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식 박사가 소감을 전하고 있다.
▲양영식 박사가 소감을 전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통일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손꼽히는 양영식 전 통일부 차관(성문교회 원로장로)이 지난 28~29일 열린 2021 선교통일한국 국제컨퍼런스에서 선교통일한국협의회(선통협)가 수여하는 제2회 통일선교공로상을 받았다.

30년간 통일공무원으로 일한 양영식 박사는 1972년 통일부에서 대변인을 시작으로, 통일정책기획실장, 남북회담 상근대표, 통일교육원장, 통일연구원장 겸 전국통일문제연구협의회 운영의장 등 요직을 거쳐 1999년부터 2001년까지 통일부 차관을 역임했다.

또한 대한올림픽위원회 남북사회문화교류협력공동위원회 간사위원, 2000년 남북정상회담 준비기획단장 겸 준비접촉 수석대표, 한국정치학회 비상임이사 및 국제법학회 명예이사,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객원연구원,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객원교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겸 기획특별분과위원장, 세계한인무역인협회 상임고문, 고양시정연구원 초대원장 등 남북통일 문제를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현재는 4·19혁명공로자회 고문 겸 이사,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63년 보병통역장교(11기)로 임관, 15사단·맹호부대·30사단에서 복무를 마치고 1970년 육군 대위로 예편했다. 이어 고려대 정치학 석사, 건국대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선교통일한국협의회 강보형 대표회장(우)이 양영식 박사(좌)에 제2회 통일선교공로상을 수상했다.
▲선교통일한국협의회 강보형 대표회장(우)이 양영식 박사(좌)에 제2회 통일선교공로상을 수상했다. ⓒ이지희 기자
양영식 박사는 무엇보다도 신실한 그리스도인으로서 20년 이상 통일선교 분야, 특히 통일선교 교육과 연구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북한교회재건위원회·통일정책위원회 전문위원, 숭실대학교 통일정책대학원 겸임교수, 기독교북한선교회(기북선) 전문위원⸱이사 겸 학술위원장, 한기총통일선교대학 학장 겸 본부교수,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ACTS) 선교대학원 북한선교학과 외래교수, 통일선교아카데미(통선아) 초대 원장 겸 본부교수, 총회신학대학교 대학원 초빙교수, 기독교통일포럼(CUF) 공동대표, 동북아한민족협의회 자문위원, 선교통일한국협의회 고문⸱하나의코리아 상임고문 등 통일선교 관련 기관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또 통일문제와 통일선교에 관한 다수의 저서를 펴내고 논문을 발표했다.

양 박사는 이날 수상소감에서 하나님께 먼저 감사와 영광을 돌린 후 “소천하신 홍임생 권사님이 오늘 아들의 수상 장면을 응시하면서 기쁨과 감사의 눈물로 기도를 드리실 것이다. 목사는 안 됐지만, 평신도 장로로서 통일선교일꾼이 되어 주님의 일에 쓰임받음에 감사하실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양 박사는 “어머니는 일본에서 예수를 믿고 제주섬의 양씨 문중에 시집온 뒤 갖은 핍박 속에서도 부흥집회, 새벽기도회에 참석하며 신앙을 지키셨다”며 “몰래 교회 가실 때 항상 저를 업고 가셨고, 육지에서 부흥 목사님이 오시면 저를 업고 안고 부흥회에 참석하셨는데, 어머니의 눈물의 기도 소리를 들으면서 품속에서 어렸을 때부터 예배를 드렸다”고 회상했다.

제1회 통일선교공로상 수상자인 유관지 목사(좌)와 제2회 수상자 양영식 박사(우)
▲제1회 통일선교공로상 수상자인 유관지 목사(좌)와 제2회 수상자 양영식 박사(우) ⓒ이지희 기자
1950년 6.25 발발 이후 대규모 피난민 행렬이 제주까지 밀려오자, 홍 권사는 예배장소를 구하는 피난민들에게 집을 내주어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하고 의식주까지 지원했다. 이곳이 바로 제주 평양옥으로, 오늘날의 제주영락교회가 개척예배를 드린 장소다. 양 박사가 기억하는 제주 평양옥 집은 ‘피난민 성도들의 안식처’이자 ‘눈물의 예배당’이고, 각급 주일학교는 이북사투리를 익히며 이산가족의 비극과 고통의 간증을 듣고 함께 기도하는 ‘작은 생활신학교’였다.

