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M: 게임 체인저’를 주제로 한 컨퍼런스 둘째 날은 ‘변혁의 비즈니스 현장’이라는 소주제로 주제강의와 크리스천 비즈니스 리더 5인의 ‘BAM 인사이트’, 선택강의, 영역별 네트워킹 모임과 저녁 집회 등으로 진행됐다.
첫째 날 아젠다 세팅에 이어 이날 주제강의Ⅳ를 전한 IBA 이다니엘 사무총장은 비즈니스 그 자체로서의 선교인 BAM(Business As Mission)의 본질과 함께 선교적 삶의 본질에 대한 통찰을 전했다. 이다니엘 사무총장은 6년간 목사이자 직장인으로서 일터 현장에 있었고, 이후 1년은 기업 대표로 일하다 IBA 사역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이 사무총장은 “그들 앞에서 예배하고 기도를 뜨겁게 하는 일상이 아니었는데, 저의 일터에서의 일상이 파워풀한 것을 알게 됐다”며 “한편으로는 그들이 다 보고 있었던 것을 알고 나서 굉장히 무서웠다. 누군가 여러분을 계속 보면서 하나님과 기독교, 교회, 복음에 대해 판단하는 것을 생각해 보라”고 했다.
이다니엘 사무총장은 “우리가 계속해서 질문해야 되는 부분은 ‘내가 속한 일터에서 정말 복음을 아는 자답게 살아가고 있는가’일 것”이라며 “일터 영성이든, 비즈니스 선교든 복음의 복음 됨이 내 일상 속에 드러나야 한다. 국내에서든, 해외에서든 비즈니스 그 자체의 선교에서 정말 중요한 본질은 일터환경 속 삶”이라고 역설했다.
그렇다면 복음을 전하는 크리스천 라이프 스타일은 어떠해야 할까. 이다니엘 사무총장은 “크리스천들은 근본적으로 선교적 부르심을 받은 이들이다. 이 부르심을 품고 복음의 영향력이 희박한 직장과 타문화권 가운데 가서 복음으로 살아내는 것이 선교적 삶의 본질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둘째 날 ‘BAM 인사이트’는 ‘지금 여기, 선교의 시대’를 주제로 IJM(International Justice Mission) 코리아 민준호 대표, 더브릿지 황진솔 대표, 보이마루 유재철 대표, 도시사역선교회 김홍빈 대표, NK 내지기업 DY 대표가 발표했다.
민 대표는 “인신매매 시장 규모는 2014년 ILO 통계에서 1,500억 달러(당시 한화 210조 원)로, 당시 애플, 삼성,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구글, 인텔의 수익을 상회한다”며 “불행하게도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과 서비스가 생산되는 많은 글로벌 공급망에 강제노동 및 인신매매 문제가 잠식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2~3년 코로나 기간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프랑스, EU 등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업에 관심을 갖고, 자국 시장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수출하고 싶은 기업이나 국가는 그 생산자나 물건, 서비스가 생산되는 공급망에 투입된 노동력이 인신매매와 노예 문제에서 자유로운 것을 생산자가 입증하지 않으면 물건과 서비스 수출에 제약을 받고 페널티를 물게 하는 법이 통과됐다. 안타깝게도 한국은 이 문제로부터 많이 동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민 대표는 IJM의 활동으로 변화된 나라와 지역 사례도 소개했다. IJM 설립 멤버들이 캄보디아 공산 독재국가에서 아동 성매매를 근절시키기 위해 노력한 결과 7년이 지난 후부터 자연스럽게 복음을 증거할 기회가 생겼고, 지금은 고위 검찰, 경찰, 공무원으로 승진하려면 IJM이 제공하는 인신매매 방지와 예방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국가공무원법이 매우 이례적으로 통과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필리핀 세부 지역에서는 IJM을 통해 상업적 아동 성매매 범죄를 4년 뒤에 20%만 줄여도 성공이라고 보았는데, 4년 뒤 아동 성매매로 착취당하는 미성년자 수가 79%나 감소한 것을 볼 수 있었다”며 “큰 나무를 벨 때 한쪽에 약간 금을 내 쐐기를 박아 넣고 망치질하면 불가능해 보였던 큰 나무가 금이 가며 넘어지게 돼 있다. 범죄도 이렇게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민준호 대표는 “우리가 하는 일은 조금씩 다르지만, 우리의 역할은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비즈니스를 도구로 삼아 하나님이 가진 사랑의 마음을 세상에 흘려보내는 통로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글로벌 공급망의 어두운 이면은 사업하시는 BAMer들이 이제 만나게 될 세상이고 마주하게 될 세상으로, 여러분이 계신 곳에서 이 문제를 잘 이해하고 기도하면서 (BAM을) 잘 사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진정한 자립은 무엇인가’에 대한 통찰도 전했다. 그는 “골리앗과 싸우러 나가는 다윗에게 사울이 준 갑옷은 선한 의도로 준 것이지만, 이 갑옷을 입었다면 다윗은 골리앗에게 패했을 것이다. 사울은 공급자 중심에서 가장 좋은 것을 주었지만, 다윗이 가진 가치, 가능성, 하나님의 형상에 집중하지 않은 실수를 했다”면서 “우리도 개발 현장, 선교지 현장에서 그런 실수를 한다. 