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프라하 유정남 선교사, 체코 내 우크라 난민 지원 상황 전해
우크라이나인 이주민 교회, 본국서 온 피란민 지원에 적극 나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약 1,000만 명의 우크라이나 난민이 발생했다고 유엔난민기구(UNHCR)가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중 약 340만 명에 이르는 국외 피란민들은 현재 폴란드, 헝가리, 몰도바, 루마니아, 슬로바키아와 다른 유럽 국가들로 흩어졌다.

체코는 우크라 접경국은 아니지만, 우크라 접경국인 폴란드, 슬로바키아와 국경을 맞댄 나라로, 2021년 6월 기준으로 우크라이나인 근로자 19만여 명이 일하고 있다. 전쟁 이후 체코에도 우크라 난민이 들어오자, 현지 교회들이 난민 지원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기하성 소속 목사로 1991년 10월 독일 국제오엠선교회를 통해 체코로 파송된 유정남 선교사는 자신이 거주하는 프라하 지역 우크라이나인 이주민 교회를 비롯해 체코 교계의 우크라 난민 돌봄 및 지원 상황을 최근 전해왔다. 유 선교사는 체코와 슬로바키아 지역 교회와 협력하여 팀선교와 청소년 사역을 했으며, 현재도 현지 교회와 협력 사역을 하고 있다.

체코 프라하 우크라이나 교회
▲지난 20일 에클레시아교회를 방문한 유정남 선교사(왼쪽에서 다섯 번째)와 교회 사역자들과 성도들 ⓒ유정남 선교사
유 선교사에 따르면, 한 주 전 우크라 난민이 프라하에만 약 5만3천 명이 있었다. 현재는 체코 전역에 27만여 명이 있으며, 이중 60~70%인 16~18만 명이 프라하에 머무는 것으로 추정된다. 체코의 외국인 노동자 중에는 슬로바키아인에 이어 우크라이나인 비율이 두 번째로 높은데, 이번 전쟁으로 난민들이 친척이나 지인들을 찾아 체코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유 선교사는 “체코 정부와 교회협의회 차원에서, 또 각 교단과 교회 중심으로 난민 돕기에 성도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며 “그러나 난민들의 필요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알렸다.

유 선교사는 지난 13일과 20일, 프라하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모이는 에클레시아교회를 방문해 주일예배를 드렸다. 이들의 난민 사역을 격려하고, 필요를 파악하여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체코에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모이는 교회가 2곳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2008년 설립된 프라하의 에클레시아교회이며, 다른 하나는 모라비아 지역 브르노에 있다.

유정남 선교사는 “13일 방문했던 프라하 에클레시아교회의 사정이 녹록치 않았다”며 “친지들뿐 아니라 교회로 들어오는 난민들을 위해 교회가 거처를 마련해 주고 식사를 제공하며, 생활필수품을 공급하고, 체류 허가증과 일상생활에 필요한 통역을 지원했다. 또 난민의 50%를 차지하는 아이들의 학교 입학 문제 해결과 병원 입원, 재정 확충 등 일이 너무 무겁다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 13일 에클레시아교회에는 100여 명이 모였고, 20일에는 120여 명이 모여 예배를 드렸다. 120여 명 중 절반 가량이 난민이었는데, 난민 출석 비중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체코 프라하 우크라이나 교회
▲예배 후 식탁교제를 나누고 있는 성도들과 난민들 ⓒ유정남 선교사
유 선교사는 “난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은 채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사선을 넘어 우여곡절 끝에 목적지에 도착은 했지만 여전히 두려움이 있다”며 “고향에 남아 있는 가족들 때문에도 상처와 아픔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클레시아교회 성도들은 그들을 돌보는 일로 다들 바쁘다. 특히 담임 목사님은 매일 100여 명의 난민을 돕기 위해 통화하고, 제반 문제를 논의하느라 그야말로 눈코 뜰 새가 없다고 한다”며 “저희가 기도로 돕고 있다는 말에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체코 교회협의회와 교단, 교회 차원에서 난민을 지원하고 있으며, 한인 선교사들도 각자 소속된 교회의 난민 돕기에 여러 모양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행히도 체코 정부가 우크라 난민 돕기 성금에 체코 국민이 적극 동참해 주기를 격려하고, 난민을 수용할 거처 마련에 나서고 있다는 저녁 뉴스를 보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더 큰 문제는 난민이 이미 대규모로 발생해 유럽 전역에 흩어져 있는데, 전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 선교사는 “당분간 난민 행렬은 끊임이 없을 것이고, 그들을 돌봐야 하는 성도들 또한 한계를 느낄 것을 생각하면 제 마음도 몹시 무겁고 아프다”고 말했다.

한편, 유 선교사는 지난 13일 에클레시아교회의 상황을 한국 교회와 성도들에게 알리고, 기도를 부탁했다. 또한 뜻있는 이들의 후원으로 20일 방문 시에는 성금도 전달할 수 있었다. “지난주 수요일부터 여러 분들의 사랑과 기도를 담은 귀한 성금을 모아 교회에 전달했다”며 “이 물질이 심신이 지쳐 있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난민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또 “난민들이 체코에 잘 적응하고 전도되어 그리스도인으로 자라가고, 예수님의 제자로 잘 훈련되기를 바란다”고 기대를 전했다.

유정남 선교사는 △러시아-우크라 전쟁이 하루 속히 끝나고 △심적으로, 육적으로 고통 중의 난민들을 국가와 교회가 끝까지 도울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 전역에 흩어져 있는 난민들을 돌보며 기도하는 유럽교회들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난민들을 돕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유럽교회가 자체적으로 깨어나고 부흥이 일어나도록 △체코 교회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난민들을 돌보면서 적극적으로 복음을 전하고, 동족처럼 교회로 받아들여 융화할 수 있도록 △프라하 우크라 교회를 통해 많은 난민이 믿음으로 인도되며 미래의 일꾼으로 키워질 수 있도록 △체코 교회와 특히 우크라 교회의 일꾼들이 난민들을 기쁨으로 돌보면서 지치지 않도록 △난민들을 위한 기도와 물질 후원이 계속되도록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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