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구성원이 통일 위해 자신의 할 일 하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통일문제에 대해 “현시점에서 통일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 시각적 현상들로 나타나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북한에 대한 저자세를 버리고, 통일에 대한 가치를 드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 의원은 최근 물댄동산교회에서 진행된 2021 통일전략아카데미(원장 조요셉) 11주 차 강의에서 ‘북한의 종교정책, 통일은 과연 가능한가. 우리의 역할은?’이라는 주제로 현재 북한 내부에서부터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통일 전조현상을 소개하고, 통일 준비를 위한 냉철한 통찰력과 현실적 대안을 제시했다.
◇통일이 다가오고 있다는 시각적 증거는?
태 의원은 “한국인들이 대체로 통일문제를 비관적으로 보는 이유는 분단된 지 3대가 지나면서 남북 간 경제, 이념, 문화, 사람 등의 차이가 더 커졌기 때문”이라며 “70여 년 동안 통일은 불가능했으나, 현재 이 시점을 놓고 보면 통일의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고 믿는다”며 4가지 변화를 들었다.
두 번째는 사상의 변화다. 태 의원은 “사상으로 무장한 사람이 국가 인구의 30%가 못 되면 무너진다고 한다. 자유민주주의와 헌법 가치를 지키기 위해 30%라도 죽기로 싸운다면 무너지지 않는다”라며 “김일성주의를 위해 죽기까지 싸우겠다고 작정한 북한인들은 이전과 달리 지금은 거의 20% 선에 머물러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은 3신분제의 철저한 계층사회로, 거주지와 교육 수준, 대학, 직업 등이 신분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나 한국 영화와 드라마 등 한국문화의 영향으로 북한 젊은이들이 더는 이전과 같은 사고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김정은은 보이지 않는 외국문화와의 전쟁을 가장 두려워한다. 그것은 인민의 마음을 파고드는 것이고 전통을 무너뜨리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그런 점에서 북한은 한국의 드라마, 영화는 바이러스와도 같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북한의 문화영역에서 일어나는 변화로, 특히 이를 제재하는 법을 만들고 있는 점을 들었다. 태 의원은 “과거에는 자녀가 자본주의 국가에서 유행하는 색깔 있고 영문이 쓰인 옷을 입고 거리로 나간다면 부모가 ‘큰일 난다’고 막았으나, 지금은 ‘그런 남조선 옷을 입지 말라’고 말리는 북한 부모가 없다”며 “학교에서 선생님들도 ‘한국 여성들처럼 머리하지 말라’고 통제했지만, 이제는 학교 선생님들도 사회 정화기능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당정치 조직들이 이를 제한하다가, 이제는 그들조차도 가만히 있는다”라며 “일례로 5년 전에는 장마당에서 중국 제품을 위에 놓고 한국 제품은 박스 아래 숨겨놓고 팔았으나, 지금은 아랫동네(한국) 물건을 버젓이 내놓고 팔고 있다”고 했다. “그들을 감독하고 통제하고, 심하면 그 물건을 몰수하고 장사를 제한해야 할 규찰대까지 뒷짐 지고 멀거니 바라만 보는 시대가 된 것”이라며 “자기(규찰대)도 이 사람들을 봐주고 돈을 받는 결탁이 되어 있기 때문이며, 김정은도 이 사실을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평양은 거의 한국 젊은이들처럼 (북한 젊은이들도) 놀고, 먹고, 결혼한다”며 “과거 북한 공산주의는 미풍양속을 해치는 문제를 정치조직에서 해결할 수 있었고, 범죄와 사상문제가 있으면 교약(계도)했으나, 이제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여겨 김정은은 (이와 관련한) 법을 많이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북한에서는 본을 보인다는 명목으로 자본주의 색채가 강한 옷을 입은 자를 잡아가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보는 주변 사람의 마음에는 ‘이거 너무한 것 아니냐’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며 “청년 계도로 안 되니 법을 만들어 잡아가기 시작했는데, 그 정도로 잡혀가는 사람을 보는 북한 주민이 마음으로 동의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한국 영화를 보고 포도주를 먹었는데, 체포되는 사람과 주민이 공감대가 형성되니, 마음으로는 정부의 처벌이 잘못됐다는 생각이 보편화하는 시기”라며 “세계의 공산주의 역사 중 문화영역에서 일어나는 것(변화)을 법으로 만들어 탄압하는 것은 공산주의의 마지막 방법으로, 이것은 공산주의 붕괴의 전조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2030세대에 변화가 일어난 원인으로 IT 기술의 발전을 지목했다. “1980년대 이전에는 북한에 들어갈 수 없었던 한국의 소비문화, 자유민주주의 체제, 문화 체제가 IT 기술의 발전 때문에 북한에 들어가고 있다”며 “손톱만 한 USB 등으로 들어가고, 중국에서는 한국 IT 제품을 북한에서 사용하기 알맞게 고쳐서 팔고 있다”고 말했다.
