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순직 120주년에는 기감 선교국과 함께 대대적 행사

1885년 한국에 공식 파송된 첫 선교사 중 한 명으로, 한국교회 초기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아펜젤러 선교사(Henry Gerhard Appenzeller, 1858~1902)의 순직 119년을 맞아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서 추모예배가 드려졌다.

아펜젤러기념사업회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서 아펜젤러 순직 119년 추모예배가 드려졌다. ⓒ아펜젤러기념사업회

3년 전 결성되어 작년 사단법인으로 공식 활동을 시작한 아펜젤러기념사업회(아기회)가 처음 주관하여 드린 이번 추모예배는 아기회 사무총장 김낙환 목사의 사회로 회원 태동화 목사의 기도, 배재출신목회자회(배목회) 회장 김원경 목사의 설교, 아기회 곽명근 이사장(학교법인 배재학당 이사장), 기감 본부 선교국 총무 오일영 목사의 인사말, 감신대 이사장 황문찬 목사의 축도로 이어졌다.

김원경 목사는 이날 “아펜젤러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믿음의 소유자였기에, 침몰하는 배 안에서 여학생을 구하는 일에 목숨을 걸 수 있었다”며 “그는 죽음의 순간에도 하나님에 대한 신뢰로 죽음 이후 영광스런 생명을 기대하며 형제를 위해 자신을 불태우는 사랑으로 순직하셨다. 이 신앙은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며, 우리 역시 이 신앙을 얻기 위해 곧장 나아갈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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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서 아펜젤러 순직 119년 추모예배가 드려졌다. 왼쪽부터 인사를 전하고 있는 기감 본부 선교국 총무 오일영 목사와 사회를 맡은 아펜젤러기념사업회 사무총장 김낙환 목사. ⓒ아펜젤러기념사업회

곽명근 이사장은 “아펜젤러의 삶을 이어가고 기억해야 하는 일을 할 것”이라며 아기회를 위해 관심과 기도를 부탁했고, 오일영 목사는 “아펜젤러의 영향을 받은 한국 감리교회 후배 1,324명이 80여 개국에서 사역하고 있는데, 이들이 아펜젤러의 유산을 이어받아 열방에 복음을 심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교단이 되겠다”고 말했다.

미국 북감리교에서 파송된 아펜젤러는 미국 북장로교에서 파송된 언더우드와 함께 1885년 4월 5일 부활절에 인천 제물포에 도착했다. 쇄국정책의 여파로 이들은 가장 먼저 교육사역과 의료사역을 시작, 1885년 아펜젤러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중등교육기관인 배재학당을 설립해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그리스도인과 유능한 인재 양성에 힘썼다. 또 1885년 인천 내리교회, 정동 제일교회 등 한국의 첫 감리교회들을 세웠다. 1887년부터는 언더우드, 게일 등과 조선어 성경 번역 작업을 진행하고, 1895년에는 올링거가 떠난 뒤 중단된 ‘코리안 리포지터리’(The Korean Repository)를 복간, 편집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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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펜젤러기념사업회 곽명근 이사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인사를 전하고 있다. ⓒ아펜젤러기념사업회
아펜젤러는 1902년 목포에서 개최되는 성경번역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제물포에서 대판산성주식회사의 구마가와마루호를 타고 가다,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선박 충돌사고로 6월 11일 순직했다. 아펜젤러는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할 수 있었으나, 자신의 조사이자 비서인 조성규(조한규)와 목포 집으로 데려다 주려던 한 정신여학교 학생을 구하기 다시 뛰어들었다가 결국 배와 함께 가라앉았다. 현재까지도 시신을 인양하지 못하고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는 가묘가 있다. 그의 순직 110주년인 2012년에는 육지에서 어청도 바다가 보이는 충남 서천군 서면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아펜젤러 순직 기념관’이 개관했다.

한편, 기감 본부 선교국은 아펜젤러 순직 120주년이 되는 내년 6월, 학술제와 인천에서 목포까지의 순례행진, 미국 후손 초대 행사, 아펜젤러 기념교회 연합집회 등 대대적인 추모행사를 거행하여 아펜젤러 선교사의 정신과 뜻을 기릴 예정이다. 아기회도 “선교국 등과 함께 내년 120주년 추모예배를 크게 드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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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펜젤러 순직 119년 추모예배 참석자 단체사진. ⓒ아펜젤러기념사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