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재정 어려움 등 아시아 교회의 장벽 극복하려면 더 끈끈한 연합 필요
아시아 교회가 성경적 선교모델 개발한다면 글로벌 선교에 큰 기여할 것

강대흥 목사가 축사를 전하고 있다.
▲강대흥 목사가 축사를 전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사무총장이자 아시아선교협의회(AMA, Asia Missions Association) 회장인 강대흥 목사는 24일 저녁 인도네시아 센툴 SICC 11층 홀에서 열린 아시아복음연맹(AEA) 4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전했다.

강 목사는 이날 “지난 40년 동안 복음주의 운동과 함께 아시아 교회를 위해 봉사해 온 AEA가 아시아 교회에 큰 공헌을 해주신 것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또 AEA에 대한 큰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라고 말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대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아시아 교회의 협력과 성경적 선교모델 개발 등을 위한 AEA의 역할을 당부했다.

강 목사는 “현재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기독교는 급격한 변화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영국, 프랑스 등 서방교회와 북미교회에서도 쇠퇴 소식이 들려온다. 교회 건물은 이슬람교도, 힌두교도, 불교도에게 팔리고 있고, 일부는 유럽과 미국에서 술집과 서점으로 변하고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이어 “제게 캐나다 목사 친구가 한 명 있는데, 3년 전 동성애자 주례 문제로 자신이 다니는 교회의 담임목사직에서 물러났다”며 “동성 커플의 결혼식 주례를 부탁받았는데, 그의 신념과 양심은 그러한 결혼식의 주례를 할 수 없었다. (동성 커플의 주례) 요청을 거절하면 법을 위반하여 법적 혐의를 받을 것이므로, 어려움을 겪고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라기보단 담임목사직을 사퇴하는 길을 택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방교회는 쇠퇴하고 있으며, 서방교회의 붕괴는 교회와 선교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목사는 “반면 아시아는 박해와 부흥이라는 완전히 다른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인도 마니푸르에서는 최소 121개 교회와 1,800여 채의 기독교인 주택이 불에 탔고, 현지 근본주의자들의 공격으로 최소 80여 명의 기독교인이 숨졌다. 파키스탄 펀자브주 자란왈라에서는 최소 5개 교회가 불에 탔고 21개가 넘는 교회 건물이 파손됐다. 또 기독교 주택 40채가 불에 탔고, 기독교 주택 100여 채가 공격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시아에서는 기독교인들이 순교하고 여성들이 신앙 때문에 수치심을 느끼고 있다. 우리는 로마제국에 의해 박해받았던 초기 교회와 매우 비슷한 상황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목사는 “아시아에서는 박해만이 아니라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박해 속에서 아시아 교회가 성장하는데,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이란, 심지어 파키스탄으로부터도 놀라운 부흥 소식을 듣는다”라고 말했다.

AEA 40주년 기념식
▲강대흥 목사가 축사를 전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강 목사는 “주님께서는 아시아에서 위대한 일들을 이루고 계신다. 그것은 초기 교회가 경험했던, 박해 속에서 부활한 것과 같다”며 “기독교는 더 이상 서양의 종교가 아니고, 기독교의 중심은 더 이상 서구가 아니다. 또 기독교의 무게중심은 더 이상 북반구에 있지 않다. 기독교가 가장 성장하고 있는 지역은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이며, 글로벌 사우스 교회는 세계 기독교의 새로운 중심지가 되었다”라고 강조했다.

강대흥 목사는 이어 “최근 유럽교회로부터 한국 선교사를 유럽에 더 많이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고, 2024년 5월에 유럽을 방문하여 이를 논의할 예정”이라며 “북미교회도 한국교회에 선교사를 더 많이 파송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복음의 요청은 한국교회에만 주어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시아 교회는 세계 기독교의 신흥 중심지로서, 글로벌 선교에 대한 의무와 역할을 실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강대흥 목사는 아시아 교회가 하나님의 사명을 성취하기 위해 현실적 어려움도 있지만, 그럴수록 더욱더 연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아시아 교회는 서양 교회에 비해 재정적 능력이 부족할 수 있다. 따라서 아시아 교회는 막대한 재정 지원이 필요한 서양 교회와 같은 선교지원제도를 사용할 수 없다”며 “이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아시아 교회는 더욱 끈끈하게 연합을 추구해야 한다. 아시아 교회가 상호 이해와 협력을 통해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줌으로써 하나님의 사명을 완수할 수 있다고 믿으며, 이것이 주님 보시기에 더 아름답고 성경적 사명에 더 가까울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강 목사는 “이제 AEA가 주 예수 그리스도의 대사명을 완수하는 데 한 걸음 더 나아가도록 격려한다. (곧) 복음이 아시아 구석구석으로 전파되는 것이고, 나아가 글로벌 선교를 위해 아시아 교회의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라며 “이번 임무를 위해 AEA와 AMA가 협력하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강 목사는 마지막으로 아시아 교회와 아시아 선교에 자부심을 가질 것을 격려했다. 그는 “우리는 ‘글로컬’ 운동에서 드러나는 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빌보드 차트 1위가 되는 노래가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부른 K-pop”이라며 “전통적으로 로컬로 간주되는 것들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발전해 온 시대에 아시아 선교는 아시아 사람들을 위한 선교이자 아시아 사람들이 중심이 되는 선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시대에 아시아의 임무는 글로벌 임무의 표준이 될 수 있다”며 “아시아 교회가 성경적 선교모델을 개발한다면 아시아와 글로벌 선교에 큰 기여와 축복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강 목사는 “우리 모두는 예수님이 동양인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또 기독교의 발상지는 아시아라는 것을 기억하라”며 “아시아 교회의 선교 부흥에 AEA가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AEA가 아시아 교회를 섬기는 데 계속해서 귀중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축복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AEA 대회를 통해 아시아 지도자들이 하나님의 사명을 위해 함께 하나님의 목소리를 듣는 기회가 되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하나님의 통합과 사명으로 인도해 주실 것을 믿는다”라며 축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