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일터로까지 사역 확대하는 ‘일터교회’는 전통적 교회 개척의 대안
알게 모르게 누구나 ‘일터교회신학’ 실천하고 있어, 어려운 영역 아니야
그리스도인의 일과 일상생활이 신앙과 하나로 통합될 수 있기 위한 교계의 관심과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삶의 현장인 일터에서 신앙과 일을 통합시키고 이를 확장하게 하는 사역자를 양성하는 일에 주력하는 기관이 있다. 솔로몬교회성장연구소는 올해 1월부터 매주 월요일 ‘일터교회 2080 사역자 양육 세미나’를 열어 본격적으로 한국교회 내 일터교회와 일터교회신학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잡뉴스솔로몬서치에서 20여 년간 일터 사역을 하고, 현재 솔로몬교회성장연구소 소장이자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일터교회신학 겸임교수로 활동하는 김동연 박사를 만나 지나온 삶의 여정과 일터교회 개척의 필요성 및 전략에 대해 들어보았다.
“알고 보면 성경은 일(work)에 관해 많은 말씀을 하고 있다. 사실 ‘일’은 성경의 중요한 주제이다. 창세기 2장 15절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 동산에 두어 그것을 경작하며 지키게 하시고’에서 보는 것처럼, 하나님이 사람을 일하게 하려고 창조하셨다는 놀라운 말씀을 상기해야 한다. 여기서 ‘일’은 형벌이 아닌 즐거움으로, 하나님과 관계하는 방식으로 등장한다.
이같이 성경은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일하는 법과 일의 원리를 제공한다. 예컨대 성경 66권에 ‘경영학 전후서’나 ‘기독교 전기공에게 보내는 서신’은 없지만, 하나님이 일을 어떻게 보시는가에 대한 가르침이 곳곳에 분명히 담겨 있다. 성경 저자들은 대체로 사람이 하는 일을 직접 거론하지 않고, 일에 대한 생각을 전제하고 있을 뿐이다. 가령 십계명 중 하나는 ‘안식일을 기억하며 지키라’(출 20:8)고 선포한다. 이 말만 들으면 마치 하나님이 안식일에만 관심을 가지시는 것 같다. 그러나 이 계명은 이어서 이렇게 말한다.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나’(출 20:9). 안식일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일하도록 정해진 주중의 다른 날도 다루고 있는 것이다. 요한계시록에는 여러 환상과 그 환상이 보여주는 사건이 언제 벌어질지에만 관심이 쏠린 나머지, 성경이 지금과 앞으로의 일도 말하고 있음을 보지 못할 수 있다.
일은 온 세상의 사람이 다양한 것만큼이나 그 종류와 형태, 의미가 다양하다. 그래서 ‘일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가 중요하다. 일을 ‘생계를 꾸리기 위해 감당하는 것’으로 보는 사람은 월급을 받기 위해 일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한 주간 40~50시간을 일하는 이유는 나머지 시간을 위해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그 의미가 또 다르다. 이처럼 일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저는 제가 하는 일을 ‘하나님께 특별한 부르심(calling)을 받았다’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부르심(소명)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 일이 선교사, 신학교 교수, 목사의 몫인가?’라고 질문해 볼 수도 있다.
성경은 지도보다 나침반에 가깝다고 한다. 우리가 미지의 세계를 향해 여행을 떠날 때는 나침반이 큰 도움이 된다. ‘일’은 사람의 소명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소명이기도 하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 1:1)에서처럼 하나님은 일을 하심으로 우리를 창조하셨고, 창 2장 15절처럼 ‘일하라’고 우리를 창조하셨다. 타락한 세상에서는 이것을 잘 찾아보기 어렵지만, 하나님은 일이 선한 것이 되도록 창조하셨다. ‘도둑질하는 자는 다시 도둑질하지 말고 돌이켜 가난한 자에게 구제할 수 있도록 자기 손으로 수고하여 선한 일을 하라’(엡 4:28)는 말씀과 같이 오늘날까지도 하나님은 일을 하여 스스로 생계를 꾸리고 다른 사람들을 섬기는 삶의 자리로 우리를 부르신다.”
