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부정되고 개혁되어야 할 대상으로 규정되어 왔던 중세역사를 통해 이어져 온 유의미한 성취를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중세교회사가 되어야 할 겁니다.”

김동연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일터교회신학 교수가 그레고리 1세부터 종교개혁까지 역사 현장을 소개하는 중세교회사 ‘중세, 그 혼란의 여정 끝에 큰 빛’(도서출판 러빙터치)을 최근 펴냈다.

그동안 일터와 교회, 일터와 선교를 접목하는 ‘일터교회신학’으로 한국교회 혁신과 세계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온 김 교수는 ㈜잡뉴스솔로몬서치를 설립하여 24년간 경영해 온 CEO이면서, 동시에 국제신학 및 교회협의회(ISACC)에서 2013년 목사 안수를 받고 11년간 예장 백석 소속 솔로몬일터교회 담임목사, 독립교단 카이캄 소속 ㈔솔로몬교회성장연구소의 CEO로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2년 전부터는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목회학과 실천신학 겸임교수로 일터교회신학을 강의하고 있다.

김동연 교수
▲김동연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예배문화가 바뀌고 사회적, 영적, 신학적으로 경직되고 사변화된 한국교회와 함께 개혁교회의 길을 닦아가길 원한다”고 말했다. ⓒ김동연 교수 제공
‘일터교회’, ‘주님과 함께 일합시다!’ 등 일터사역과 관련한 여러 저서를 출판해 온 김동연 교수는 2021년 11월 예수 그리스도부터 그레고리 1세까지 역사 현장을 소개한 ‘초대교회 역사 현장 가는 길’을 펴냈고, 이번에 교회역사에 관한 두 번째 저술을 출간했다. 591년 그레고리 1세가 교황으로 등극하면서부터 1517년 루터의 종교개혁까지 926년간의 중세교회사를 강의 노트 형식을 빌려 총 15강으로 정리했다. 교회와 국가의 관계성을 대의적이고 구체적으로 다루고, 로마 제국의 가톨릭과 동방 정교회와의 상관성, 로마 가톨릭 교황의 전체주의 통치와 종교개혁 교회의 자유를 논한 것이 특징이다. 또 중세시대를 연구하면서 중세에 이어 현대국가에 이르는 헤브라이즘과 헬레니즘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흔히 중세 시대는 암흑기, 교황 지배 시대로 여겨지며, 면죄부와 십자군이라는 상징으로 기억되어 왔다. 부정되고, 개혁되어야 할 대상으로 규정되어 온 것이다. 하지만 김동연 교수는 “중세교회사의 이러한 평가는 인문주의의 계몽주의 시대로 싹터서 종교(교회) 개혁이 발생되어, 그 정신으로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며 “역사적으로 중세는 수많은 유산을 후대에 물려주었다”고 강조한다.

대표적으로는 유럽 곳곳에 건립된 고딕 양식의 교회 건물들을 비롯하여 수도원 전통의 전개 과정, 십자군 발흥과 결과, 오늘날 대학의 시작과 학문적 전통과 문화적 유산들, 헤브라이즘과 헬레니즘의 뿌리와 기독교 문화유산, 영국 의회제도에 뿌리를 둔 국가 제도들, 800년 샤를마뉴의 신성 로마제국의 복고에 기초한 현대 유럽의 통합 노력, 중세 스콜라 철학에 근거한 근대 철학의 잉태, 문예부흥과 종교개혁 운동 과정 등이 있다. 이를 통해 고대와 종교개혁 사이의 중간 시대이며, 헬라-로마문화 시대에서 로마-게르만 문화시대로 옮기는 과도기와 로마교회의 확립과 상승, 쇠퇴 시대까지 아우르는 중세에 대한 역사관의 전환을 가져다준다.

김동연 교수는 “현재 유럽이 유럽다운 문화를 향유하게 된 것은 중세교회 전통 때문”이라며 “이러한 전통 때문에 중세 문화는 새로운 신념이나 조직 형태에 쉽게 굴복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안타까운 점은 중세의 쇠퇴가 교황청의 몰락에서 보듯이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그것은 외적인 것이 아니라 내적인 것,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이라며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만들어 놓은 혼동된 중세교회사를 이용하셔서 16세기 개혁자들을 통해 하나님 왕국의 이상을 실현하셨다”고 말했다.

중세, 그 혼란의 여정 끝에 큰 빛
오늘날 교회 역사학계에서도 중세를 암흑기로 보는 것보다, 로마의 전체 시대에서 벗어나 인문주의에 바탕을 둔 르네상스 문화를 형성하여 그리스도교(로마 가톨릭)와 기독교(개신교) 시대를 형성하는 기초가 되었다고 평가한다. 김 교수는 “중세교회사를 통해 중세 전반과 중세교회를 재평가할 수 있다”면서 “중세와 종교개혁, 근대를 연속선상에 놓고, 교황제도뿐 아니라 중세를 형성한 수도회와 외부에서 중세 형성을 주동한 비잔틴과 이슬람 문명 등의 역할도 다시 평가되리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교회 역사는 초대교회사와 중세교회사인 교회와 국가의 상호작용의 관계를 기록하면서 변화와 실증의 시대였음을 돌이켜 봐야 할 것”이라며 “천년 동인 추락과 상승을 반복할 만큼 ‘중세, 그 혼돈의 여정 끝에 큰 빛’을 드러내는 깨달음을 던져주고, 한국교회 목회자와 신학생, 그리스도인에게 영적으로 탁월한 명서로서 기여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동연 교수는 그동안 ‘일터 따로’, ‘교회 따로’라는 양분법적 논리를 깨고 ‘일터는 곧 교회’이며, 교회는 일터를 향해 문을 열어야 된다고 주장해 온 일터교회, 일터선교, 일터사역 분야의 뉴프론티어이다. 성경 교훈과 개혁자들의 ‘일의 신학’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달라져야 하는 예배문화에 대한 통찰과 일터교회와 일터선교의 지평을 열어 왔다.

김 교수는 “개혁교회인 우리 기독교는 초대교회인 예수 그리스도부터 그레고리 1세까지 역사 현장을 정확히 믿고, 역사 공부를 통해 흔들리지 않았던 초대교회의 믿음의 선진들이 지켜온 기독교”라며 “대한민국의 복음은 유럽과 미국에서 받아, 지난 135년간 지역교회 예배를 중심으로 부흥 성장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3년에 걸친 코로나19로 인해 예배문화가 바뀌고 사회적, 영적, 신학적으로 경직되고 사변화된 한국교회와 함께 개혁교회의 길을 닦아가길 원한다”라며 “이제 모든 성도가 삶의 현장의 일터 예배로 부름 받았음을 깨닫고, 주일 1일 사역을 주 5일로 확대해 나가길 기도한다. 내가 서 있는 주중 일터에서 나에게 맡겨진 일(job)을 통한 거룩한 예배를 드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동연 교수는 “한국교회 성도들이 성속의 개념과 이중성을 타파하고, 일하는 그곳에서 크리스천답게 실천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일터교회 사역 매뉴얼, 일터선교 사역 매뉴얼 등의 교재를 지속적으로 출간하고, 솔로몬교회성장연구소를 통해 일터교회 지도자를 지속적으로 양성할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