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에 ‘일터 사역’이나 ‘일터 교회’를 요구하는 상황이 해일처럼 밀려오는 현실을 맞고 있다. 현재 한국교회는 정통적인 근간에서의 교회와 복음의 수단에 근거한 그 어떤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바로 그러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한국교회가 일터 신학적인 관점에서 일터 교회의 사역 유형을 알고 그에 맞은 대안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필자는 ‘일터교회 사역 유형별 영성 성숙도 연구’(부주제 ‘일터 신학의 관점에서’) 논문을 작성했으며, 일부 내용을 발췌해 5회에 걸쳐 소개하려 한다.
전통적인 교회 사역과 일터 사역
우리는 복음을 수용하면서 성경의 매개체를 통해 전통적인 교회와 기독교와 교회, 신학과 믿음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이어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신학과 신앙, 그리고 영적인 믿음으로 구원의 공동체를 이루고 성령의 강한 역사로 세계 기독교 현장에서 이루지 못한 ‘교회 급성장’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성장의 후유증을 앓듯이 이를 지탱해 오는 데 급급하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해 본다.
직장 안에서 ‘일터 사역’ ‘일터 교회’라는 이슈는 미국이나 서구교회로부터 시작되어 이천 년 대 전후로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회자(膾炙)되었다. 이에 관한 관심과 필요가 증폭되기 시작한 것이다. 어쩌면 한국교회에도 ‘일터 사역’이나 ‘일터 교회’를 요구하는 상황이 노도처럼 밀려오는 가운데, 어쩔 수 없이 그것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 앞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종교개혁 후에 기독교는 믿음의 영역을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시도하였다. 그중 믿음에 속한 노동과 그에 관계된 다양한 견해를 밝히기 위한 노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그 시기가 종교개혁 후부터 본격적으로 된 것은 점차 성경적 진리를 그리스도인의 삶의 현실 가운데 현장에서 규명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현대 개혁주의 신학을 대변할 수 있는 아브라함 카이퍼처럼, 칼빈주의나 개혁교회의 전통에서는 ‘하나님의 부르심’(God’s Calling)이라는 일-노동의 또 다른 측면을 강조해왔다. 즉 개혁적인 시각에서 노동의 목적은 하나님을 높이고 인류를 번성케 하는 문화를 창출(創出)하는 것을 성경에서 명하는 교훈으로 받아들인다.(Jean Calvin, Institution de la religion chrestienne, 박건택 역, , 칼뱅 총서 1. 기독교 강요 1541(2판 프랑스어), (서울: 부흥과개혁사, 2018), 79.)
철학의 지식은 그동안 인류에게 보편적 진리로 인식되고 보급되어온 논리였다. 나아가서 그 지식은 우리에게 일에 대하여 ‘천박하다’(?)는 개념을 많이 제공해 주었다. 철학적인 노동의 가치에 대하여 고대 그리스 철학이나 동양 철학에서는 사상의 가치에 비해서 하위에 속하는 것으로 평가절하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유대-기독교적 전통은 성경의 창조 기사에 따라 노동의 기원을 신성하게 본다. 비록 인간의 타락으로 땅이 저주를 받았고, 노동이 힘겨워졌으나 기독교적 일-노동의 관점은 고대 사상에 비해서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이에 필자는 ‘일-노동’이라는 영역이 우리의 삶과 일터 속에 어떻게 융합될 수 있는가를 성경적, 신학적, 그리고 실천적 관점에서 연구하게 되었다. 특히 기독교적 일의 개념에 대한 인식 변화를 신학에 비추어 볼 때,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터 교회와 일터 사역의 틀에서 얼마나 구성원들이 영성 성숙을 경험하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근래 일터 신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형교회들을 중심으로 일터 사역을 실행하고자 한다. 그러나 일터 신학은 지금까지 사변적인 신학에 매여 있는 관계로 사역과 영성을 위한 실제적인 역할을 충분히 담당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진정한 ‘일-노동’의 신학적인 문제를 성경적이고 교리적이며 역사적인 논리로 연구하여 정당한 학문적 논리를 갖추는 동시에, 오늘의 상황에서 일터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영성 성숙을 진단하고 인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한국교회는 세계 어느 국가보다 정통성과 보수성을 강하게 지니고 있다. 이러한 현장에 젖어있던 우리에게 일터 교회라는 정서가 선뜻 와 닿지 못하는 감(感)이 있었다. 그러나 세계교회, 특히 미국교회 현장에서는 일터 교회 문제를 80년대 초반부터 이슈화시켰으며, 이제 한국교회도 논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충분히 받아들이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또한 ‘일-노동’의 특성상 쉽사리 환경적으로 정착하기가 어려운 조건이 있지만, 워낙 거센 요구가 한국교회 현장과 일터 현장에서 있음으로, 일터 교회와 그에 대한 사역은 순순히 그 자리를 잡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일터 신학과 일터 교회의 조화를 추구하고자 한다.
한편, 현대 세계선교현장은 전통적으로 선교사를 보내고 받던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1980년대 이전까지는 국가마다 전통적으로 사역하던 선교사의 비자를 자유롭게 보장해 주었다. 하지만 점차적으로 그 비자를 제한하는 추세이다. 그래서 다른 대안으로, 일터선교사로서 직업을 가지고 입국하여 그 나라에서 거주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받으면서 사역할 수 있는 이점(利點)을 살리고 있다. 그러므로 일터(직업전문) 선교사를 파송하는 교회와 선교단체가 늘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부분 한국교회의 주된 목회 방법은 주말을 중심으로 하는 1, 2일 사역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실제적으로 주중 5일 사역은 생각도 못 한다. 혹시 그런 계획이 있더라도 우리의 목회 현장에서 시도하기 힘든 이질적인 목회 환경이 되었다. 따라서 교인들의 주중 생활을 위한 일터 사역이 어쩌면 한국교회가 관심 가져야 할 대안적 사역이 될 가능성이 있다. 사실, 주말의 하루나 이틀 정도의 사역보다는, 주중 5일 정도의 사역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논리가 목회(사역)자에게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고 주일 사역을 외면하고 아예 주중으로 돌리자는 말은 결코 아니다. ‘주말 사역’에서 ‘주중 사역’으로 확대(Expanding from ‘weekend ministry’ to ‘weekday ministry’)하자는 말이다. 이 글은 이러한 문제들을 연구하고 대안을 제시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의 ‘목회 패턴’(The pastoral pattern)을 소개하려 한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