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모멘텀은 COVID-19이다. 단순히 정보 수집과 분석만이 아니라 기술과 연결하는 이머징 테크가 COVID-19 때 적극적으로 시도되었다.
▲AI의 모멘텀은 COVID-19이다. 단순히 정보 수집과 분석만이 아니라 기술과 연결하는 이머징 테크가 COVID-19 때 적극적으로 시도되었다. ⓒUnsplash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시대가 오기까지

컴퓨터 도입으로 지식 정보 사회로 진입할 때만 해도 신기한 문명의 이기 앞에 인류는 흥분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컴퓨터를 칠 때마다 만물박사처럼 답변해 주는 구글을 보면, 검색이라는 도구를 만든 입안자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구글 검색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빙(Bing) 검색 원리에는 웹 크롤러(web crowler), 또는 웹 스파이더(web spider)라는 것이 있습니다. 인터넷상에 있는 모든 사항 등을 연동시켜서 정보를 긁어모아서 우리가 묻는 질문에 답변을 할 수 있도록 연결해 줍니다. 구글이나 빙의 검색 창구는 굳이 도서관에 가지 않아도, 또 책을 찾지 않아도, 업데이트가 쉽지 않은 백과사전을 찾지 않아도 가장 최신 버전으로 찾는 자료나 정보를 연결해 줍니다.

이세돌 9단과의 세기의 바둑 대결을 펼쳤을 때 우리에게 다가온 AI(Artificial Intelligence), 즉 인공지능인 알파고는 별세계처럼 보였습니다. 인공지능이라는 용어는 1956년 존 매카시(John McCarthy, 1927~2011)라는 사람에 의해서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있기도 전에 이미 이러한 분야를 연구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1943년 워런 맥컬로치 (Warren McCulloch, 1898~1969)와 월터 피츠(Walter Pitts, 1923~1969)는 인간의 뇌를 기반으로 하는 최초 형태의 인공지능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우리에게 튜링 테스트(Turing Test)로 알려져 있는 앨런 튜링(Alan Turing, 1912~1954)은 수학자이자 컴퓨터 과학자였습니다. 그는 사고가 가능한 기계를 검증하는 테스트를 하였는데, 암호해독으로도 이미 천재 소리를 듣던 사람입니다. 그런 앨런 튜링이 인간의 뉴런 구조와 기계를 통한 사고를 테스트하도록 기준을 만들고 제안했다는 것이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알파고가 세상에 알려지기까지 인공지능을 향한 인간의 노력은 70여 년의 세월을 요구했습니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이 있던 2016년 3월부터 다시금 7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 인공지능 알파고가 알려진 후 지난 7년의 세월 동안 무서운 속도로 인공지능은 발전하였고, 이제 놀라움을 넘어 삶의 일부분이 될 정도로 가깝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오픈 AI의 챗GPT 시대를 맞이하여

오픈 AI가 개발한 ChatGPT는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때 주력 플랫폼인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첫 번째 버전을 출시했습니다. GPT는 인간과 유사한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하도록 설계된 AI 알고리즘인 언어 모델입니다. 1967년 생성 문법을 기초로 한 노암 촘스키(Noam Chomsky)의 기호적 접근에서 1986년 제프리 힌톤(Jeffrey Hinton)이 제시한 비기호적 접근이 바로 챗GPT의 시작점입니다. 인간 뇌 조직에서 전두엽, 후두엽, 좌뇌와 우뇌와 같은 측두엽의 기능대로 사고 작용, 기억 작용, 판단 작용, 응용력의 기능들을 비기호적 접근 방식으로 사용하도록 오픈 AI에서는 GPT의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진실로 이것을 적용하는 순간 AI의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의 문장을 인간이 만든 문법대로 만들어 입력할 때에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말귀를 못 알아듣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그러나 문법이 아닌 인간이 사용하는 문장을 그대로 대거 입력하니 AI가 딥 러닝(deep learning)을 통해 스스로 그 뜻을 깨닫고 인간과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닌 분석과 창의력, 판단력과 조직력을 갖춘 인공 지능이 탄생했습니다. 구글도, 마이크로소프트도 지금 놀라운 인공 지능의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구글에서 바드(Bard)라는 AI 프로그램이,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아주어(Azure)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오픈 AI에서 제공하는 챗GPT는 그야말로 인공 지능 일상화의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구글 검색과 AI 검색의 차이

AI가 가능하게 된 것은 구글의 웹 크롤러 기능, 즉 인공위성 역할을 하는 무제한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때문입니다. 저는 얼마 전 노트북이 고장 나서 복구하려 했지만,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썼던 신문 칼럼, 논문, 시와 에세이 등 많은 자료를 잃어버렸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자료는 18만 아이템에 달했습니다. 한 개인의 18만 아이템도 분실되면 사용이 불가능한데,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 데이터 관련 공룡들은 인류의 지식 정보를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모아서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이제는 딥 러닝을 통해 분석하고 창의적으로 정리하여 답해주고 있습니다.

