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별세한 故 김성혜 한세대학교 총장(79)에 대해 교계 지도자들도 추모의 뜻을 전했다. 김성혜 총장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의 사모로서 사명뿐 아니라, 목회자이자 교육자로 교계 발전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는 평가다.

같은 교단(기하성)에 소속돼 고인이 생전 한세대학교 총장으로 처음 선임됐을 당시, 한세대 법인 이사장이었던 엄기호 목사(한기총 증경대표회장)는 “김성혜 총장님께서 조용기 목사님의 사모이기도 하셨지만 한세대 총장으로서도 열심히 맡은 바 일에 수고를 많이 하셨다”며 “누구보다도 남에게 베풀고 나누시는 것을 좋아하셨다.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 고인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 고인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김진영 기자

역시 같은 교단에 소속된 최성규 목사(한기총 증경총회장)도 “마음이 아프다. 조용기 목사님의 사모님으로 사셨는데, 그 분이 짊어지셨던 짐이 크고 어려웠을 것”이라며 “저로서는 조용기 목사님은 아버지 같고 (김성혜) 사모님은 어머니 같은 분이다. 이제 천국에 가셔서 평안히 하나님의 사랑을 받으셨으면 좋겠다. 조용기 목사님께도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소강석 목사(한교총 공동대표회장, 예장 합동 총회장)는 “마치 어머니를 잃은 것 같은 마음이다. 당장 빈소로 달려가 유족들의 손을 잡고 따뜻하게 기도해 드리고 싶은데, 코로나 상황이라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며 ”신학생 시절, 조용기 목사님은 제가 정말 닮고 싶었던 분이셨고, 이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런 분의 반려자셨고 믿음의 길을 함께 걸어오셨던 분의 별세 소식을 들으니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고인의 빈소에 교계 관계자들의 조화가 놓여 있다.
▲고인의 빈소에 교계 관계자들의 조화가 놓여 있다. ⓒ김진영 기자

송태섭 목사(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는 “한국 교계와 신학 교육을 위해 애쓰시고 공헌하신 귀한 분으로 기억한다. 한국교회를 위해 더 일하셔야 할 분이셨는데, 안타깝다”며 “이제 그 분의 후배들과 제자들이 뒤를 잘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교단의 한 목회자는 특히 고인이 생전 한세대를 위해 헌신하며 어려움 가운데서도 학교 발전을 이뤄냈다고 했다. 그는 “총장님께서 한세대를 교단이 자랑할 만한 학교로 만드셨다. 생전 검소하신 성품으로 학교 재정을 안정시키셨고, 훌륭한 인재도 많이 길러내셨다”고 했다.

한편, 김성혜 총장의 어머니이며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세운 최자실 목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나는 할렐루야 아줌마였다’(1981년)를 제작한 김수형 감독은 “김성혜 사모를 만난 것은 (서울 은평구) 대조동에서 서대문로터리로 내려와서 1960년대 서대문 천막교회 개척시절로 기억한다. 벌써 65년이 흘렀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김성혜 사모와 조용기 목사와의 결혼식에도 참석했었고, 또 제가 연출한 ‘나는 할렐루야 아줌마였다’를 적극적으로 후원해주신 관계로 아주 친한 사이로 지냈다”며 “당시 영화에서 김성혜 사모 역은 탤런트 최수종 씨의 누나 탤런트 최지원 씨(조하문 목사 사모)가 분했다”고 덧붙였다.

김수형 감독은 “최자실 목사 100주년 기념식에도 저를 특별히 단 위에 세우신 추억도 있고, 작년 여름 한세대에서 만나뵌 것이 마지막 만남이었다”며 “가끔씩 저를 불러 용기를 주시고 격려해주셨던 친 누나 같으신 분이라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서울예술고등학교를 나와 이화여자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미국 맨해튼음악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고인은 생전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서도 이름을 알렸다. 특히 직접 작곡한 ‘내 평생 살아온 길’(308장)과 ‘얼마나 아프셨나’(614장)는 21세기 찬송가에 수록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