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구약
하나님께서 시내산에서 말씀을 주신 것은 낭독하고 그 말씀을 준행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언약서를 가져다가 백성에게 낭독하여 듣게 하니 그들이 이르되 여호와의 모든 말씀을 우리가 준행하리이다”(출 24:7)
모세는 이 율법의 말씀을 7년마다 돌아오는 정기 면제년의 초막절에 모든 이스라엘 앞에서 읽을 것을 권하고 있으며, 이것은 정기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낭독하고 듣는 시간이 있어야 함을 나타내는 것입니다(신 31:9~11).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대신한 여호수아에게 담대할 것을 명하시면서 여호수아가 형통케 될 것을 아울러 말씀하시는데 그 형통의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율법책을 네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며 주야로 그것을 묵상하여 그 안에 기록된 대로 다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네 길이 평탄하게 될 것이며 네가 형통하리라”(수 1:8)
이것은 하나님의 율례를 지키는 방법은 먼저 하나님의 말씀을 입으로 시인하여, 즉 소리내어 읽음으로 시작되며, 그리고 묵상과 행함을 통해 평탄케 되는 것을 나타냅니다. 이에 여호수아는 에발산에 단을 쌓고 번제와 화목제를 드린 후 율법을 낭독하였습니다. “그 후에 여호수아가 율법책에 기록된 모든 것대로 축복과 저주하는 율법의 모든 말씀을 낭독하였으니 모세가 명령한 것은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온 회중과 여자들과 아이와 그들 중에 동행하는 거류민들 앞에서 낭독하지 아니한 말이 하나도 없었더라”(수 8:34~35)
요시아의 통치시대에 제사장 힐기야는 성전을 수리하던 중 율법 책을 발견하고 서기관 사반이 이것을 왕의 앞에서 읽고, 왕은 그 율법책의 말을 듣자 옷을 찢으며 회개한 후 백성들로 하여금 율법책의 내용을 듣게 하고 회개하여 주의 율례를 지키게 하였습니다(왕하 23:1~4).
에스라와 느헤미야 시대에서도 에스라의 율법책 낭독과 백성들의 회개와 하나님을 향한 경배도 살펴볼 수 있으며(느 8:3~6), 여호야김 시대에는 주님께서 예레미야를 통해서 여호와의 말씀을 낭독시킴으로 백성들의 회개를 기대하고 촉구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너는 들어가서 내가 말한 대로 두루마리에 기록한 여호와의 말씀을 금식일에 여호와의 성전에 있는 백성의 귀에 낭독하고 유다 모든 성읍에서 온 자들의 귀에도 낭독하라 그들이 여호와 앞에 기도를 드리며 각기 악한 길을 떠나리라 여호와께서 이 백성에 대하여 선포하신 노여움과 분이 크니라”(렘 36:6~7)
3. 신약
사도 바울은 그의 서신을 보내면서 그 편지들을 교인들이 회람하여 읽을 것을 요청하는데, 이때의 단어 ‘ὰναγινώδκω’(아나기노스코)는 소리 내어 읽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편지를 너희에게서 읽은 후에 라오디게아인의 교회에서도 읽게 하고 또 라오디게아로부터 오는 편지를 너희도 읽으라”(골 4:16)
또한 바울은 디모데에게 성경을 읽을 것을 권면하는데 이것도 소리 내어 읽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가 이를 때까지 읽는 것과 권하는 것과 가르치는 것에 전념하라”(딤전 4:13)
사도 요한도 계시록에서 예언의 말씀을 읽는 자들이 복이 있음을 설명합니다. “이 예언의 말씀을 읽는 자와 듣는 자와 그 가운데에 기록한 것을 지키는 자는 복이 있나니 때가 가까움이라”(계 1:3)
제3장 소리 내어 성경 읽기의 일반적인 특징
1. 소리 내어 성경 읽기의 동기와 상황
1)성경 읽기의 동기
소리 내어 읽기와 일반 읽기는 각각의 방법으로, 성경을 읽게 되는 경위 혹은 동기가 시작부터 다른 점을 볼 수 있습니다. 일반 읽기의 경우에는 성경을 읽게 되는 동기가 주로 ‘하나님의 명령’과 ‘우연히 혹은 스스로’라고 말합니다(78%, 이하 이태재 ‘효과적인 성경읽기 방법론 연구: 소리내어 읽기를 중심으로’ 266명 설문 결과). 소리 내어 읽기의 경우는 ‘하나님의 명령’과 ‘우연히 혹은 스스로’라고 응답한 경우는 불과 15%인 반면, ‘목사님의 설교’와 ‘성도나 친척의 권유’가 차지하는 비율이 85%나 됩니다. 이것은 일반 읽기의 경우에 성경을 읽는 것은 어떠한 체험보다는 하나님의 명령이라고 하는 의무감이나 자발적인 이유로 성경을 읽는 것이고, 후자의 경우는 성경 읽기에 대한 뚜렷한 이유나 체험 혹은 증거에 의해서 성경 읽기를 권유받아 읽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성경 읽을 당시의 상황
성도가 성경을 읽을 당시의 상황이 다름을 또한 알 수 있습니다. 일반 읽기를 하는 성도의 경우 어느 정도 ‘평안한 상황’(71%)에서 성경 읽기를 시작했으며, 소리 내어 읽기의 경우 평안하기보다는 ‘연단 중’(45%)에 소리 내어 성경 읽기를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즉 위의 두 가지의 내용을 종합하면, 소리 내어 성경 읽기는 많은 경우에, 연단 중인 성도가 소리 내어 성경 읽기에 대한 누군가의 긍정적인 이야기를 듣고 시작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3)성경 읽기를 통해 느끼는 감정들
일반 읽기의 경우에는 62%에 해당하는 성도들이 성경 읽기를 통해 처음에 나타난 현상이 ‘마음의 평강’을 느꼈으며 ‘아무런 현상이 없었다’고 응답한 경우가 19%였습니다. 반면, 소리 내어 읽기의 경우는 86%가 ‘마음의 평강’을 느끼며 ‘아무런 현상’이 없었다고 응답한 경우는 4%에 불과했습니다. 더구나 성경을 소리 내어 읽어가면서 더욱더 긍정적이고 좋아지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성경을 읽으면서 처음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일반 읽기와 소리 내어 읽기에서 혈기가 난다는 응답이 각각 6%와 3%가 있는데, 이것은 성경을 읽을 때 처음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것 이외에도 졸음이 많이 온다던가 하는 현상이 있는데, 어느 정도 지나면 마음의 평강이 생기게 됩니다.