“일터교회신학을 언급하면, 대부분 사람은 신학자의 영역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무덤덤할 수 있다. 하지만 일터교회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이 동의하든 안 하든, 누구나 일터교회신학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한다면 놀랄 것이다. 또 자신이 하나님의 뜻을 행한다고 확신하는 사람들도 부지불식간에 일터교회신학을 놓고 논쟁을 벌인다. 일터에서 만나는 비그리스도인들도 매일 모종의 방식으로 일터교회신학에 대처하는 것을 보게 된다.
‘하나님에 대한 믿음’은 일터의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이며, 이것이 바로 일터교회신학과 연관돼 있다. 우리가 일터에서 하나님에 대해 던지는 질문은 단지 종교적인 질문에 그치지 않고, 삶을 궁극적으로 변화시키는 것들이다.
전국의 각 신학대학교에서 ‘일’을 적극적으로 다루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일터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문제의 딜레마를 논의하고 싶은데, 신앙과 하는 일이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말씀해 주는 신학 교수, 지역교회 목사님이 많지 않다.
대부분 그리스도인은 우리가 다른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고, 하나님과는 어떤 관계를 맺는지, 또 도덕적 해이가 만연하는 일터에서 속이고, 훔치고, 십계명을 어기는지에 하나님이 관심을 가지신다고 믿는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가 일터에서 하는 일 자체를 중요하게 보신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많은 그리스도인이 매우 놀랄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생계를 위해 무슨 일을 하는지, 그 일을 어떻게 하는지, 또 받은 능력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까지 큰 관심을 가지고 계신다.
우리는 일을 통해 우리를 향한 하나님 뜻의 많은 부분을 성취할 수 있다. 또 일이라는 부르심 가운데 삶의 현장에서 예수님의 음성을 듣고, 그 음성에 반응할 수 있다. 우리가 일평생 일터에서 보내는 약 10만 시간 동안 그리스도를 따르지 않는다면, 과연 그리스도를 따른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리스도인 직장인이 일주일 중 지역교회에서 보내는 시간은 삶의 일부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일주일의 모든 날에 관심을 가지신다.
그렇다면 주중 일터에서도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마찬가지로 시간을 구별하여 설교를 듣고, 다른 사람들의 좋은 사례를 본보기로 삼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며 기도하고, 무엇보다 성경을 연구하고 실천에 옮기면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삶의 모든 측면이 준비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일터교회신학이 필요한 이유이다.”
“무엇보다 성경을 가까이해야 한다. 성경은 우리 인생의 매뉴얼이다. 인간을 만드신 하나님께서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면 행복한지를 가르쳐주신다. 자동차가 흔하지 않던 시절, 어떤 분이 매뉴얼을 읽지 않고 차를 몰고 다녔다. 그분은 엔진오일을 교환해 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고, 결국 엔진이 다 망가져 차를 폐차할 지경이 되었다. 하나님이 쓰신 인생 행복 매뉴얼인 성경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또 성경은 하나님이 내게 보내신 사랑의 고백서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성경 말씀을 사랑하게 된다.
아울러 성경은 기적의 이야기이고 영적인 힘이며, 내 영혼의 양식이다. 저는 매일 말씀 묵상을 한다. 귀납적 묵상으로 삶의 변화를 돕는 ‘날마다 솟는 샘물’로 묵상하면서 가정과 일터에서 신앙과 삶을 통합시키고자 한다.
제가 늘 항상 마음에 품는 말씀은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 6:33)이다. 삶의 현장에 하나님의 나라와 의가 구현되는 사랑의 공동체를 회복하라는 말씀이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살 5:16~18)는 말씀도 좋아한다.”
ㅡ일터교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는?
“저희 회사는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에 전 구성원이 일터예배를 드리기 시작하면서 의사소통과 업무수행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먼저 경배와 찬양으로 시작되는 예배를 통해 구성원들은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할 수 있었고, 영혼과 육신의 변화가 일어났다. 일터예배 시간은 신앙을 토대로 회사의 비전을 공유하는 시간이 되었다.
