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여전도회관에서 열린 한국노인복지선교협의회 제247회 조찬기도회에서 특강을 전한 전 국방부 장관 이준 장로는 제4땅굴을 발견하게 된 과정을 상세히 증언해 참석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1974년 고랑포에서 제1땅굴, 1975년 철원에서 제2땅굴, 1978년 판문점 부근에서 제3땅굴이 차례로 발견된 데 이어 제4땅굴은 한참 뒤인 1990년 3월 3일 강원도 양구 북동쪽 26km 지점에서 발견됐다. 제4땅굴은 폭 2m, 지하 145m, 전체 길이 2,052m로, 군사분계선 남쪽 1,502m 지점에 있었다. 동부 전선에서는 처음 발견된 땅굴로, 서부와 중서부 전선에 집중된 것으로 여겨졌던 북한의 땅굴이 모든 전선의 비무장지대(DMZ)에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이준 장로는 “1970년대 김일성이 군 지휘관들을 모아 놓고 땅굴을 파라고 명령을 내렸다. 땅굴은 기습작전에 제일 효과적인 것으로, 북한은 당시 드릴로 뚫고 화약을 심고, 폭파해서 객차로 (잔해를) 끌어내는 일을 손으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땅굴을 막기 위해 북한이 땅굴을 판다면 올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를 분석했다. 땅속에는 많은 물이 흐르고 있어 땅굴을 파기 시작하면 내려가면 안 되고 반드시 올라가야 한다. 그 높이를 유지하지 않으면 물이 고이는데, 1000분의 3 각도를 유지할 수 있는 곳이어야 했다. 1km를 갈 때 3미터가 높아져야 하는 것”이라며 “만약 방향을 잘못 잡으면 산허리로 중간에 나와 버린다. 따라서 북한이 땅굴을 팠다면 올 수 있는 곳이 제한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장로는 “우리는 23개의 가능성이 있었고, 징후를 보이는 곳이 23군데였다. 23개 중 두 개가 땅굴이 확인됐다고 나오는 A급이었다. 이 두 개를 발견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또 “당시 땅굴을 발견한 병사들에게는 1년 휴가와 3천만 원의 보상을 주었다. 그 추운 겨울 귀를 땅에 대고 소리를 들으면, 땅속에 물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또 땅속의 소리가 얼마나 요란한지 모른다. 지하철 가는 소리, 기계 돌아가는 소리 등을 병사들이 다 듣고, 그 결과를 계속 보고했다”며 “하루 저녁에 수백, 수천 건의 보고가 올라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장로는 제4땅굴을 발견하기 위해 가장 많이 노력한 이로 1982년 제21보병사단장으로 부임한 이진삼 장로를 꼽았다. 이진삼 장로는 1983년 강원도 양구 인근의 동부전선을 넘어 월남한 신중철 대위가 ‘내가 땅굴을 팠다. 땅굴 파는 것을 내가 봤다’며 제4땅굴의 존재를 알리자, 이를 바탕으로 땅굴 발견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이준 장로는 “그 노력은 말로 다 못한다. 그러나 그때 땅굴을 발견하진 못했다”고 했다.
그는 “땅굴을 발견하기 위해 기계로 300~400미터까지 시추공을 파는 시추대대가 있었다. 1년에 A급 축선에 30개 공을 팔 능력을 주는데, 10년 이상 되니 300개 공을 가지고 매일 병사들이 그 공에 연결된 청음기를 통해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소리는 녹음하여 육군본부 분석실로 보내면 자연음과 기계음을 식별하는데, 수천 혹은 수만 가지 소리를 분석해도 전부 자연음이고 인공음인 경우는 없었다고 했다. 또 “시추공에 물이 차 있는데, 매일 물이 빠졌는지 안 빠졌는지 보았다. 땅굴이 있으면 물이 안 빠질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준 장로는 “1989년 8월 15일 음이 하나 잡혔는데, 그 음이 분석 결과 기계음이었다. 1년에 딱 한 번, 8월 15일에 잡힌 음이 기계음이었다”며 “그리고 우리 사단이 30개 공 작업을 다 마쳤는데 땅굴이 발견되지 않았다. 제가 건의하여 공을 더 달라고 했다. 이것이 기계음이면 바위틈을 타고 앞에서 왔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6개 공을 더 받았다”고 했다. 험한 산에 길을 내어 도저를 끌고 장비를 올려 양쪽에 3개씩 시추공을 팠다. 그는 “한쪽 구멍에 전자파를 쏘는 장비를 넣고, 상대 쪽 구멍에 전자파를 받는 장비를 넣는데 땅굴이 있으면 전자파가 팍 움직인다. 3개씩 판 곳에서 전자파를 연결한 곳이 다 (땅굴이 있다고) 나왔다. 직선이 형성된 것이다. 뭔가 공간이 있다는 이야기”라고 했다.
