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제18회 선교한국대회 셋째 날인 9일 저녁, 타문화 선교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 ‘아름다운 땅끝 소식’ 시간에는 광주 새날교회 교사로 고려인 사역을 하는 안드레이 전도사(39, 십자가 사랑교회)가 국내 이주민 선교에 관한 관심과 동참을 요청했다. 올해 선교한국대회는 7일부터 11일까지 경북 포항 한동대에서 진행 중이다.
이날 그는 유창한 한국어 실력으로 ‘이주민 선교를 하는 이는 누구인가?’(마 13:31~32)에 관한 메시지를 전했다. 안드레이 전도사는 외교부에서 프랑스어 통역관으로 근무하는 우크라이나인 어머니와 소련이 체코 슬로바키아를 침공했을 때 군악대로 파견된 우크라이나인 아버지가 만나면서 체코 프라하에서 출생했다. 그는 집에서 어머니와는 프랑스어로, 아버지와는 우크라이나어나 러시아어로 대화하고, 밖에서는 친구들과 체코어로 대화했는데, 어린 시절을 체코에서 자라며 서유럽식 교육을 받아서인지 이후 조국인 우크라이나에서 살 때는 정체성에 큰 혼란을 겪어 내내 자신이 외국인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곡절 많은 인생을 겪으면서 2003년 예수님을 영접하고, 인생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삶을 드린 안드레이 전도사는 한국인 아내와 결혼하여 지금은 자녀 5명을 둔 아버지가 됐다. 하지만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우크라이나에 개척한 교회에서 신앙을 막 시작했을 때만 해도 그의 인생은 완전히 밑바닥이었다. 엘리트 집안에서 자랐지만 13세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이후 여러 어려움이 겹치면서 노숙자 신세가 됐던 그였다. 인생의 가장 어두운 시기에 예수님을 만나면서 그는 새 삶을 살게 됐고, 한국까지 와서 한국의 이주민, 곧 고려인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전도자가 되었다.
안드레이 선교사는 “한국에서 많이 듣는 질문에 ‘어디서 왔느냐’가 있다”며 “(저를 보면) 외국인은 맞는데 제 주민등록증을 보여주면 한국인이다. 어디서 왔느냐는 질문은 (제게는) 이상한 질문”이라며 “지금은 선교할 때도 만난 사람이 나중에 어느 나라에 가고, 무슨 일을 하게 될지 알 수 없다. 제가 한국의 이주민 선교를 하게 될지 예측할 수 없었던 것처럼, 이주민 선교도 이와 같다”고 말했다.
고려인 아이들을 섬기고 있는 안드레이 전도사는 특히 “꼭 하나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 고려인 아이들은 자신이 친구가 없고, 또 한국인 친구가 한 명도 없다고 말한다. 제가 고려인 사역을 10년 정도 하는데, 고려인교회에 한국인이 안 보인다”며 고려인 사역에 대한 관심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저는 중국 선교를 하고 싶은데 못하는 이유가 제가 이 일을 안 하면 할 사람이 없어서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안드레이 전도사는 무슬림 선교에 대해서도 도전했다. “제가 하는 사역에서 무슬림었다가 개종한 사람들이 매우 많다. 현지에서는 수십 년 동안 열매가 나올까 말까 한다. 그런데 여기서 전하면 아이들 중 무슬림이었다가 복음을 듣고 집에 가서 부모님까지 전도하여 주기도문으로 기도를 시작하고, 교회에 다니게 된 가정들이 매우 많다”고 말했다.
안드레이 전도사는 “이주민 선교는 굉장히 중요한데, 여러분이 안 하면 하나님이 하시고, 여러분이 안 하면 이단이 한다”며 다시 한번 이주민 사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이주민 사역을 해서) 저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한국서 복음을 전하는데 모든 ‘스탄’ 국가에서 저를 다 알고 있다”면서 “여러분도 똑같이 (한국에서 이주민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면 복음이 전 세계적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주민 사역에 대한 관심과 동참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