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말의 중요성에 대해서 많이 들어왔다. 부모님과 인생 선배들에게 말을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끝없이 듣고 자랐다. 말이란 입에서 나오면 소리가 되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다른 이의 기억 속에 살아 숨 쉬는 생명체가 되어버린다. 그래서 말을 조심해야 한다. 그에 반하여 글을 조심해서 쓰라는 주의를 듣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글도 말과 다르지 않다. 누구나 자신이 쓴 글에 책임이 따른다. 때로 말보다 더 강력한 올가미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떤 사실을 확인할 때 글은 말보다도 강력한 증거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말로 된 대화보다 많은 사람이 함께 보는 단체 카톡이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하여 친구들과 짧은 글로 대화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대부분 여러 사람이 함께 보는 공간에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의 내면을 끌어내는 데만 집중하다 보니 글을 읽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글은 대부분 누군가 읽어주기를 바라고 쓰는 것이다. 글은 독자가 있고 그 독자는 글로 글쓴이를 평가하게 된다는 것을 교육해야 한다. 그리고 말이 사람의 거울인 것처럼 글도 자신의 얼굴을 보여 주는 거울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 그래야 사회 문제가 되어가는 인터넷상의 악성 댓글들을 줄일 수가 있을 것이다.
글쓰기의 예절은 꼭 청소년 만의 문제는 아니다. SNS나 인스타의 글들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성인임에도 전체 공개된 글에 자신의 업무의 불만을 표현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심한 욕설까지는 아니더라도 업무와 관련된 상대방을 거론하며 조심성 없는 호칭이나 불만들을 푸념처럼 쓰는 것인데,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고 했다. 누군가의 눈을 통해서 그 글에 거론된 사람에게 전달될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자신이 일하고 있는 분야의 사람들이 서로서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상대가 이 글을 보면 어떤 기분이 들까? 같은 업종의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다음에도 같이 일하고 싶을까? 아마 상대가 날 가볍게 여긴다는 것을 알았다면 누구도 다시 일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한 줄의 글로 인하여 자신의 입지를 좁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이런 사람을 보면 따로 말을 해주고 싶은 충동이 끓어오르지만, 이 또한 경계를 넘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만 가지게 되는 것이다.
노은영 작가(사회복지학 석사, 청소년 코칭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