우리가 가진 무언가가 가장 소중하기 때문에 현지 사람들이 가진 가치와 역량, 그들이 가진 하나님의 형상에 집중하지 않을 때, 때로는 우리의 도움이 누군가를 해치고 오히려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실수들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예수님이 죄인에게 친구라고 하신 가장 큰 이유는 죄인이기 이전에 우리 안의 하나님의 형상에 집중하셨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예수님은 인간의 몸으로 이 땅에 성육신하여, 인간의 눈높이를 이해하고 먼저 신뢰하고 배려해 주셨고, 십자가에서 희생하셨다”라며 “나를 위해 희생하신 예수님의 삶의 친구로서의 역할 때문에 우리는 예수님을 닮아가고자 하는 성화의 과정을 평생에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브릿지의 임팩트 기부를 통해 창업한 사례들과 이들이 자립한 후 수혜자에서 기부자로 바뀐 사례들을 소개한 황 대표는 “저희가 탈북민 창업가분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조직이기도 하지만, 또 창업가분들이 저희에게 기부하시는 수혜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수혜자와 기부자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이 살아서 역사하시니 비즈니스가 비즈니스답게 운영되기 시작했다”며 “저는 보이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나님의 은혜와 행복을 경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연구하여 무농약 방법, 자연농법으로 보이차를 재배해 상품을 개발해 사람들에게 나누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 “우리 카페가 있던 골목 뒷길이 어두운 골목이었는데 깨끗해지고 사람들이 오고 싶은 골목이 되자 현지인들이 우리 골목이 달라졌다고 이야기한다”며 “BAM은 우리의 삶이다. 어느 날 우리가 비즈니스인, 사역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와 선교가 나의 삶이기 때문에 나는 선교적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것이 세계선교이고, 제자이며 예배자”라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자신이 한국에 나온 뒤에도 현지 사업이 잘 회복되어 이뤄지고 있다며 “제가 현지에 있으나 밖에 있으나 하나님의 부르심은 변함없다. 복음을 가진 사람이 타문화로 나아가는 발걸음이 아름답고, 열방 속에 예배자는 타문화 현장 속에 제자도로 살아남은 자”라고 덧붙였다.
◇도시사역선교회 사례=도시사역선교회 김홍빈 대표는 ‘도시’(Urban), ‘공간’(Space), ‘연결’(Connention)이라는 핵심 키워드로 하이브리드 사역 및 커뮤니티 연결 사역을 하고 있는 도시사역연구소와 도시사역선교회에 대해 소개했다. 도시사역연구소는 MVP선교회 산하 캠퍼스사역계발원(원장 김홍빈)이 도시교회사역, 도시영성사역, 도시커뮤니티사역을 하기 위해 2018년 설립됐다.
김 대표는 중앙아시아 T국과 시리아 난민 사역을 한 후, 수많은 외국인 오가는 홍대 인근에서 안식년을 보내면서 바로 이곳이 선교지임을 깨닫고, 유학생 사역자를 세우기 위한 유학생 집을 구해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카페 스페이스유엠(Space for yoUr Mission)을 열어 외국인 유학생들을 고용하고 빈 시간 공간을 공유했으며, 공유 플랫폼 장소로서 프랜차이즈인 ‘노란 코끼리’를 인수하여 사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카페에서 유학생들을 위한 베이킹 수업을 열거나 한국음식을 대접하며 교제하고 있으며, 도시 공간을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100만 유저와 5만 호스트가 입점한 ‘스페이스클라우드’와도 협력하여 국내외 20개 정도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홍빈 대표는 “이 공간에 오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얻어 계속해서 다음세대가 도시 안에 세워질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다”며 “3개 개척교회가 주일에 공유교회로 사용하기도 하며, 교회 교육관이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사용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공간이 물건을 판매하기만 하는 곳을 넘어 사람을 끌어모으고 소통하며 알리는 매체로서의 공간 개념이 중요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저희는 공간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커뮤니티를 세울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NK 내지 기업 사례=이날 NK 내지 기업 DY 대표는 “저와 아내는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직원들과 같이 열심히 일했고, 월급을 제때 조금이라도 더 주기 위해 바이어들과 싸우면서 치열하게 비즈니스에 임했다. 직원들의 가족들 중 가난한 이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DY 대표는 “가난은 상대적인 것인데, 저희는 ‘식구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비굴해져야 하면 가난한 것이고, 비굴해지지 않아도 되면 가난하지 않다’고 정의하고, 우리 직원들이 식구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비굴해지지 않아도 되는 버팀목이 되는 회사가 되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IBA(International BAM Alliance)는 55개 기업, 지역교회, 선교단체와 현장 선교사들이 연합하는 비즈니스 선교 연합체다. 2007년 중국 상하이에서 IBA 비즈니스 선교대회를 개최하기 시작하여 2013년부터는 서울에서 ‘IBA 서울컨퍼런스’라는 이름으로 비즈니스 선교대회를 개최하여 비즈니스 세계 속 크리스천들이 선교적 삶을 살도록 격려하고, 크리스천 비즈니스 리더들의 연대와 네트워킹 등을 도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