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막교회 117년사
강원도 원주 지방에 설립된 최초의 개신교회인 문막감리교회가 오는 4월 1일 교회창립 117주년을 앞두고, 교회 역사를 시대 순으로 정리한 「문막교회 117년사」를 출간했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에서 1885년 개신교 선교사들의 한국 도착부터 문막교회 창립 과정을, 2부에서 원주지방회 결성과 일제강점기의 교회 상황을 다뤘다. 3부에서는 8.15 해방 이후 침체된 교회가 어떻게 6.25 동족상잔 전쟁의 폐허에서 다시 설 수 있었는지를 설명하며, 4부에서 역경을 극복하고 자립하여 21세기 선교의 지경을 넓혀가는 현재의 교회 모습을 역대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감신대학원 역사신학을 전공한 향토교회사 전문가로, 정선감리교회 100년사를 집필한 정원화 전도사와 문막교회를 설립한 1대 이계삼 본처전도사의 손자 이진만 우간다·인도네시아 선교사가 공동 집필자로 이름을 올렸다.

「문막교회 117년사」가 여타 교회사와 차별화된 점은 1세기가 훌쩍 넘게 건재한 교회인 만큼 관련 사진과 사료들을 풍부하게 담아낸 것이다. ‘부록Ⅰ 선교역사자료’는 주로 문막교회의 설립과 발전에 관련된 선교사들의 자료를 이진만 선교사가 번역해 각주를 달아 소개했고, ‘부록Ⅱ 문막교회역사자료’는 최근 발굴된 초기 예배당 건축 자료와 교회 당회록, 주요 행사 주보를 정리했다. ‘부록 Ⅲ 문막교회 창립 117년 축하마당’은 성도들의 축시와 축하의 글 등을 실어 성도들과 함께 꾸민 교회사로 제작했다.

문막교회
▲1910년대 문막교회 모습. 개화기 교회에서 십자기를 달았던 깃대가 보인다. ⓒ문막교회
그간 주목받지 못한 원주 지방 목회자와 성도들의 독립운동 활동을 심층적으로 발굴해 소개하고, 교회 발전 과정에 기여한 선교사들의 묻혀 있는 이야기들을 세상에 알린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전 교인이 참여한 부록 ‘축하마당’은 일반 성도들 가운데서도 교회 역사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이끌어낸 부분으로, 지금까지 교회사학자들의 한결같은 교회사 집필 방식과 편집 체계와는 다른 새로움을 추구했다.

교회 역사를 시대 순으로 읽어나가다 보면, 설립 초기 국내 전도자, 목회자, 선교들뿐 아니라 외국인 선교사들의 복음 전파와 선교 사역에 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된다. 일제강점기 문막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이 참여한 항일 독립운동, 6.25 전쟁과 분단 역사 과정에서 겪은 교회의 헌신과 고난을 극복하는 생생한 이야기도 인상 깊게 다가온다. 한 교회의 역사에서 드러난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와 섭리를 보면서, 이 시대 성도와 각 개체 교회, 그리고 한국교회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섬세한 손길과 변함없는 사랑을 묵상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조국 광복 이전 교단 지도자들의 친일 행위로 인한 과오, 교단과 신학교의 분쟁과 분열 등 부끄러운 역사를 통해 오늘의 교회 모습도 성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문막교회
▲문막교회의 현 예배당 전경 ⓒ문막교회
문막교회 교회사편찬위원회는 “타 교회와 비교해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개 교회사를 내놓게 되었다”며 “1964년 교회 약사를 정리하신 우병필 담임목사님의 당부대로 미흡한 자료들을 찾아내 보완했다. 비록 완벽한 것은 아니라고 해도, 일단 정리해 놓으면 추후 후세대들이 이를 근거로 보완해 발행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추진했다”고 밝혔다.

문막교회 유준호 담임목사는 발간사를 통해 “문막교회는 하나님의 섭리와 문막 지역의 영혼을 사랑하심으로 세워진 주님의 몸 된 교회였기에 117년의 모진 고난과 도전을 이겨내고 오늘에까지 든든히 서 왔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유 목사는 “문막교회사가 문막 가족들과 이웃들, 믿음의 형제자매들에게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온전히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기회가 되기를 소원한다”며 “긴 세월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뚝 선 문막교회 모습을 통해 하나님께 감사하고, 21세기 선교의 길로 함께 나아가는 축복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막교회는 오는 4월 3일 교회창립 117주년 기념예배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