2. 성경 읽기 양과 방법 등 성경 읽기에 대한 전반적 비교
1)성경을 읽는 순서와 그 이유
소리 내어 읽기의 특징은 성경을 ‘여러 단계로 나누어서’ 읽고 있다는 것입니다(88%). 이것은 일반 읽기를 하시는 분들의 과반수 정도(48%)가 ‘편한 순서’로 읽고, 혹은 ‘처음부터’ 읽거나 ‘신/구약을 나누어서’ 읽고 있는 것과는 굉장히 대조가 됩니다. 더구나 성경을 2단계 혹은 그 이상의 단계로 나누어서 소리 내어 읽는 이유가 ‘많이 읽을 수 있다’는 것 때문이고, ‘권유에 의해서’가 많음에 반해, 일반 읽기는 특정한 이유가 없는 경우가 50%에 달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성경을 시편, 잠언/전도서, 구약, 신약의 4단계 혹은 그 이상의 단계로 나누어서 성경을 읽을 것을 권하고 있으며, 성경을 읽는 양은 장년인 경우는 하루에 30장에서 50장 정도를 권하며, 초등학생인 경우는 하루에 3장, 중/고등학생인 경우에는 10장 정도씩 읽을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경우도 처음에는 10% 정도 학생이 성경을 소리 내어 읽다가 6개월 후부터는 좀 더 많은 학생이 소리 내어 성경을 읽기 시작했고, 1년 정도 후에는 30~40%의 학생들이 매일 성경을 소리 내어 읽게 된 경험이 있습니다.
2)하루 성경 읽기의 양
이렇게 성경을 많이 읽을 것을 강조하는 내용은 성경을 읽는 절대적인 양의 차이에서도 나타납니다. 일반 읽기의 경우는 85%의 응답자가 하루에 ‘10장 미만’의 성경을 읽고 있음에 비해 소리 내어 성경 읽기는 하루에 ‘10장 미만’만을 읽는 경우는 9%에 불과하고, 심지어 하루에 ‘100장 이상’ 읽는 경우도 13%나 되었습니다.
이처럼 차이가 많은 이유는 일반적으로 일반 읽기에서는 하루에 3~4장씩 읽으면 1년에 1독을 할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는 반면, 소리 내어 읽기에서는 하루에 기본적으로 30~50장씩 읽을 것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누구의 권유나 가르침이 시작의 동기는 되었으나 결국은 성경을 읽는 본인의 자발적인 의지가 아니고는 이렇게 읽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것은 성경을 읽는 양에 대한 성도들의 생각을 보아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소리 내어 성경 읽기를 하는 분들은 50%의 응답자가 ‘양이 많다’거나 ‘만족한다’라고 답을 하였고, ‘양이 적다’고 응답한 사람도 43%나 됩니다. 이것은 소리 내어 성경 읽기를 하는 분들은 지금보다도 성경을 더 많이 읽기를 원한다는 의사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일반 읽기의 경우 11%의 응답자가 ‘만족한다’라고 답했고 79%나 되는 응답자가 ‘양이 적다’라고 응답했습니다. 즉 일반 읽기의 경우에는 어떠한 이유에서건 성경 읽기의 양이 적은 것이 사실이며 성도들 스스로도 성경을 조금 밖에 읽고 있지 못함을 시인하고 있는 셈입니다.
더구나 성경을 읽는 양에 관해서는 소리 내어 읽는 분들의 60%는 ‘훨씬 더 많이 읽게 된다’라고 응답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글을 읽을 때 소리를 내어서 읽는 것은 눈으로 보는 것에 비하면 최소한 몇 배의 시간이 더 걸리고 힘이 드는데, 69%나 되는 분이 ‘더 읽게 된다’라고 응답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같은 내용으로 보아서 소리 내어 읽기를 하는 성도들의 경우에 성경을 많이 읽는 것에 대한 애착이나 의지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계속>
이태재 목사(개혁총회신학 학장, 소리내어성경읽기연구소 소장, 말씀세움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