그는 “어머니는 항상 통일에 대한 기도를 하셨다”며 “‘해방을 주신 하나님, 통일도 속히 주시옵소서! 저 불쌍한 이산가족들이 만나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기도를 드리셨는데, 제가 통일문제, 특히 이산가족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가진 결정적 동인은 어머니의 눈물의 기도였다는 것을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야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양 박사는 “또 어머니는 ‘셋째아들(양영식), 목사님이 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셨는데 목사는 안 됐지만, 평신도로서 통일선교일꾼이 되게 하신 은혜를 주셨다”며 “대신 막내아들 양영전(마산재건교회 원로 및 공로목사)이 목사님이 됐다”고도 했다. 부친(양봉은) 사망 후 서울로 올라온 가족은 서울영락교회, 성도교회, 창전교회, 성문교회(전 창전교회) 등 실향민교회만을 섬겼다.

양 박사는 “30년간의 공직생활은 통일선교일꾼의 훈련을 농도 짙게 받았던 기간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잠시 정치 현장을 분주히 다니기도 했지만, 곧 통일선교일꾼으로서 가르치고 배우고 섬기는 자리로 돌아왔다. “성령님께 눈물의 회개기도를 드린 뒤 그때부터 지금까지 제가 달려온 길은 오직 한 길, 복음통일의 길이었다”라며 “이제 노인의 몸이지만 선통협의 참되고 바른 사역자들과 어깨동무 하면서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 하나님 주신 동산!’ 찬송을 부르며 민족복음화의 푯대를 향해 달려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그리고 “화평통일과 통일선교를 위하여 성령의 은혜로 주신 은사와 달란트를 땅에 묻지 않고 인생의 종말까지 열심히 헌신할 것을 굳게 재다짐한다”고 말했다.

양영전 마산재건교회 원로목사
▲양영전 마산재건교회 원로목사가 양영식 박사의 수상을 축하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양영학 박사는 이날 소규천 목사(제주영락교회 6대 목사), 고 이성택 목사(평안교회 원로목사), 황정식 목사(성문교회 원로목사), 고 김영한 장로(성문교회 원로장로), 고 김창인 목사(충현교회 원로목사), 임동원 권사(전 통일부장관, 전 국정원장), 통일선교아카데미 이사교회 목사 등 실향민 목사들과 북한교회 재건, 통일선교에 헌신한 목사, 장로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하나의코리아 이사장 하성암 장로(마산재건교회)는 “처음 양영식 장로님의 비전특강으로 통일선교의 비전을 받았다”며 양영식 박사의 수상을 축하했고, 조기연 ACTS 북한연구원장도 “양 장로님은 좋은 신앙인이자 좋은 공직자, 좋은 통일선교 교육자, 좋은 인생의 롤모델”이라며 “특히 회담에 임할 때마다 사람의 지혜와 방법이 아닌 하나님의 지혜와 방법에 귀를 기울이며 무릎을 꿇었다. ‘가물어 메마른 땅에 하늘에서 단비를 주시면 좋겠습니다!’ ‘열매 없이 잎만 무성한 무화과나무가 되지 말고 열매가 풍성한 회담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처럼 회담 전 하나님이 주신 은혜의 말씀과 찬양 가사를 통해 회담의 물꼬를 열어갈 때 하나님께서 회담마다 좋은 결과를 주셨다고 고백하셨다”고 전하기도 했다.

양영전 목사는 이날 “형님(양영식 박사)은 돈에 대해 청렴하시고 공직자로 통일에 대한 사명감이 대단하고, 그 밑바탕에 크리스천 세계관과 가치관을 가지고 일하는 모습에 동생으로서, 목서로서 늘 감사하고 존경심이 있다”며 “오늘 하늘나라에 계신 우리 어머님이 가장 흐뭇하게 기쁜 마음으로 바라보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제1회 통일선교공로상 수상자인 유관지 목사(북녘교회연구원 원장)도 축하 인사를 전했으며, 김병로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임헌만 백석대 교수(통일선교아카데미 원장)는 서면으로 양영식 박사의 수상을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