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픈도어는 최근 세계 기독교 박해지수인 ‘2024 월드와치리스트(World Watch List, WWL)’를 발표하고, 지역별 최신 박해 동향으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폭력 증가, 중국·인도의 폭력 증가, 중동·북아프리카 교회의 급속한 감소, 니카라과의 극도로 악화된 상황 등을 소개했다. 본지는 지역별 박해 동향을 연재로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①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불안정한 상황과 종교적 동기에 의한 폭력 격렬해져
이 지역에서 폭력이 증가하는 이유는 아프리카 전역의 불안정한 상태에 대한 이슬람 극단주의 부류들의 착취가 공통된 맥락으로 꼽혔다. 오픈도어는 “말리에서 이미 악화된 안보 상황은 프랑스군이 2022년 11월 떠나자 국제 안보 구조의 외양을 잃었고, 말리 유엔평화유지군(MINUSMA)은 2023년 12월 말까지 완전히 철수해 지하디스트 공격의 여지를 더 남겼다”라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2023년 니제르와 가봉에서 정권 교체를 강제한 군사 쿠데타는 2022년과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일련의 전복 중 가장 최근의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군사 정권은 종교 다원주의에 언제나 우호적인 것은 아니지만, 니제르의 쿠데타 지도자들이 기독교인을 정권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의 최근 활동 재기는 더 폭넓은 민주주의의 퇴보를 내비쳤고, 이는 종교 단체들에 우려스러운 동향”이라고 덧붙였다.
통치와 안보의 균열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부르키나파소, 말리, 나이지리아뿐 아니라 소말리아, 모잠비크, 또 다른 국가들의 전역에서 지하디스트 활동을 위한 여지를 남긴 것으로 파악된다. 휴먼라이츠워치는 2023년 1월 이래 지하디스트 무장단체에 의한 ‘살인, 강간, 그리고 마을에 대한 약탈이 말리 북동부에서 만연함’을 기록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이슬람국가(IS) 집단 및 알카에다와 연계된 집단들이 가장 현저하게 확산됐다. 예를 들어, 콩고민주공화국 동부는 IS 집단에 동맹을 맹세한 이슬람 연합민주군에 안전한 곳이 됐다. 연합민주군은 우간다를 위태롭게 만들려 했고, 수년간 콩고 북동부에서 교회와 기독교인을 표적으로 삼았다. 2023년 1월에는 연합민주군이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의 카신디시 경계 지역에서 예배 중에 폭탄을 터뜨려 최소 12명의 사망자를 내고, 수십 명이 넘는 부상자를 냈다.
나이지리아에서 활동 중인 보코하람 무장단체의 구성원 수천 명은 무기를 내려놓았고, 이들은 나이지리아 북동부 및 다른 많은 지역을 계속 위협하는 ISWAP(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지부)에 가려졌다. 풀라니 무장단체의 기독교인 공동체에 대한 습격, 살인, 납치, 성폭력, 생계 파괴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23년 4월 17일부터 7월 10일까지 나이지리아 플라토주 기독교 공동체에 가해진 공격들은 이 국가에서 발생하는 잦은 폭력이 급증한 한 예다. 파라-말람평화재단(Para-Mallam Peace Foundation)의 보고에 따르면, 이로 인해 315명의 기독교인과 31명의 무슬림이 목숨을 잃었다. 또 이 공격들로 인해 6,603곳의 가정이 영향을 받았고, 대부분이 기독교인인 18,751명이 내쫓겨났는데, 그중 6,066명은 0~5세 사이의 고아였다. 국내 실향민들은 나이지리아 그리스도의교회 지역교회협회(COCIN-LCC)가 마련한 14개 수용소에 임시로 머물 수밖에 없었다.
오픈도어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도처에 있는 기독교인들은 종교적 이유로 표적이 되지 않더라도, 에티오피아, 수단, 카메룬처럼 지역 내 더 큰 충돌 가운데서 취약하다”며 “기독교인들은 사실상 처벌 없이 공격당하기 쉬운 목표물로, 이 같은 ‘편의에 의한 박해’는 기독교인들과 가족, 미래 세대의 장래 가능성을 심각하게 제한한다”고 분석했다.
②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외부 영향이 기독교인들의 삶 압박해
이 지역의 독재정권은 중국, 러시아와 적극적인 파트너 관계를 이루었다. 사회 기반 시설, 기술, 훈련에서 아프리카 내 중국 정부의 역할 증대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독재 권을 가능하게 하고 강화했다. 한 예로 화웨이와 같은 중국 기업들은 아프리카 시장에 대규모로 진출하고 있다.
