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차 한인세계선교대회가 11일부터 14일까지 와싱톤중앙장로교회에서 개최됐다.
▲제9차 한인세계선교대회가 11일부터 14일까지 와싱톤중앙장로교회에서 개최됐다. ⓒ미주 기독일보

기독교한인세계선교협의회(KWMC·사무총장 조용중 목사)가 주최하는 제9차 한인세계선교대회가 미국 현지 시간 11일부터 14일까지 와싱톤중앙장로교회(담임 류응렬 목사)에서 개최됐다.

로마서 15장 12절을 주제성구로 ‘예수, 온 인류의 소망(Jesus, the Hope of the World)’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는 지난 2016년 제8차 대회 이후 6년 만에 개최된 것이다. 통상 4년마다 개최해 오던 대회는 팬데믹의 영향으로 인해 지난 2년간 대회가 연기됐다.

대회가 6년 만에 개최된 데다 팬데믹이라는 예상 밖의 상황에 대회 가운데 보고되는 선교지 현장의 상황도 크게 변화돼 있었다.

또한 이번 대회는 이제 30-40대 장년층에 접어든 MK세대들이 준비를 함께 했으며, 많은 미주한인 목회자들도 주제강의를 맡아 참여하는 등 대회구성에 있어서도 예년과 다른 참신한 시도들도 이어졌다.

미국 내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진행된 이번 대회는 4일동안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한 가운데 진행됐고, 규모 또한 여전히 팬데믹 상황인 것을 고려해 선교사인원 3백여 명, 총 참석자는 1천 명으로 축소해서 진행됐다.

개회예배 설교를 맡은 KWMC 대표의장 이승종 목사는 ‘예수 회복, 세계선교(눅2:41-50)’라는 제목으로 현재 세계선교에 있어 가장 시급한 요소는 바로 교회들이 매너리즘에서 벗어나 예수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교회가 선교사 파송하는 것도 중요하고 제자훈련을 하고 예배당도 지어야 하고 다음세대도 양육하는 일도 시급하지만 무엇보다 잃어버린 예수를 다시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한국교회의 성장은 세계가 이미 다 알고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제는 많은 불신자들이 예수 믿는 사람을 주목한다. 그들이 우리보고 제발 예수를 잘 믿어달라고 부탁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목사는 “그 동안 교회가 숫자에 속아서 시간을 허비했다. 팬데믹 가운데 이민교회도 그렇고 한국교회도 그렇고 문을 닫은 교회가 속출했다. 특히 한국은 주일학교가 없는 교회가 빠르게 늘고 있다”면서 “오랫동안 팬데믹에 짓눌려 있던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소망이라고 고백하는 대회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또 이 목사는 “한국교회도 또 30년 전통의 KWMC도 세계 선교를 무엇 때문에 해야 하는지 다시 확인해야 한다. 그 동안 예수와 함께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시간이 너무 오래 돼버렸다. 매너리즘에 빠지고 동력을 잃었다”면서 “팬데믹에 눌려졌던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만이 그리스도라고 선포하게 할 수 있는 역사적인 때가 온 것이다..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 그 방향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WMF 대표회장 강형민 선교사는 지난 6년간 선교지의 많은 변화들에 대해 보고했다. 강 선교사는 “현재 선교현장은 코로나와 전쟁으로 인한 난민 발생으로 많은 어려움들을 겪고 있다. 선교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가운데서 어떻게 선교를 잘 할 수 있을 것인가를 늘 고민한다”면서 “선교사들 연령층이 변화하고 있는데 새로운 선교사들은 부족한 상황이 늘고 있다. 그 동안 세계 선교에 있어 미주한인교회들로부터 많은 도움이 있었다. 여러분의 기도와 후원이 결코 헛되지 않고 귀한 선교의 열매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KWMA 강대흥 사무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미주한인교회들의 단합과 협력에 대해 증거하기도 했다. 강 사무총장은 “교회 안에서의 신앙생활도 중요하지만 교회 밖에서의 연합과 봉사 또한 중요하다”면서 “결국은 선교운동이 교회를 중심으로 돼야 하는데, 이번 대회는 특별히 워싱턴 지역 교회들의 적극적인 협력을 보면서 큰 희망을 느꼈다. 과거와 달리 집회가 교회에서 열리고 또 이 대회를 위해서 지역교회에서 벤 차량을 20여대 이상 보내서 협력하는 모습을 보며 크게 감동했다”고 말했다.

