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생사의 고비를 넘기는 치열한 비즈니스 전쟁터에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방법으로 기업을 경영하여 성공할 수 있을까. 혁신기업, 기술기업, 소셜벤처, 소비재기업 등 다양한 일터 현장에서 기독경영 원리를 적용하고 실천하기 위해 몸부림치며 이뤄낸 크고 작은 성공 사례와 교훈을 담은 '굿 비즈니스 현장스토리'(맑은나루)가 최근 출간됐다.

'굿 비즈니스 현장스토리'는 기독경영연구원(원장 이형재)이 펴내고 한정화 한양대 특훈교수, 권수라 한양대 교수, 최성진 한양대 부교수, 김홍섭 인천대 교수, 조성도 전남대 교수, 지범하 한동대 교수, 박철 고려대 교수, 이형재 국민대 교수, 김세중 아주대 특임교수, 박의범 강원 명예교수 등 10명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또한 ㈜와디즈, ㈜디랩, ㈜네패스, ㈜세진테크, ㈜임팩트스퀘어, ㈜향기내는사람들, ㈜리디아알앤씨, ㈜인코칭, ㈜비하임, ㈜제스파, ㈜샘앤북스 등 11개 기업의 기독경영 사례를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기독경영연구원은 4일 서울 서초동 네패스 서울사무소 1층에서 7월 기독경영포럼과 함께 '굿 비즈니스 현장스토리' 출간기념 북토크쇼를 진행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코로나19 시대의 주요 이슈와 대응'을 주제로 한정화 교수가 발표했으며, 북토크쇼는 이형재 교수의 사회로 책에 실린 11개 기업 중 4개 기업 대표인 이병구 네패스 회장, 홍의숙 인코칭 대표, 송영광 디랩 대표, 신혜성 와디즈 대표가 패널로 참여했다. 다음은 북토크쇼 주요 부분을 요약, 정리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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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네패스 서울사무소 1층에서 7월 기독경영포럼과 ‘굿 비즈니스 현장스토리’ 출간기념 북토크쇼가 열렸다. ⓒ이지희 기자
◈이형재 교수=기독경영연구원이 연구한 6가지 성경적 경영의 핵심원리 '기독경영 JUST ABC'(창조·책임·배려·공의·신뢰·안식)가 있다. 회사 소개와 함께 경영 현장에서 기독교 원리를 어떻게 실현하고 있는지 말씀해 달라.

◇신혜성 대표=2012년 온라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회사 와디즈를 설립했다. 창업가로서 '코람데오'(Coram Deo, '하나님 앞에서'라는 라틴어)를 많이 생각하고 산다. 대외적으로 우리 회사가 기독교인이 세운 것인지도 이야기한 적이 별로 없다. 회사를 세울 때부터 성경적 회사를 세워야 한다고 많이 생각했으나 성경적이면서 종교적이지 않은 회사, 또 외부에서 볼 때도 상식적으로 경영하는 회사가 되려고 했다. 상식적이기 때문에 누구에게 자랑하지도 않는다. 현재 230여 명이 일하고 있는데, 빠르게 성장하면서 구성원 변화도 많다.

이전에 직장생활을 고민하고 있으면 선배들과 장로님들이 '원래 사회생활은 그런 거야' '교회에서 배운 것을 사회에서 너무 적용하려 하지 마'라고 많이 말씀하셨다. '내가 배운 것을 그대로 살아도 되는 회사를 만들자'는 것이 창업을 시작한 배경이었다. 기독경영 원리 중 꼽으라면 '신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외부적으로도, 내부적으로도 가장 먼저 구성원들이 서로 최선을 다한다는 신뢰와 공감대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를 많이 고민한다.