오픈도어는 “영국에 기반한 개발학연구소에 따르면, 아프리카 정부는 감시기술에 연간 10억을 소비하고 있다”며 “가장 큰 고객은 아프리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이지리아의 연방정부와 독립 주”라고 밝혔다. 이 보고에서는 유럽과 미국도 감시기술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고자 했으나, 아프리카의 시장 점유율을 결국 중국에 내주었다고 했다.
중국 정부의 경우 권위주의적 통치모델을 직수출하기 위한 첫 시장으로 아프리카를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픈도어는 “중국 공산당은 베이징 일당 지배와 사회경제 계획 융합을 위한 정치 지도자 훈련에 전념하게 될 첫 해외 학술원을 탄자니아의 새로운 캠퍼스에 열었다”라며 “아프리카 6개국의 정당들이 학술원의 첫 간부단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WWL 보고 기간 아프리카에 대한 외부 영향은 러시아, 더 정확히는 러시아 정부와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민간 용병 바그너그룹에서 비롯되기도 했다. 바그너그룹은 부르키나파소, 말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모잠비크, 마다가스카르를 포함해 다양한 아프리카 국가에서 점점 더 활발해지고 있다. 민간인들에 대한 잔인함과 극단주의 활동을 진압하기 위한 무자비한 전략으로 알려진 이들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거점을 마련한 상황이다. 2022년 프랑스군이 말리에서 철수하자 바그너그룹이 그들이 사용하던 기지로 이동했다.
바그너그룹은 사헬 지방, 특히 부르키나파소와 말리, 또 그들의 존재가 느껴졌거나 계속 느껴지는 다른 나라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단체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정부의 부당함, 또는 바그너그룹이 자행한 잔혹성에 반대하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되었다.
부르키나파소, 말리의 연구원들은 바그너그룹이 범한 잔혹 행위들에 대해 기록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때때로 생명을 위협하는 이들의 본성을 언급했다. 테러 단체들과 싸우고자 하는 갈망이 공통된 가운데, 바그너그룹은 민간인을 소모 가능한 실체로 여겨 상황을 더 복잡하게 하고 있다.
또 바그너그룹의 영향력은 기독교인들을 위한 시민 공간을 상당히 억압하고 있다. 지정학적 복합성은 기독교인 중 바그너그룹의 행동에 반대하고, 서양과 연관되어 있다는 이유로 영향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개신교도들에게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이 밖에도 사병은 이슬람 무장단체들, 인신매매범, 처벌받지 않고 작전을 벌이는 조직적인 범죄 폭력단들을 막지 못했다. 이는 말리의 기독교인들이 그들과 같은 부류들로부터 경찰의 보호를 받기 위해 모이는 것을 의미한다. 프랑스가 개입하는 동안 이미 침해당한 정부의 영향권이 WWL 보고 기간 빠르게 약화하기 시작한 동향도 우려되는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바그너그룹의 필수적인 경제 분야, 특히 광산업에 대한 조작은 아프리카 국민으로 하여금 늘어난 혼란과 불안정으로 취약하게 만들면서, 단순한 인권 침해 너머까지 확장되고 있다고 오픈도어는 알렸다.
오픈도어 WWL 연구원장 프랜스 비어만(Frans Veerman)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이슬람 무장단체들의 위협은 해당 지역의 많은 기독교인이 더 걱정할 정도로 심해졌다”며 “기독교인들은 이슬람 극단주의 부류들 및 증가하는 독재정권이 쌍을 이루는 문제로 시달리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의도적으로 표적이 되거나 특히 취약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사하라 사막 이남에 있는 기독교인들에게 계속 늘어나는 위협이고,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에는 두 가지 압박이 그들을 완전히 뒤덮고 가옥과 마을에서 그들을 내쫓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비어만 연구원장은 “2022년 말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있는 기독교인들 중 최소 1,620만 명이 폭력으로 인해 강제로 난민이 되었는데, 이 지역 정부들은 지하디스트 단체들의 증가하는 영향력을 다루고, 공격자들로부터 취약한 이들을 보호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이와 같은 조치 없이는 한 때 번영했던 기독교 공동체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픈도어는 “이슬람 극단주의 부류들이 불안정한 정치적 상황을 이용하는 것은 아프리카 대륙에 걸쳐 일반적인 맥락”이라며 “지배 구조 및 보안의 균열은 부르키나파소(20위), 말리(14위), 모잠비크(39위), 나이지리아(6위), 소말리아(2위)에서 나타난 지하디스트 움직임에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