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전경
▲예루살렘 전경 ⓒUnsplash/Sander Crombach

일부 예루살렘 교회 지도자들이 이 지역 기독교인들을 위한 특별문화유산구역 지정을 요구한 가운데 예루살렘 그리스 정교회 총대주교는 이스라엘 급진단체들이 기독교 공동체를 도시에서 몰아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예루살렘 정교회 총대주교 테오필로스3세는 ‘더 타임즈’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예루살렘에서 우리의 존재가 위협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교회는 이스라엘의 급진 집단에 의해 위협을 받고 있다. 시온주의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예루살렘 기독교 공동체는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우리 형제자매들은 혐오범죄의 피해자다. 교회는 정기적으로 훼손되고 파괴된다. 우리 성직자들은 자주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급진단체의 의도는 구시가지에서 기독교 공동체의 빛을 없애는 것”이라고 했다.

총대주교는 “이스라엘 국가나 유대민족을 대표하지 않는 주변부의 급진적 집단이 성묘교회로 가는 순례길이 소재한 욥바문(Jaffa Gate) 지역에 있는 큰 건물 두채를 불법 거래를 통해 점거하려고 한다”라고 지적했다. 성묘교회는 로마 카톨릭과 정교회 기독교인 모두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묻히시고 부활하셨다고 믿는 자리에 세워졌다.

테오필로스3세는 “대대로 이곳에 살아온 현지 가정들은 환영받지 못할 것이며, 기독교 신앙의 발상지를 갈망하는 순례자들의 방문도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이 점령한 동예루살렘 일부인 구시가지에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성지가 있다.

이스라엘은 1967년 ‘6일 전쟁’으로 알려진 전쟁에서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 지구와 함께 구시가지를 포함한 동예루살렘을 점령했다.

앞서 성탄절 전 예루살렘 총대주교와 교회 수장들은 성지에서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이 증가하는 추세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2012년 이후 사제와 다른 성직자들에 대한 신체적·언어적 폭력, 기독교 교회에 대한 공격, 성지가 정기적으로 파손되고 훼손되는 사건, 자유롭게 예배하고 일상생활을 추구하고자 하는 지역 기독교인에 대한 지속적인 협박 사건이 셀 수 없이 발생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같은 전술은 기독교 공동체를 예루살렘과 성지의 다른 지역에서 몰아내려는 조직적인 시도로 급진적 그룹에 의해 사용되고 있다”라고 했다.

교회 지도자들은 “예루살렘의 독특하고 역사적인 구역으로서 영적, 문화적 특성이 보호되어야 한다는 원칙은 프라하 유대인 지구에 관한 이스라엘법에서도 이미 인정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급진적 그룹은 기독교인 숫자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기독교인 지구에서 전략적 재산을 계속 획득하고, 종종 부당한 거래와 협박 전술을 사용해 거주자를 쫓아내고 기독교인 숫자를 극적으로 감소시키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생득권’ 프로그램을 찾는 유대인에 대해서는 오미크론 변종으로 인한 여행 제한을 완화했지만, 비유대 기독교인 순례자에 대해서는 금지 조치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CP는 전했다. 생득권 프로그램은 모든 유대인은 태어나면서부터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살 권리가 있다고 하여, 국적에 관계없이 해외 거주 유대인들을 성인이 될 무렵 이스라엘에 초청해 10일간 집중적으로 여행시켜주는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