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자 선교사가 지난 28일 예수기쁨교회에서 간증하고 있다.
▲양영자 선교사가 지난 28일 예수기쁨교회에서 간증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 예수여 나를 도와주소서’, 이 찬양을 수없이 부르면서 엉엉 울며 하나님께 기도드려요. 제가 겪고 있는 이 조울증, 회복된다면 가난한 영혼, 지친 영혼들을 주님께 인도하겠다고요. …거의 2년을 세상에 드러내지 않고 살다 보니 주위 사람들이 저를 보면서 ‘아무리 봐도 이제는 회복되지 않을 것 같아, 양영자는 다시 일어날 수 없어, 끝난 인생이야’ 하며 한 사람씩 한 사람씩 제 주위를 떠나가는 거예요. 그런데 하나님 말씀만이 저를 붙들어주셨어요.”

각종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쓸며 15년간 그 누구보다 화려한 탁구 인생을 산 ‘탁구 여왕’ 양영자 선교사(한국WEC국제선교회)는 25세에 은퇴한 후 인생 최대 고비를 맞았다. 가까운 이들의 끈질긴 기도와 상담, 도움,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과 은혜로 기적적인 회복을 경험한 그는 이후 가진 재물을 어려운 이들을 위해 기부하고, 1997년 남편 이영철 선교사와 함께 몽골로 떠났다. 14년간 ‘탁구 선교사’로 몽골 등에서 제2의 인생을 펼치고, 2012년 귀국한 후 지금까지는 ‘탁구 꿈나무 지도자’이자 ‘복음 전도자’로서 제3의 인생을 누리고 있다.

예수기쁨교회(박병득 담임목사)가 지난 28일 서울 광진구 군자동 미라크아트홀에서 드린 ‘전 국가대표 탁구 금메달리스트 양영자 선교사 초청 간증예배’는 말씀과 찬양을 통해 성도들과 지역주민에게 하나님의 큰 위로와 평안을 전하는 시간이었다.

전북 익산에서 태어난 양 선교사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탁구를 배우면서 강한 승부 근성과 실력으로 1981년 탁구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이후 1983년 제37회 도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탁구 최초로 여자 단식 은메달, 1986년 제10회 서울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양영자 선교사 초청 간증예배
▲양영자 선교사는 이날 성경말씀과 찬양으로 간증했다. ⓒ이지희 기자
이어 전설로 기억되는 양영자-현정화 조를 이뤄 1987년 제38회 뉴델리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세계 최강인 중국을 꺾고 여자 복식 금메달을 따냈으며, 여자 단식 은메달, 여자 단체 은메달, 혼합복식 동메달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도 현정화와 함께 여자 복식에서 난공불락이었던 중국의 자오즈민-첸징 조를 역전의 역전이라는 극적 승리로 이끌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날 ‘나를 다시 이끌어 올리신 하나님’이라는 제목으로 간증을 전한 양영자 선교사는 “탁구를 하다가 안 될 때, 화풀이하는 물건이 제 탁구 라켓이었다. 그래서 제 탁구 라켓은 항상 흠집이 나 있었다. 죄도 없는 라켓은 찍히고 물림 당하고, 던져지기도 했다”며 “이러한 제 모습을 보면서 코치 선생님이 하루는 저에게 교회를 나가보라고 했다”며 교회에 첫발을 디디게 된 사연을 전했다. 양 선교사는 “코치 선생님은 교회를 나가는 분이 아니신데, 제가 성격도 급하고 마음의 컨트롤이 안 되는 것을 보고 교회에 가면 마음의 수양이 좀 되지 않을지 하여 제게 교회에 나가보라고 하신 것을 나중에 알게 됐다”라며 “그래서 교회를 나갔는데 (그때는) 왔다 갔다 했다”고 말했다.

중학생이던 어느 날, 그는 교회에서 ‘노하기를 더디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잠 16:32)는 말씀을 접했다. 너무 좋은 말씀이라 길을 걸어가면서도 외우고, 탁구하다 화가 나려고 할 때면 이 말씀을 외웠다고 한다.

중학생 때 그의 꿈은 국가대표가 되어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양 선교사는 “다 마찬가지겠지만, (누구나) 목표를 달성하고 성공을 이루기 위해 순조로운 것 같진 않다. 저는 팔 부상과 간염이라는 암초를 만나게 된다”며 “한참 훈련하는데 팔을 올리지도, 내리지도, 펴지도, 구부리지도 못하는 통증이 와서 병원에 가니 테니스 엘보로 팔을 안 쓰면 괜찮다고 했다. 탁구선수가 팔을 안 쓸 수 없어 6년간 진통제를 맞으며 선수생활을 지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믿음이 좋아서가 아니라, 방과 후가 되면 집에 먼저 가지 않고 교회에 먼저 가서 ‘하나님, 제 팔 좀 낫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를 드리고 귀가하곤 했다”고 말했다.

