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즈는 현지 치안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날 선교단이 포르토프랭스의 한 보육원을 떠나 다른 목적지로 이동하기 전, 일부 선교사들을 내려주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던 버스가 납치됐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가 입수한 음성 녹음에 따르면 선교단이 한 고아원을 방문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납치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CNN은 납치된 이들 중 소셜미디어인 왓츠앱에 “우리를 위해 기도해 달라” “그들이 우리를 어디로 데리고 가는지 모르겠다”는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납치된 17명 중 16명은 미국인, 1명은 캐나다인이며, 이중 어린이도 5명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납치를 ‘400 마오조’로 불리는 갱단의 소행으로 추정했다. 400 마오조는 포르토프랭스의 동쪽 간시에르 지방을 관리하면서 선교사 집단을 표적 삼아 공격, 납치를 벌여왔다. 지난 4월에는 프랑스인을 포함해 5명의 신부와 2명의 간호사를 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해외에 있는 미국 시민의 안전은 최우선 순위”라며 “보도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 현재로서는 추가로 발표할 사항이 없다”는 성명을 냈다.
아이티는 2015년 대선 무효 사태를 겪고, 2017년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취임했으나 정국은 계속 혼란 상태를 보였다. 급기야 지난 7월 모이즈 대통령은 사저에서 괴한들에 피살됐다. 또 몸값을 노린 갱단의 납치와 강간, 살해 범죄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아이티에는 무장범죄조직이 150여 개가 활동하는 것으로 보이며, 현지 시민단체는 작년에만 3천 건 이상 납치 사건이 발생했다는 통계를 발표한 바 있다. 지난 8월 발생한 규모 7.2 강진 피해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가운데 현지 현인 선교사들과 동포들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 지난 6월 24일 포르토프랭스 외곽 지역에서 한국인 선교사 2명을 포함한 5명이 납치됐다가 지난 7월 10일 수도 외곽 지역에서 석방됐다. 현재 아이티에는 한인 동포 150여 명이 거주하며, 한인선교사협의회가 구성돼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