이 장로는 “그것만 가지고는 안 됐다. 지하 150미터이므로 확인공을 넣어야 하는데, 지하 정중앙에 맞춰 뚫어야 한다”며 “이것은 한강에 빠트린 바늘을 찾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시추공을 뚫으면 정확하게 조준한다고 하고 내려가도 40~50미터까지 편차가 생겨 휘어질 수 있다. 그런데 한 번에 정중앙에 내려갔다”고 했다. 땅굴이 지나온 직선에 6개 공이 바로 연결되고, 확인공을 단번에 정중앙에 맞춰 뚫은 것이다. 이준 장로는 “이것은 진짜 하나님이 하신 것이라고 고백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곳에 카메라를 집어넣어 보니 전선, 궤도 등이 보이고 작업하는 것이 그대로 보였다. ‘틀림없다’ 하고 331미터를 파고 들어갔다”며 “(현장에) 가서 보시면 우리가 판 것은 기계로 팠기 때문에 반듯하고 북한군은 손으로 판 것인데, 10년이 걸렸는지, 20년이 걸렸는지 모른다”며 제4땅굴을 발견하게 된 일화를 전했다.
한편, 이날 이정춘 목사(대한민국경찰복음화협의회 총재)의 인도로 시작된 제1부 예배는 임영자 전도사의 율동, 김응곤 목사의 성경봉독에 이어 전 예장합동 총회장 홍정이 목사가 ‘하나님이 찾으시는 의인 한 사람’(에스겔 22:30~31)을 주제로 설교했다. 홍 목사는 “지금 우리나라 각계각층뿐 아니라 종교계까지 부패했을지라도 절망할 필요가 없다”며 “나 한 사람이라도 하나님 앞에서 올바로 살면서 하나님이 찾으시는 한 사람의 의인이 된다면 대한민국이 살 것이고, 하나님께서 보호하는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황준익 목사(기독교대한감리회 원로목사, 조국평화통일협의회 상임이사)와 손석이 목사(제3세계복음선교협의회 대표회장)가 각각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건강하고 행복한 노인복지 한국을 위하여’ 특별기도를 인도하고, 김영훈 캐나다 선교사의 봉헌기도, 한현순 전도사의 봉헌송에 이어 이홍규 목사(예장총화웨신 증경총회장)의 축도로 마쳤다.
2부 주제발표 및 토의 시간에는 조지현 목사(한국노인복지선교협의회 대표회장)의 사회로 김아랑 시인(삼강시인회 부회장)의 시낭송, 이형춘 목사(디어스기독교연합총회 이사장)의 기도, 이준 장로의 특강, 조지현 목사의 성시낭송, 고대식 장로(진우전자 대표)와 박세원 강사의 하모니카 연주, 이만의 회장(한국온실가스감축재활용협회 회장, 전 환경부장관)의 격려사, 한창영 목사(한국기독교지도자협회 공동회장, 예장개혁 증경총회장)의 조찬기도와 3부 조찬으로 진행됐다.
이만의 회장은 이날 제4땅굴과 금강산에서 흘러오는 계곡수의 마지막 폭포인 두타연 폭포를 방문해볼 것을 제안하고, 코로나 상황에서 우리나라 정원을 방문하는 가든투어리즘으로 마음의 여유를 되찾고 스스로 성결케 하는 시간을 가질 것을 권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