양영자 선교사 초청 간증예배
▲왼쪽부터 양영자 선교사, 장광수 목사, 박병득 담임목사가 이날 함께 특송을 했다. ⓒ이지희 기자
19세 때 국가대표선수가 된 후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그는 주전 멤버로서, 예상치 못하게 중국의 1위 선수를 이기고 여자 단식 은메달을 차지하게 된다. 곧 한국 매스컴을 통해 탁구 유망주로 떠오르지만, 6년간 진통주사로 버티다 보니 효력이 떨어지고 병원에서도 팔을 고칠 방법을 찾지 못하면서, 은퇴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 ‘기도원에 가면 목사님이 안수기도해서 아픈 사람들이 낫는 일이 있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기도원을 찾았다.

양 선교사는 “아무런 방법이 없으니 기도원이라도 가보자고 해서 갔다. 기도원에 갔는데 안수기도만 하시는 줄 알았던 목사님께서 복음에 관해 말씀하셨다”라며 “하나님께서 인간을 너무 사랑하셔서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우리 죄를 사해주기 위해 십자가에 돌아가시는 고통을 당하시고, 보혈의 피를 흘리시고 십자가에 죽으신 후 3일 만에 부활하셨다는 말씀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복음을 접하고 ‘도대체 내가 뭐기에, 나 같은 죄인을 위해 예수께서 십자가에 죽으시고 3일 만에 부활하셨을까’를 생각할 때 눈물이 났다. 눈물, 콧물 흘리며 예수 그리스도를 내 인생의 주인으로 영접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양 선교사는 목사님의 안수기도를 받고, 아픈 팔을 고침 받았다. 그는 “하나님께서 제 팔을 고쳐주시는데, 하나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은 무엇이든지 하실 수 있는 분임을 처음 깨달았다”라며 “중학교 시절 방과 후에 교회에서 드린 기도를 하나님은 6년간 결코 잊지 않으셨고, 제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팔을 고쳐주셨다”고 간증했다.

한창 탁구로 승승장구할 땐, 동료 선수들보다 자신의 실력이 더 뛰어나기 때문이라며 자만할 때도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나중엔 하나님이 각 사람에게 재능과 은사, 달란트를 선물로 주셨고, 자신에게는 탁구라는 재능을 선물로 주신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양 선교사는 “훌륭한 탁구선수가 되어 명예로운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에서, 이 탁구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제 중심에서 하나님 중심으로 가치관이 바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양영자 선교사 초청 간증예배
▲맨 왼쪽부터 김세준 교수, 추태화 교수, 박병득 담임목사, 양영자 선교사, 장광수 목사, 금병호 장로, 이희성 성도 ⓒ예수기쁨교회
한참 후 그는 또 한 번 간염이라는 장애물을 만난다. 이로 인해 다리에 힘이 빠지고 눈이 피곤해지고, 빨리 지쳐서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때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와 ‘주님여 이 손을’이라는 찬양을 부르며 큰 위안을 받았다고 했다. 양영자 선교사는 “88올림픽 전에는 올림픽에 탁구 종목이 없었다. 선수로서 88올림픽까지 꼭 하고 싶다는 소원이 있었는데, 체력이 받쳐주지 못했다. 간수치가 올라 50일간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올림픽까지 체력을 달라고 기도했다”며 “‘대저 의인은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려니와 악인은 재앙으로 말미암아 엎드러지느니라’(잠 24:16)는 말씀을 보며 하나님께서 포기하지 말고 다시 일어나라고 하시는 것 같았다. 이 말씀을 붙들고 여러 과정을 거치며 올림픽에 출전했다”고 회상했다.

양 선교사는 “86년 아시안게임, 87년 세계선수권대회, 88년 올림픽까지, 세계에서 탁구를 제일 잘하는 나라, 난공불락이라는 중국을 이기고 금메달을 딴 것은 정말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할 수 없었던 일”이라며 “춘천에서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렸을 때, 제가 퇴원한 지 얼마 안 돼 훈련이 안 됐고, 자신이 없었다. ‘하나님, 제가 약하고 할 수 없습니다. 도와주세요’라고 기도했다. 준결승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선수와 마지막 세트를 겨루는데, 한 점 한 점 최선을 다하여 10점을 연속으로 따면서 21대 18로 역전승을 거뒀다”고 전하기도 했다.

88올림픽 때도 이미 단식에서 금메달, 동메달을 딴 중국 선수들과 복식으로 겨뤄야 했다. 양 선교사는 “시합 시간이 다 됐는데, 우리보다 실력이 한 수 위고 마음이 위축돼 너무 자신이 없었다. 정화에게 ‘우리 하나님 앞에 기도하고 들어가자’고 했다. 두 손 꼭 붙들고 ‘훈련했던 것을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들어갔다”고 말했다. 결국 한 세트씩 주고받은 후, 마지막 세트에서 상대 팀이 호흡이 맞지 않아 다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21대 10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양 선교사는 “기자들이 소감을 물을 때, 우리들이 부족하지만 신앙의 힘으로 우승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하나님께 영광 돌린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고전 1:27)라는 말씀처럼, 약한 저를 들어 하나님께서 강하게 하셨고, 할 수 없는 저를 들어 할 수 있게 하셨음을 고백했다. 제 삶에서 가장 약할 때 강함 되어 주신 하나님이 오늘 이 자리의 성도님들의 하나님이 되어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