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픈도어는 최근 세계 기독교 박해지수인 ‘2024 월드와치리스트(World Watch List, WWL)’를 발표하고, 지역별 최신 박해 동향으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폭력 증가’, ‘중국·인도, 교회 폐쇄와 공격 증가’, ‘중동·북아프리카 교회의 급속한 감소’, ‘니카라과의 극도로 악화된 상황’ 등을 소개했다. 본지는 지역별 박해 동향을 연재로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중국·인도, 교회 폐쇄와 공격 증가

①인도, 총선이 다가올수록 폭력이 급격히 증가

오픈도어는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으며 광대한 인도의 동향은 뒤섞여 있다”며 “기독교인들의 상황이 일부 지역에서는 빠르게 악화했고, 다른 지역에서는 향상되었다. 그래서 국가 전역에 걸쳐 기독교인들의 종교 자유는 (2023년 82점에서 2024년 83점으로 박해지수가) 단지 1점 올랐지만, 기독교인들에게 더 폭력적으로 되어가고 있음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신앙을 이유로 죽임당한 인도의 기독교인도 증가하여 2022년 10명에서 2023년 17명, 2024년에는 160명을 기록했다. 폭력 점수를 구성하는 다른 여러 공격도 증가하여 교회, 기독교 학교, 기타 기독교 기관에 대한 공격 건수가 2022년 91건, 2023년 180건, 2024년 5,900건 가까이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 중 교회와 기독교 학교에 대한 공격만 2023년 67건에서 2024년 2,228건으로 급증했다. 기독교 사업에 대한 공격은 2022년 2건, 2023년 37건, 2024년 1,572건이었다.

가장 극적인 부분은 2024 WWL 보고 기간, 집에서 내쫓긴 인도 기독교인이 62,000명을 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2022년 380명, 2023년 834명과 비교해 기하급수적인 급등 현상이다. 폭력과 내쫓김이 급증한 중심지는 바로 2023년 5월 다수인 메이테이족과 소수인 쿠키족 사이의 교전이 시작된 인도 북동부 마니푸르주였다. 힌두교인이 대부분인 메이테이족 부족을 ‘지정부족’에 포함시키는 것이 기독교인이 대부분인 쿠키족 지역에서 문제가 될 수 있어, 이를 반대한 쿠키족들과 부딪혔다.

오픈도어는 “종족 집단 간 분쟁에서 기독교인들이 표적이 되면서 종교적 차원의 모습을 띠게 되었다”라며 “온라인에서 쿠키족을 향한 혐오 발언이 뒤엉켰고, 수백 개의 교회, 심지어 메이테이족 성도들을 둔 교회들도 파괴됐다. 또 많은 사람이 죽임당하고, 수많은 이들이 집에서 쫓겨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유엔은 성명문에서 “제기된 폭력은 쿠키 소수민족 출신의 모든 연령의 여성과 소녀 수백 명을 겨냥한 젠더 기반 폭력 이미지, 윤간, 거리에서 여성들을 나체로 끌고 다니는 것, 죽음을 초래하는 심한 구타, 그리고 살거나 죽은 채로 불태우는 것을 포함한다”고 언급했다. 오픈도어도 “마니푸르주에서 쿠키족 출신 두 여성이 나체 상태에서 군중에 의해 끌려다니며 추행을 당하는 모습을 보여준 끔찍한 비디오는 충돌 가운데서 보통 여성이 큰 대가를 치르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 사건으로 마니푸르주와 인접한 미조람주의 난민 수용소 상태가 악화돼, 유엔은 더 확실한 인도주의적 대응을 강력히 촉구했다. 그러나 인도 정부는 더디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테러 방지 부대는 소수집단을 공격하기 위한 구실로 권한을 남용했다는 보고가 있고, 온라인상 잘못된 보도와 통신 서비스 중단의 혼란이 있었다.

오픈도어는 “마니푸르의 혼돈 사태는 국가의 중앙 정부와 탄탄한 힌두 민족주의에 익숙한 배경에 맞서 발생했다”며 “통치당인 바라티야 자나타당(BJP)과 지도자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보호 아래 힌두교 극단주의자들은 모든 기독교인을 국가에 맞지 않는 사람으로 여기고, 순수 힌두교인들로 구성된 인도를 추구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한다. 특히 힌두교 배경 출신의 기독교 개종자들은 끊임없이 힌두교로 돌아가라는 압박 아래 있다”고 밝혔다.