그러고 나서 수직적인 업무 중심의 일반 회사와는 다른, 프리랜서의 수평조직이 자연스럽게 사랑의 공동체로 분위기가 바뀌면서,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업무 협력이 이뤄졌다. 사내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지고, 각종 건의사항이나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가 하면, 오해와 편견도 사라지고 회사에 대한 자부심도 두드러지게 드러났다. 이는 곧 효율적인 경영과 구성원들의 놀라운 성과로 돌아왔고, 회사의 경쟁력도 높아졌다.”
“성경의 마지막 기록인 요한계시록에 일곱 교회가 나오는데, 칭찬이 있는가 하면 책망도 있다. 그중 빌라델비아 교회 같은 일터교회가 되길 사모하며 달려가고 있다. 빌라델비아 교회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책망이 없는 교회였다. 둘째, 수많은 고난 속에서 믿음을 지켜 칭찬받는 교회였다. 셋째, 주님이 열쇠를 들고 나타나서 문을 열어주신 복 받은 교회였다.
빌라델비아 교회는 결코 편안한 환경에서 신앙생활을 한 것이 아니었다. 우리도 일터에서 사회생활을 하며 말씀을 지키기 위해 인내해야 할 때도 많다. 이탈리아 로마와 터키 갑바도기아에 가면, 믿음의 선배들이 신앙의 박해를 피해 무덤속에 들어가고, 땅을 파고 굴속에 들어가서 하나님께 기도하고 말씀을 지키다 순교한 카타콤이 있다. 오늘날에도 삶에서 신앙과 말씀을 지키는 일은 때로는 생명을 거는 것과 같다. 내가 서 있는 그곳, 일터에서 말씀을 지키기 위해 고난을 받더라도 인내하고 빌라델비아 교회와 같이 주님께 칭찬받는 교회가 되고 싶다.”
ㅡ앞으로 일터교회 사역의 비전은?
“과거 한국은 가장 암울했던 때 세계에서 버림받은 것 같은 나라였지만, 하나님께서 선교사들을 보내셔서 복음을 전파하게 하셨다. 그리고 세계 선교사에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엄청난 기적이 일어나 교회의 부흥과 함께 나라는 민주화, 선진화되고 발전했다. 오직 하나님이 하신 일이다. 한국교회는 하나님께 감사하고 그 은혜를 잊지 말고 겸손한 자세로 다시 세상에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려면 번영신학, 성공신학, 물량주의에 휩쓸리고, 분열하고 형제교회를 비판한 지난날을 회개하고, 주의 보혈의 피로 정결하고 새로워져야 한다. 그 누가 뭐라고 해도 하나님 앞에, 역사 앞에, 이 사회와 민족 앞에 다시 희망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저는 한국교회의 혁신과 세계선교의 새로운 대안으로서 일터교회를 제시하여, 그리스도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이름, 능력의 이름을 삶의 현장인 일터에서 크게 외칠 수 있길 기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제가 대표이사로 있는 ㈜잡뉴스솔로몬서치의 솔로몬일터교회 공동체와 함께, 인재코디네이터로서 전문 직업을 찾아주고 기업에는 인재 채용을 도와주면서 80만 법인기업 중 20만 기독교인 기업에 풀타임 사목을 파송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일터목회를 통한 일터 복음화를 이루고, 일터교회를 새롭게 함으로써 세상을 이롭게 하며, 더 나아가 복음으로 세상을 물들일 수 있길 소망한다.”
한편, 솔로몬교회성장연구소는 매주 월요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서울 서초구 방배로 미주플라자 1층 연구소에서 일터교회 2080 사역자 양육 세미나를 진행한다. 삶의 현장인 일터에서 신앙과 일을 통합시키고 확장하기 원하는 사역자를 대상으로 하며, 등록비와 점심 식사비는 무료이다.(문의 02-3486-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