을 통해 한국교회가 새로운 선교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한국교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KIN의 설립은 단순히 한국의 변화하는 인구통계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이 나라 교회의 미래에 대한 대담한 비전입니다. 다문화 사역을 도전이 아닌 새롭고 아름다운 방식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기회로 바라보는 시각으로 바꿔야 합니다. 교회는 항상 차별의 장벽을 허물어야 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이 모든 민족에 닿도록 해야 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우리는 그 비전을 구체적으로 실현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하나님은 전 세계를 한국으로 이끌고 계십니다. 이러한 변화는 다문화적 맥락에서 복음이 어떻게 번성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국제 사역자와 다양한 공동체를 맞이할 수 있는 거룩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교회의 역할은 단순히 변화하는 문화적 흐름에서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성장하여 모든 민족에게 소망과 믿음, 사랑의 등불이 되는 것입니다. KIN을 통해 우리는 더 큰 문화적 역량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며 이 소명을 다룰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한국의 교회가 주변 세계를 반영하는 내일을 맞이할 수 있도록 헌신하고 있습니다. 성장하는 국제 사회와 협력하면서 전 세계 각지에서 많은 사람을 맞이해 준 나라에 대한 섬김과 공감, 깊은 감사의 마음으로 이 소명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일어서서 타문화를 넘어 그리스도께서 그려주신 일치된 몸으로 함께 봉사해야 할 때입니다. 열린 마음과 손으로 이 도전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하나님은 일하고 계시며, 대위임령은 바로 여기 한국에서 강력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KIN의 출범은 한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문화적 변화 중 하나인 이주민 사역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공동 노력의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KIN은 한국교회에 다국적 목회자 간 협력을 촉진하고 문화 간 소통의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한국교회를 모든 다양성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를 반영하는 통합된 기관으로 변모시키려 합니다.

이 모든 것은 지금까지 한국에서 새로운 선교의 시대를 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온 위디국제선교회, 한국복음주의협의회(KEF),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같은 단체들의 지도와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KIN은 기도와 파트너십, 목적 있는 행동을 통해 교회가 다양하면서도 통일된 몸으로 번영하는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도울 준비가 되어 있으며, 하나님 나라의 아름다움을 구현해 나갈 것입니다.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면서 하나님이 일하신다는 믿음으로 열린 마음과 손으로 도전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주님의 선교는 강력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KIN은 이 운동의 핵심 부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하나님 나라의 사랑과 연합, 다양성을 반영하여 우리가 일어서서 섬길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