첫 주제강의는 선교사 자녀로 성장한 백신종 목사(볼티모어벧엘교회)가 전했다. ‘세계선교의 조망과 한인선교의 과제’를 주제로 전한 강의에서 백 목사는 “급변하는 세상은 선교에 큰 도전도 되지만 동시에 시대를 잘 읽고 예측하면 선교의 큰 기회가 되기도 한다”면서 “선교변화 예측은 과거중심, 현재중심, 미래중심 이 세가지 요소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세계의 변화와 관련 백 목사는 “이제 점점 국경이 없는 무한경쟁 시대로 가고 있고 한류를 비롯해 세계적인 문화의의 교류와 통합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그런데 이와 반대로 지역화되고 있는 곳들이 있다. 인도는 힌두, 스리랑카는 불교 등으로 민족주의와 종교적 근본주의가 강화되고 있는 나라들이 있다. 또한 이슬람권의 반서구문화 정서는 여전히 완고하고 팬데믹으로 인해 지역통제가 이뤄지는 곳들도 많은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또 백 목사는 “1950년 세계인구 33%가 대도시에 거주했지만 2050년까지 세계인구 66%가 대도시 거주민이 될 것으로 예측되기에 사도바울이 도시를 중심으로 선교했듯 도시선교가 매우 중요해 질 것”이라면서 “이와 함께 전방개척선교도 꾸준히 이뤄져야 하는데 전통문화와 그 지역의 종교가치를 잘 이해하고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민자들이 늘고 있는 상황 또한 선교환경의 주요 변화로 꼽았다. 백 목사는 “이제 이민자들이 전세계에 2억 명에 이르는데 35명당 1명 꼴이다. 이는 디아스포라 선교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진다는 뜻”이라고 강조했으며, 또 세계의 기독교박해 상황과 관련해서는 “지난 1900년간 기독교 순교자보다 지난 100년간의 순교자가 더 많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기독교가 크게 전파된 한국의 사례를 연구하고 적용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포스트 팬데믹의 선교적 과제와 관련해서는 “오히려 교회들이 번영신학에서 이제 고난의 신학으로, 즉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 무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또한 이웃교회와 지역사회를 돌아보는 신앙으로 성숙했고, 후원중심 선교에서 자립중심의 선교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고 분석했다.

KWMC 사무총장 조용중 선교사는 ‘오는 시대에 선교는’이라는 주제의 강의에서 “이제는 선교사 중심의 개척에서 벗어나 현지인 지도력 개발에 집중해야 할 때이며 특히 전문영역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선교사들 또한 격려자이자 개척자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조 선교사는 “팬데믹 중에도 우리가 문을 열고 나아갔을 때 엄청난 기회가 열렸다. 다가오는 시대는 창의적인 방법으로 접근하고 다가서는 선교를 해야 한다. 이것을 관계적 공동체성(Relational Community)이라고 할 수 있다. 현지의 사람을 지도자로 세우고 진정한 기독교인의 삶이 무엇인지에 대한 가르침이 계속 현장에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MK를 이제 세워야 할 때임을 밝혔다. 조 선교사는 “선교지에 준비된 선교사를 우선 파송해야 하는데 이 준비된 자원들이 바로 MK”라면서 “올해 대회에 MK가 준비위원으로 참여했고, 대회에도 1세대 선교사들과 동등한 참가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이제는 1세와 2세가 함께 어우러지는 선교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게이트웨이신학교 돈 덴트 박사는 “100년 전에 생각할 수 없었던 선교의 역사들이 지금 아프리카 현지에서 일어나고 있고, 지난 1200년 동안 있었던 것보다 지난 20년 동안 일어난 무슬림의 회심이 더 많은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면서 “예수님이 우리에게 엄청나게 대단한 사람들을 부르라고 하시는 것이 아니다. 바로 예수님은 우리가 주변의 지극히 작은 자들과 함께 하며 그들 가운데 예수님을 전하기를 바라시는 것”이라고 강의했다.

대회 가운데서는 총 12가지 영역에서 심층적인 주제별 발표도 이어졌다. 도시선교 오영섭 목사, 문화예술선교미디어 박종암 선교사, 교육 이경승 2세 선교사, 비즈니스미션 안창호 박사, 선교동원 김장생 선교사, 디아스포라 노규석 목사, 선교적 교회 양춘길 목사, 전방개척사역 정보애 선교사, 선교적공동체성경읽기 김응식 대표, 선교협력 이은무 선교사, 선교사자녀 김혜구 박사, NGO와 국제기구 김휴성 선교사 등이 강의를 맡아 각각 이틀간 영역별로 강의를 진행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마지막날인 14일 이번 대회의 주제와 대회 중에 토론했던 모든 내용을 총망라한 ‘워싱턴 선언문(Washington Manifesto)’을 발표했다.

선언문은 코로나로 인해 최근 선교 유산과 선교운동에 새 국면을 맞게 된 점을 언급하면서 “급변하는 선교환경 속에서 선교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며, 새로운 선교환경에 적합한 전략의 연구개발이 절실함을 일깨워 주었다”고 밝혔다.

이에 “우리는 선교가 교회의 본질이며 모든 그리스도인의 사명임을 확인하고(마28:18-20, 행1:8), 그리스도를 본받는 구속적 삶의 실천을 통하여(롬15:5, 고전11:1, 막10:45, 눅9:23) 하나님 나라를 세워 갈 것”이라고 결의했다.

또한 선교자원에 있어 평신도 전문인과 다음 세대 TCK MK(Third Culture Kids, Missionary Kids)들이 선교의 동결된 자산임을 인식해 이들을 통한 선교에 집중할 것과 전방개척사역이 하나님 선교의 마지막 남은 과업 완수임을 강조했다.

비즈니스선교 또한 창의적 접근지역에서 중요한 선교적 도구임을 강조했고, 이와 더불어 도시선교와 의료선교, 그리고 교육선교가 하나님 선교의 중요한 플랫폼임을 결의했다. 또 비정부기구(NGO)와 문화예술영역이 총체적 선교에 있어 전인적인 이웃사랑의 실천과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한 로드맵이라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