2024 WWL에서 인도 마디아 프라데시주와 차티스가르주에서는 기독교인에 대한 적대감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반기독교적 압박의 흔적이 기록됐다. 2022년 말 차티스가르주의 한 마을에서는 70가정의 200명에 가까운 기독교인에게 신앙을 포기하거나 떠날 것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이 있었다. 이의를 제기한 사람들은 구타를 당했다. 2022년 말 우타르 프라데시주에서는 경찰이 9명의 목사를 개종 활동죄로 체포했다. 당시 한 목사는 딸과 사위의 결혼 피로연 중 체포됐다. 강제 종교 개종을 불법으로 하는 인도 11개 주 중 한 곳인 우타르 프라데시주에서는 이처럼 기독교인에 대한 강력한 탄압의 법적 구실을 제공하지만, 힌두교인들에 대한 동등한 기소는 찾아보기 힘들다.

한편, 인도 대법원은 ‘지정 카스트’ 범주의 달릿(불가촉천민)으로 널리 알려진 구성원들이 무슬림과 기독교인으로 확대되어야 할지에 대해 숙고하고 있다. 이는 대규모 정치적 불안을 촉발할 가능성 때문에 아주 민감한 문화적 이슈가 되고 있다.

또 2024년 4~5월에 치러지는 인도 총선은 불안을 더해, BJP는 중앙 정부 통제를 유지하기 위한 유세에서 종교적 갈등과 정치적 어려움을 유발할 수 있다.

②정부, 군중, 반란자들에 의한 전례 없는 공격과 폐쇄에 처한 교회들

2024 WWL 보고 기간 박해지수 41점 이상을 기록한 국가들 중 교회가 가장 많이 공격당한 10개국은 중국, 인도, 나이지리아, 니카라과, 에티오피아, 르완다, 수단,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앙골라였다. 이 10개국에서 공격을 당하거나 폐쇄된 교회, 기타 공공 기독교 건물은 14,129곳으로, 2024년 WWL의 목록에 오른 78개국 전체 건수(14,766곳)의 95%를 차지했다. 오픈도어 연구원들은 이 숫자는 수천 곳이 더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1만 곳의 교회가 폐쇄된 것으로 추정하고, 인도에서는 2,228곳의 교회가 공격당하는 등 교회가 폐쇄되거나 파괴되며 취약함을 나타냈다. 두 국가의 경우만도 2024년 WWL에 등재된 모든 국가에서 발생한 교회 공격 및 폐쇄 사건 중 83% 가까이 차지했다.

교회 폐쇄 건수는 중국 가정교회가 단연코 가장 많았다. 오픈도어는 “‘가정교회’ 용어는 중국의 환경에서 오해의 소지가 자주 있었다. 처음에는 예배하기 위해 모인 소규모의 등록되지 않은 가정예배 모임으로 시작했지만, 많은 곳이 성장해 호텔 시설, 또는 사무실 임대층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모임을 했다”며 “매주 흔히 수백, 심지어 수천 명의 성도가 이 교회에 출석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시행된 조치를 이용한 당국에 의해 그러한 자유는 끝났다”라고 밝혔다.

오픈도어는 “중국은 일련의 신구 권위주의적 정책들을 통해 수천 개의 교회를 폐쇄했다”며 “호텔 또는 사무실 건물에서 모였던 등록되지 않은 대형 ‘가정교회’는 어쩔 수 없이 눈에 덜 띄는 가정예배 모임으로 무수히 갈라졌고, 많은 곳에는 목회자 리더십이 거의 없고 자원이 많지 않다. 그와 동시에 국가가 승인한 교회들(TSPM, 삼자애국운동)의 많은 장소가 어쩔 수 없이 폐쇄되거나 더 큰 교회들과 합쳐졌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러한 정부의 압박에 더해, TSPM의 새로운 규정들이 2023년 시행되어 실제 공산당이 기독교의 우선순위와 가치들을 어떻게 과감히 재정립하고자 하는지 27조, 36조, 39조, 40조 등에서 분명하게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오픈도어는 “중국과는 대조적으로 인도의 교회 공격은 공격적인 군중에 의해 자행된다”며 “마니푸르주 임팔의 도미닉 루몬 대주교에 따르면, 2023년 5월 4일 마니푸르 폭력 사태가 시작되고 처음 36시간 동안 249개의 메이테이 교회가 파괴되었다. 이는 (대개 기독교인인) 쿠키족이 아닌, 메이테이족 힌두교인들과 사나마히즘 신자들에 의해 파괴된 메이테이 교회였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루몬 대주교는 교회를 겨냥한 메이테이 군중들은 아람바이 텡골과 메이테이 리푼 자경 단체들을 통해 조직됐다고 주장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