AI는 여러 번 생산라인의 최적화를 위해 머리를 쓰며 시뮬레이션을 해야 하던 우리에게 단 한 번의 질문으로 불과 몇 초 만에 공장의 생산 관리에 최상의 답변을 내어놓습니다. 그런데 AI의 모멘텀은 COVID-19이었습니다. 단순히 정보 수집과 분석만이 아니라 기술과 연결하는 이머징 테크(Emerging technology)가 COVID-19 때 시도되었기 때문입니다. 데이터를 다루는 엔지니어(Data Scientist), 파이톤 프로그래머(Python Programmer), 기계 학습 엔지니어(Machine Learning Engineer)들이 우리가 인공지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문자와 대화를 통한 소통을 도와주고 디자인합니다. 결국은 우리는 광대한 지식의 바다를 항해하지만 그 배후는 빅 데이터 회사들이 고용한 엔지니어와 프로그래머들이 돕고 연결해 주고 있기에 가능합니다.

인간과 사이버스페이스(Cyberspace)

하루가 다르게 진보하고 있는 과학기술과 넘치는 정보와 분석을 보면서도 따라가기 벅찬 것이 우리의 인생입니다. 이제는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고, 예술가의 감성과 창조력을 넘어선 AI의 영역을 보면 우리 인류는 어디를 가고 있는지 질문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들이 제공하는 사이버스페이스와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현실 세계입니다. 이를 도식화하면 인간–사이버스페이스–물리적 현실 세계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사이버 시스템을 이용하는 인간과 이러한 정보가 필요한 다양한 현실 세계를 볼 수 있습니다. 이 현실 세계에는 교회도 있을 수 있고, 학교, 직장, 가정, 도시와 국가 및 지구촌이 될 수 있습니다. 인간은 계속해서 필요한 정보와 분석, 지식을 찾게 될 것입니다. 지식 정보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빅데이터 회사들이 AI에 제공하는 정보가 많아지며, 이를 매개로 한 사물 인터넷(IoT) 및 로봇(Robotics) 관련 산업, 블럭 체인(Blockchain)과 VR(Virtual Reality)과 같은 실감 미디어(immersive media) 등 새로운 혁신 형태의 진보된 과학기술 기기들이 우리 주변과 실생활에서 밀접하게 사용될 것입니다.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의 진보와 회복력의 두 개의 수레바퀴를 설명할 때, 우리가 최고의 혁신으로 부르는 것이 언제나 사용되지만은 않았다는 것이 역사의 방증이기도 합니다. 예를 든다면 이러한 것을 제기한 학자가 하버드 대학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on) 교수입니다. 그가 쓴 용어는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인데, 이는 경제학적 용어입니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처음에는 시장 바닥의 단순한 응용 프로그램에 뿌리를 내린 다음 끊임없이 시장으로 이동하여 결국 기존 경쟁자를 대체하는 프로세스를 설명합니다. 시장은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여 미리 물품 수요를 예측하고 생산하여 시장에 공급합니다. 이러한 전체적인 과정은 환경적 안정 수요(Environmental sustainability demand)에 맞게끔 생산을 준비하게 합니다. 그러나 환경적 지속성 강조점(Environmental sustainability stress)을 능가하는 변동 요인이 발생하면 시장은 이를 능가하는 최고의 혁신을 사용하게 됩니다.

그 좋은 예가 COVID-19입니다

인류는 COVID-19 가운데 비대면이라는 미증유의 경험을 해야 했습니다. 사무실 출근 대신 재택근무가 대세를 이루었으며, 학교에 가는 대신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시장에 가는 대신 온라인 상품 구매가 활발히 이루어졌으며, 식당에 가서 식사하는 대신 배달 음식을 주문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배달 음식 제도가 없었던 것도 아니고 온라인 쇼핑을 하지 않은 것도 아닙니다. 기존의 환경적 지속성 상태에서 일어났던 혁신 기술들이 주류로 사용되지 않다가 COVID-19의 환경으로 급속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파괴적 혁신은 디지털 관련 혁신 기술과 응용 프로그램들을 이미 오래전에 만들어 냈지만, 생활 전선에 깊게 파급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파괴적 혁신은 어떤 변동 요인, 즉 COVID-19을 만나 그동안 사용하지 않던 가장 혁신적인 것을 일상생활의 전면에 등장시키는 데 일조를 한 것입니다. 이는 파괴적이라기보다는 불가항력적 급진적 변동 요인이 생길 때 기존의 모든 완만한 혁신을 뒤엎고 급진적 혁신을 일상생활로 이끌어 낼 때 사용된 것입니다.

AI, 자율 주행, VR, 로보틱스(Robotics)와 같은 많은 혁신 기술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은 분명 움직이는 자동차에서 움직이는 사무실 내지는 움직이는 오락관으로 우리를 인도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VR를 통한 교육은 우주 공간을 실제로 유영하는 듯한 불가능한 체험도 우주인처럼 가능하게 할 것이며, 이제는 안드로메다까지 간 듯한 착각을 줄 정도로 실감 있게 우주의 모습을 보여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인공지능이 가져다주는 특이점에 관한 부분입니다. <계속>

김종필 목사
▲김종필 목사
김종필 목사
미국 파토스 재단 대표
필리핀 한 알의 밀알교회 개척 및 위임 목사
미국 보스턴 소재 임마누엘 가스펠 센터 바이탈리티 소장 역임
미국 시티 임팩트 라운드테이블(City Impact Roundtable) 집행위원 역임
필리핀 그레인 오브 휘트(Grain of Wheat) 대학·대학원 설립자 및 초대 총장
영국 버밍엄 대학 철학박사(Ph.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