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철민(54)이 2년 4개월여 동안 폐암 말기로 투병 생활을 하다가 16일 원자력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
누구보다 생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던 그는 12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별을 암시하는 듯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글을 남겼고, 11일 자신이 과거 활짝 웃고 있는 흑백 사진으로 프로필을 바꿨다. 이 흑백 사진은 이제 그의 영정사진이 되었다.
김철민은 지난달에는 페이스북에 “하루하루가 소풍입니다”, “하나님 살고 싶습니다. 살려주세요”라는 글들과 그가 기도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 건강한 시절 대학로 거리공연 사진과 마이크를 잡고 열창하는 사진 등을 함께 올렸다. 이에 동료들과 네티즌들은 그의 삶의 의지가 꺾이지 않도록 댓글로 응원을 이어나가기도 했다.
원자력병원에 마련된 김철민의 빈소에는 유재석, 박명수, 엄영수 등이 많은 동료가 근조화환을 보냈고, SNS를 통해 애도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의 오랜 절친인 DJ 하심은 SNS에 “하늘의 마음자리. 광대 김철민. 소풍 끝내고 원래 있던 그 자리 하늘나라로 귀천했다”며 “그동안 고맙고 감사하고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추모의 글을 남겼다.
개그맨 정종철은 “형님. 언제나 행복한 웃음을 우리에게 주셨고 공연할 때 당신의 기술을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주셨던 주시기만 했던 형님. 부디 하늘에서도 행복하셔요”, 개그맨 김원효는 “형님 좋은 곳에 가셔서 더 웃고 사십시오. 웃겨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애도했다.
개그맨 변기수도 “대학로에 가면 언제나 야외에서 기타 하나 메고 사람들을 웃겨주던 김철민 선배를 보면서 공연장에 나갔었는데 이젠 하늘에서 맘껏 웃으십시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추모했다.
생전 김철민의 회복을 응원해 온 네티즌들도 김철민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애도의 물결을 이어갔다. “그곳에서도 대학로 화단 위에 서서 노래를 계속해주세요. 모두 함께 박수치고 웃겠습니다”, “아픔 없는 그곳에서 마음껏 노래불러 주시길...”, “살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셨는데.. 그래서 꼭 이겨내시리라고 믿었습니다. 아파보지 않는 이들에겐 상상도 못할 고통이셨을텐데ㅠ 주님 곁에서 평안을 누리시길 기도합니다!”, “그곳에서는 좋아하시는 노래 맘껏 부르시고 늘 웃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빛나는 의지로 많은 사람에게 힘이 된 것 같아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많은 웃음과 추억들 가슴에 묻고 기억 하겠습니다. 다 내려놓고 그곳에선 아프지 마시고 편히 영면하세요..명복을 빕니다” “행복했던 모습 재밌고 노래하는 모습만 기억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김철민은 1980년대 후반에 동료 개그맨 윤효상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버스킹 공연으로 이름을 알렸고, 1994년 MBC 5개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2007년 ‘개그야’의 ‘노블X맨’ 코너 등에 출연했다.
2019년 8월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같은 해 11월 간절한 마음으로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복용했었으나 상태가 악화해 8개월 만에 중단했다. 지난 8월에는 SNS에 “현재 몸 상태로는 더이상 항암 치료를 할 수 없다. 온몸으로 암세포가 퍼져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또한, 나훈아 모창가수 ‘너훈아’로 알려졌던 친형 김갑순 씨는 간암으로 별세했고, 부모님 두 분도 암으로 별세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샀다.
입관식은 12월 17일 오전 9시 진행됐으며, 발인은 12월 18일 오전 10시다. 장지는 경기 용인평온의숲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