네 번째, 북한 사회의 양극화다. 태 의원은 “평양은 퇴근 후에 요트를 임대해 포도주를 마시지만, 지방에서는 장마당에 목을 걸고 산다”며 “결혼한 평양 젊은이들은 손목에 팔찌를 몇 개나 끼지만, 시골은 언감생심 남의 일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양극화가 앞으로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는 단초가 될 것으로 본다”며 “더이상 당과 교육기관에서 주는 계도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당을 위해 열심히 일하면 국가가 채워준다는 말도 먹히지 않고 있다. 당이나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과 현실의 괴리가 너무 커 젊은이들이 방황하고 있으며, 젊은이들에게 내 생계는 내가 펼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갔다”며 “젊은이들의 보편적인 생각의 변화가 인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체제의 전환은 언제 일어날까?
태 의원은 “유혈혁명으로 정권을 잡은 혁명 1세대는 무너지지 않으며, 이를 보고 배운 혁명 2세대도 동일하게 행하지만, 혁명 3세대가 되면 세상이 바뀌면서 일탈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며 똑같이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지만 중국은 혁명 1세대인 등소평에 의해 체제가 변화되지 않았고, 소련은 혁명 3세대였기에 민주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 김정은을 보위하는 사람들은 혁명 2세대이지만 5~10년이면 2세대는 물러날 것이고, 3세대로 바뀔 것이다. (20년 후) 김정은이 57세가 되었을 때는 보좌하는 정치 세력들도 3세대가 될 수밖에 없고, 이때 북한도 많은 공산권처럼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북통일을 위한 우리의 역할은?
태영호 의원은 전쟁으로 이뤄진 미국 남북통일의 가치를 도덕적 가치인 ‘노예 해방’에서 찾은 것처럼 “한국도 북한과의 관계에서 경제적 기준이 아니라, ‘하나의 피를 가진 민족이 어떻게 김씨 일가에 고통당할 수 있느냐’는 도덕적 기준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적 이유로 통일을 반대하는 입장에 대해 “양적완화하는 세계 은행은 한반도가 통일되면 북한에 엄청난 인프라를 건설하여 큰 이득을 얻는다고 믿는다. 과거 만주를 점령하면서 북한에 투자를 많이 했던 일본도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 투자처를 찾고 있고, 미국이나 유대계도 북한 투자를 노리고 있다”며 “통일비용을 우리나라 돈만으로 계산하는 것은 우물 안 개구리 마인드”라고 지적했다.
태 의원은 “통일한국이 되면 엄청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것은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최근 요소수 대란을 통해 중국이 우리의 경제적 파트너라는 것을 다시 알게 되었다. 1천 개 넘는 업계가 중국에 70%를 기대는데, 이 많은 물동량을 배나 비행기로 나른다”며 “통일이 되면 기차로 5시간이면 물품이 중국에 도착하므로 엄청나게 싸게 운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이 되면 세계적인 저출산 나라에 2,500만의 엄청난 노동력이 생긴다”며 “시장, 인구, 영토가 늘어나게 되는 통일한국은 한국에도 큰 비약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질의응답 시간에 태 의원은 북한 주민으로부터 시작되는 통일운동이 향후 남북통일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독일통일의 주체는 실제 통일을 실현하려고 들고 일어난 동독이었고, 서독은 반대가 50%가 넘었다”며 “동독이 ‘우리는 하나의 독일이다’고 외칠 때 서독의 통일 반대 기운이 순식간에 통일 지지로 바뀌었고, 이에 정부도 힘을 얻어 밀어붙였다”며 “한국도 북한 현지에서 북한 주민의 통일운동이 일어나면 여론이 바뀔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또 “4대 강국의 합의로 휴전되었으므로 통일도 4대 강국이 협의를 마쳐야 할 것”이라며 “유엔은 민족자결권을 존중하므로, 북한 주민이 통일운동을 일으킬 때 중국이 들어와 제압하는 것은 유엔 법률을 위반하는 것이며, 이 경우 중국도 국제 정치와 무역에서 엄청난 위기가 있을 것이므로 이것을 감수하고 침략하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자신의 국회의원 당선이 북한 엘리트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북한 기득권층은 한국이 디지털화되었기 때문에 남북이 하나 되면 자신들이 한국에 적응할 수 있을까, 2등 시민으로 밀려나는 것은 아닌냐라며 기득권을 잃을까 의구심을 가지고 있고, 그렇게 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며 “그런데 태 전 공사가 한국에 들어간 지 5년 만에 국회의원이 되니 북한 기득권층이 마음에 안정을 가지며 통일한국을 좋아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통일을 위한 우리의 역할에 대해서는 “축구 경기처럼 팀원 전체가 상대방의 골문에 골을 집어넣겠다는 일념으로 각자 자기 위치에서 자기의 할 바를 수행하면 골이 들어가게 된다”며 “모든 사회 구성원도 통일을 위해 자기의 할 일을 하면 그것이 통일로 들어가는 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통일전략아카데미는 통일 전문가들을 초청해 통일선교에 관심 있는 목회자들과 선교사, 성도, 일선 북한선교 사역자들을 15주 과정으로 교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