◇송영광 대표=엔지니어로 14년 동안 일하고, 아이들의 코딩 메이킹 사업을 시작했다. 저는 '창조' '공의'가 중요했다. 대기업에서 9년간 일했는데 일이 재미있진 않았다. 하는 일이 반복되고, 다른 쪽에서 상품기획을 하면 개발자로 개발만 하는데 왜 만들어야 하는지 모르겠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노동이 저주가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축복이라고 생각하는데 재미가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창업하면서 노동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동기들에게 창조적 권한도 주고 회사를 만들 수 있도록 했는데 쉽진 않았다. 생산의 극대화를 위해 일을 쪼개고 반복시켜야 하는데, 창조적 일을 하려면 독립적 권한을 주고 이를 장려해야 하니 생산성이 떨어졌다. 또 지금 시대는 IT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점 독립적 영역이 강화되므로 어떻게 생산성과 창조적 일의 밸런스를 찾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경제 공의'에도 관심이 많다. 14년간 회사 생활을 하면서 한 가정이 다른 가정 밑에 들어가지 않도록, 그 가정이 독립적으로 먹고살 수 있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고 많이 느꼈다. 이것이 궁극적인 하나님의 비전이라는 것이 성경 속에서도 명확하다고 생각한다. 가정은 착취가 있을 수 없는 완전한 사랑의 공동체로, 성경에도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 땅에 들어올 때 지파별로 땅을 나눠준다. 주식회사의 주식은 땅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노동한 사람에게 그 가치가 돌아갈 수 있을지 고민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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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네패스 서울사무소 1층에서 7월 기독경영포럼과 ‘굿 비즈니스 현장스토리’ 출간기념 북토크쇼가 열렸다. ⓒ이지희 기자
◇홍의숙 대표=코로나19 이후 교육이 전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저희는 일대일 코칭과 소그룹 코칭이 주력 분야라 큰 타격은 받지 않고 있다. 내부 스태프는 10명, 파트너 코치는 10여 분이다. 저희는 보이지 않는 상품을 판매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생각한다.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각자 일하는 것을 믿지 않으면 의심하게 된다.

저희 회사 안에는 사랑이 넘친다고 생각한다. 초반 10년은 예배를 드렸는데, 꼭 그것만이 직원들을 돕는 게 아닌 것 같다고 느꼈다. 회사를 작은 교회로 여기고, 사랑으로 돌보다 보니 믿지 않는 친구가 세례를 받고, 가족 중 목사, 장로님이 계신대도 상처받아 교회에 안 나갔던 친구가 회복돼서 교회에 나가는 일이 제법 있었다. 저같이 부족한 사람이 한국에서 최초로 리더십 코칭에 대한 책을 쓰고, 대기업뿐 아니라 공기관에서 3년간 코칭하고 기관장분들을 일대일로 코칭하게 된 것은 철저히 하나님이 주신 은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 조직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고 생각해왔다.

직원들을 정말 사랑하고 신뢰해주면 성장했다. 한 예로 중소기업에서는 쉽지 않지만, 직원 배려 차원에서 한 달에 한 번 오후 타임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해줬다. 여기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출퇴근 시간도 회사 단톡방에 '어떤 일로 30분 늦게 출근합니다. 다음 날 이 일을 보충하겠습니다'고 말하면, 이에 대해 신뢰해주고 따로 점검하거나 하지 않았다. 그것이 쌓이다 보니 재미있는 현상은, 새로 들어온 직원 얼굴이 금방 밝아진다. '이렇게 믿어주는 곳은 처음 봤다'고 한다. 직원들이 상호신뢰하고 사랑으로 나누고, 칭찬의 표현을 잘해주니 자연스럽게 창조적인 면도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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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구 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이병구 회장=1990년 전기, 전자, 반도체 업종의 반도체 부품, 소재 전문 기업을 설립하여 올해 30년째다. 메인 사업이 반도체 AI(인공지능)다. 저는 기본적으로 사명 의식, 청지기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 생활, 교회 생활, 학교 생활, 기업 생활도 이 두 가지 의식이 굉장히 중요하다. 사명 의식, 청지기 의식이 없으면 작은 일에도 삶이 크게 흔들리고 방향을 찾지 못한다.

크리스천들이 가져야 할 사명 의식은 '세상으로 보냄 받은 자로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이다. 결과적으로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일에 사명이 있어야 한다. 기업 현장에서도 사명감 없이 일하면 재미가 없고 맨날 불평하는데, '내가 이 기업에서 무슨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내가 어떤 사명으로 일하느냐'라는 사명감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개인과 회사의 관계가 정립돼야 한다.

그리고 기업은 우리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사명 선언을 확실히 해야 한다. 이 사명 선언이 안 된 회사는 구성원을 하나로 모으기 굉장히 힘들다. 교회도 어떤 사명이 있는 교회인지, 너무 많은 말이 아니라 정의가 필요할 것이다. 저희 회사 사명은 '우리는 고객의 성공을 위해서 존재한다'이다. 고객은 자기 자신, 이웃, 국가를 다 포함한다. 다른 사람을 잘 되게 하려고 내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 사명을 이루기 위해 목표가 있어야 한다. 목표를 정하게 하는 것이 비전이고, 그 비전을 두고 해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사업 계획의 변화가 일어난다.

