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나를 찾고 싶을 때 나는 글을 쓴다. 마치 보물을 캐듯 내 안에 숨겨진 언어들을 찾아내서 비밀이 담겨있는 찢어진 오래된 문서처럼 단어들을 짜깁기해 나갈 때 내가 몰랐던 나의 내면, 저 깊숙한 생각을 알아가게 된다.
흐르는 음악 속에서 잠시 멍을 때리다가 그 선율에 마음이 흘러가게 한다. 내 마음엔 차분한 고요함이 찾아온다. 주님과 함께한다는 것은 그저 공기와 같이 그분과 함께 숨 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가장 나다울 때 내 안에서 나의 창의력, 주님이 내게 부어주신 샘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그림 속 여인은 커피 한 잔과 함께한 완벽한 평화 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커피는 마치 추운 겨울 굴뚝에서 솟아나는 연기처럼 여인의 여유로움을 빛나게 한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느끼는 시간이 나에게 정말 필요하지 않을까? 바쁜 일상 속에서 내가 나를 알아가는 나의 시간이 얼마나 있을까? 그림 속 여인에게 커피 한 잔의 여유는 아마도 영혼의 비타민과 같은 시간일 것이다.
그림 속 여인은 턱을 두 손으로 받치고 그윽이 어딘가를 바라본다. 사색에 잠긴 그녀의 시선은 마치 꿈꾸는 시인과 같다. 눈으로 보고 영으로 느끼고 그녀는 그렇게 주님이 주신 꿈을 생각의 날개로 펼치고 있다.
노란색 테이블 앞에 펼쳐진 하얀 노트! 아마도 지금부터 채워 나갈 인생의 새로운 페이지일 것이다. 인생은 항상 새로운 시작이다. 어제는 지나갔고 오늘은 항상 새롭게 시작된다. 내 인생의 페이지는 그렇게 한 장씩 매일 채워지고 있다.
뒷배경의 창문은 아직 열리지 않은 세상이다. 주님이 준비하신 축복의 문이지만 내가 스스로 열기 전까지 알 수 없는 미래다. 그림 속 비둘기는 나와 모든 것을 항상 함께하시는 성령님을 표현했다. 영광의 빛이 그림 속 여인의 후광이 되고, 그 빛은 세상을 밝히고 동시에 세상과 나를 구별시킨다.
이 그림은 그저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여인의 모습이지만 그녀가 앉아있는 그곳이 바로 주님의 임재가 있는 곳이고, 마음과 생각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임재가 그녀 안에서 풀어지는 창조의 순간이다.
그림 속 그녀는 우리의 자화상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나의 길을 걸어간다는 것이다. 내 안의 나를 알아가는 주님과의 친밀한 시간이 주 안에서 물처럼 나를 흐르게 한다. 사랑하며 살고 싶다. 사랑의 감정으로 채우기만도 부족한 인생의 남은 시간을 미움, 슬픔, 분노와 같은 단어로 더 이상 낭비하고 싶지 않다. 그런 얼룩진 감정도 물론 인생의 한 부분이지만 내 인생을 어떤 감정들로 채워나가는 것은 나 자신의 선택이고 숙제이다.
나는 주님이라는 필터로 모든 감정을 찌꺼기 없이 거르고 싶다. 마치 원두커피가 갈려서 그윽한 향기를 주위에 퍼뜨리며 필터를 통해 그 엑기스만 걸러져 한 잔의 품위 있는 커피가 되듯이 나는 내 삶의 모든 희로애락을 주님이라는 필터로 걸러서 내 남은 시간을 채우고 싶다. 그림 속의 여인처럼 존재만으로 영광의 빛이 동행하는 그런 나의 하루하루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자넷 현(Janet Hyun) 작가=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The 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서양화를 공부하고, F.I.D.M에서 패션 디자인, 패서디나 아트센터(Art Center College of Design in Pasadena CA)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다. 하나님의 마음을 표현하는 예언적 그림을 그리는 프러페틱 아티스트로, 초청 화가 및 동기부여 강사로 활동하면서 그림을 통해 꿈과 사명을 깨우는 국제적인 문화 사역을 하고 있다. 자넷현아트갤러리(www.janethyun.com) 대표이며 2020년부터 유튜브 ‘Janet Hyun 그림언니 인생토크’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