우리 회사가 하는 일을 요약하면 '혁신'과 '창조'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회사다. 기존에 하는 일은 더 좋게, 더 저렴하게, 더 잘 만드는 것이 혁신이다. 그다음 아무리 지금 잘나가도 수명이 있으므로, 새로운 것을 계속 준비해야 한다. 회사가 아무리 잘돼도 수명이 짧으면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 저희 회사 이름이 네패스(Nepes), 히브리어로 '영원한 생명' '다이내믹'이라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이 사명을 택한 이유는 '장수기업'이 되기 위해서다. 살아 있어야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고, 건강하게 살아 있어야지 다른 사람을 많이 도울 수 있는 것처럼 회사도 마찬가지다.

창조와 혁신을 회사에서 경영으로 현실화시키려면, 외부 환경과의 접촉이 일어나야 한다. 고객과의 관계, 공급자와의 관계, 정부와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혁신과 창조가 일어나야 하는데 크리스천들이 어떻게 성경적으로 혁신과 창조를 일으키느냐가 중요하다. 핵심은 '저스트 ABC'에 나온 성경의 원리들이 회사 생활에 스며들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하나로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결과적으로는 마음 경영이다. 성경에도 생명의 근원이 마음에서 나온다고 했다. 보이지 않는 마음을 어떻게 경영하느냐는 것이 그 회사의 생산성과 회사의 혁신과 창조를 일으키는 핵심이다.

그래서 저희 회사는 임직원의 마음 상태가 최고조에 달한 상태에서 업무하도록 한다. 회사에 출근하면 노래를 부르는데, 노래를 부르면 침체한 마음이 빠른 시간에 긍정적인 상태로 바뀐다. 마음 상태를 좋게 하는 방법 중 또 하나는 나눔이다. 회사가 하는 나눔도 있지만, 구성원들이 스스로 지역사회에 가서 물품을 전달하고 노동 봉사를 하고 오면 표정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 역시 결과적으로 마음 상태를 좋게 한다. 기쁜 마음을 가지고 일할 때 창의력과 아이디어도 나오고 혁신할 수 있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시너지를 만든다.

저는 마음을 좋게 하려고 회사에서 부정적 용어, 명령어를 쓰지 않으려 한다. 모든 회사에서 쓰는 용어가 명령어가 많고 전략, 전술, 보고 등 군대용어가 많다. 명령하고 거친 단어를 쓰고 카리스마적으로 몰아붙이면 관계가 오래 못 가고 직원들 마음에 상처를 준다. 그리고 일단 창의력이 안 나온다.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사람으로, 각자 가진 달란트가 무궁무진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어떻게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교육을 통해 한 사람의 기술 개발도 하지만, 그보다 스스로 잘할 수 있는 자신의 달란트가 있으니 마음이 기쁜 상태에서 시너지를 모을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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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성 대표(맨 왼쪽)가 발언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이형재 교수=성경적 가치관과 비전으로 기업 현장에서 경영하다 현실에서 충돌할 때가 있었나. 어떻게 갈등을 해소시켰나.

◇신혜성 대표=우리 회사는 소위 말하는 스타트업 기업이고, 평균 연령 30대 초반의 젊은 사람들이 일하다 보니 밀레니얼 세대가 주를 이룬다. 기독교인이건, 비기독교인이건 이들이 원하는 가치가 오히려 정의로움도 더 강하고, 공평함에 대한 철학이 분명한 친구들이 많다. 사업하면서 일관되게 하려는 기독교적 정신, 곧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하려 하고 세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업은 제외하려 했다.

우리 회사는 한 달에 1,000개 가까운 스타트업 회사가 이용하고 한 달에 1천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플랫폼 회사로, 처음에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인지 정의하는 과정이 있었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옳고 그름, 개인의 스타일이 당연히 존재하고, 상식적인 회사를 만드는 것이 제 가치관이지만 강요하는 것은 아니므로 다양성을 어떻게 품어야 하는가는 지금도 과제다.

사업 환경은 사실상 모두가 이기기 위해 싸우는 경제 전쟁터이므로, 반칙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 부당 경쟁하는 회사들을 언급하지 않고 우리가 할 바를 해야 하고, 페이크(가짜) 뉴스에 대응하지 않는 것도 그렇다. 성경적 정신에 맞는 것이 커뮤니케이션 전략 측면에서 현명하지 못했다는 생각도 들고, 성경적인 것과 비성경적인 것의 측면보다 어떤 부분에서 더 지혜롭고 본질에 충실해야 하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다.

회사는 교회와 달라야 한다는 것은 초반에 깨달았다. 8년간 회사를 운영하며 처음 시작했을 때와 달라진 것이라면 '사람'에 대한 생각이다. 구성원에 대한 사랑의 정의를 어떻게 내려야 할지가 어려운 대목이었다. 어찌 보면 성경에서 크게 관통하는 '하나님의 사랑'을 배웠던 곳은 가정과 교회인데, 그것을 회사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가 참 어려웠다. 결국에는 이 회사를 경영하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 인사 제도였다. 인사 제도가 회사의 전부일 것이라 생각됐다.

좋은 기업의 벤치마킹을 위해 찾다 보면 해외 회사 사례들을 많이 찾게 되는데, 국내에서는 접목하기 아주 어렵다. 또 해외 기업 사례는 기본적으로 효율성, 생산성이 중요하므로, 스타트업 회사가 이를 접목할 때 빠른 성장을 위해 외부 투자자의 기대치를 맞추려 돈을 많이 벌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상황에서 '인사 운영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가 문제인데, 인사가 있을 때마다 '하나님 앞에서 떳떳한가'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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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광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발언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송영광 대표=회사를 설립할 때 협동조합을 많이 고민하다 주식회사를 하게 됐다. 자본이 오면 자본가의 생각이 같이 온다고 생각하는데 자본가는 돈을 원한다. 그러면 '우리 회사가 가진 가치를 지킬 수 있을까'가 중요한 문제다. 한번은 좋은 투자사와 연결돼 투자를 약속받았다. 그러나 약속한 날의 3일 전 다시 심각한 질문을 던지게 되었고 기도했다. 직원들은 투자를 안 받으면 '아마 회사를 닫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택의 순간에 회사의 존재 이유를 생각해야 했다. 저희와 같은 서비스를 하는 회사가 많은데 '왜 존재해야 하느냐'였다. 우리에게 투자하려고 오래 고민하고 연구한 투자사에는 미안했지만, 투자를 받지 않기로 했다. 이후 와디즈를 통해 지분형 투자를 받았다. 우리는 가정의 경제적 독립을 추구하는 것이 회사의 가치여서 잘 맞았다.

저희가 하는 코딩교육은 지금의 입시교육과는 맞지 않는다. 자녀들이 코딩을 1~2년 배운 뒤 학부모들이 '아이가 코딩을 좋아하지만 국영수를 배워야 한다'며 그만두게 한다. 저희에게는 엄청난 벽이다. 코딩을 입시와 연관시키려니 아이들의 인생에 큰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되었고, 매출을 확장하려면 입시를 생각해야 했다. 결론은 인생을 궁극적으로 스스로 개척하는 아이들을 길러내기 위해 학교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대학에 왜 가냐면, 결국 먹고 사는 문제 때문이다. 대학에 가지 않거나 우회적으로 가면서도 경제적 방안을 찾으면 된다.

◇이병구 회장=성경에 돈과 하나님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고 한다. 기본은 돈을 좇고 하나님을 잠깐 외면하면 그때는 잠시 좋아지는데, 결과적으로 우리의 양심은 알고 있다. 그 양심이 어떤 작용을 하냐면, 그 사람이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발목 잡는다. 성경적 가르침과 충돌이 일어날 때, 성경대로 다 살 수는 없지만 가급적이면 마음이 편한 방향으로 결정하도록 한다.

저희가 옛날 브라운관에서 LCD TV로 넘어올 때, TV 뒤 백라이트에 사용하는 아주 구경이 작은 램프를 전량 일본에서 수입했다. 이것을 국산화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했는데 기술 확보를 못 하고 실패했다. 그러나 LCD에는 사용을 못 하지만 조금 떨어지는 용도로는 사용할 수 있었다. 하루는 일본 파친코 업체에서 보급해달라고 연락이 왔는데, 회사가 굉장히 어려울 때였지만 납품을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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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의숙 대표(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이형재 교수=기업 경영을 하는 과정에서 위기와 역경은 어떻게 극복했나. 또 어떤 깨달음을 얻었나.

◇홍의숙 대표=10년 전 정말 신뢰로 함께 일해오던 직원 60%가 회사를 그만두는 상황이 있었다. 코칭 리더십 회사다 보니 세 명이 대기업에 들어가게 되었고, 아이 셋을 기르는 직원은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가면서 도저히 어렵다며 동시에 그만두었다. 위기 상황이 될 때마다 저를 붙잡는 한 가지 질문은 '내가 이 회사를 세우고 싶어 세웠는가'였다. 고등학교 교사 출신으로 비즈니스를 생각도 못 한 사람인데, 하나님께서 회사 이름도 주시고 주변에서 꼭 해야만 되는 것이라 하여 회사를 시작했다. 위기 상황이 될 때마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나에게 묻는다. '누가 너한테 세우라고 한 거니.' '이 회사 이름을 누가 주셨어?' 저를 없애는 과정이었다.

17년간 버텨올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초심'이다. 회사를 세울 때 하나님이 어떤 마음을 주셨는지, 가져가실 이도 그분이고 흥하게 하실 이도 그분이니 오로지 하나님 한 분만 생각하려고 했다. 처음 개척이 어려웠는데 오로지 하나님 이름으로 일할 때 방법을 보여주셨다. 과거 한 곳에서 1년 치 매출을 밀어주겠다고 한 적이 있다. 그것을 받아들이면 쉽게 갈 수 있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신혜성 대표=언제가 가장 힘들었냐는 질문에는 늘 지금이 제일 힘들다고 말한다. 옛날에 힘든 것은 기억이 잘 안 난다. 우리 회사는 새로운 도전을 하는 사람에게 도전하는 장을 마련해준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은 눈에 보이는 것을 가진 사람이 별로 없다. 그들에게 모험을 거는 것이다. 창업하기 전 공공기관에서 일해서 신용도가 높아 금융기관에 가니 제 연봉의 두 배나 되는 마이너스 통장을 주었다. 창업 후 마이너스 통장을 연장하러 가니 금액 축소가 아니라 연장을 거절했다. 사람은 동일한데 평가가 달라지는 것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도록 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제가 강단에 서면 늘 '사기꾼들은 어떻게 할 거냐'는 공격을 받아 왔다. 에어비앤비가 힐튼호텔이 주는 서비스를 100% 줄 수 없는 것이 본질인 것처럼, 우리 회사가 가진 본연적 속성도 그렇다. 내부적으로 작년 부실률을 집계하니 연간 1% 정도라 자랑스럽게 생각했는데, 그 1%로 비난받고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고 사람들이 믿기 시작했다.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것보다 1%라도 부족한 것이 있다면 보완하고 더 적극적으로 잘해나가자는 원칙을 세워가고 있다.

신앙을 가진 사람이 '반드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일하겠다'고 하면서 빠질 수 있는 오류가 '나만 옳다'고 하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내가 잘못하고 있는 것은 없는가' 생각해야 한다. 회사가 많이 성장했고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만족감을 주는 사업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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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기독경영포럼 및 ‘굿 비즈니스 현장스토리’ 출간기념 북토크쇼 단체사진. ⓒ이지희 기자
◈이형재 교수=가정에서도 세대 간 소통에 어려움이 있다. 기업 안에서 세대 간 소통 문제는 없나. 어떤 방법으로 직원과 소통하고 핵심가치를 공유하나.

◇송영광 대표=학부모 설명회 때 '공무원이 되려는 아이들이 많은데, 이러면 안 된다. 창업가가 되어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런데 이 말은 90년대생들에게는 '꼰대'가 하는 말이었다. 나라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하고 이야기했는데, 꼰대가 되어있었다. 저희 직원들도 창업을 더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직원들도 그런 구조를 당연히 원할 줄 알았는데, 안정적으로 좋은 곳에서 많은 급여를 받기 원하지 새로운 곳에서 개척을 원하지 않는 것을 알고 아주 놀랐다. 제 뜻이 잘 이해가 안 된다고 하더라. 핵심은 결국 행동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병구 회장=왜 소통해야 하는가를 이해해야 구성원들 전체가 소통하게 된다. 소통의 목적은 시너지를 만들기 위해서다. 경영에는 투명성과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연속되는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일체화시키는 것이 구성원들 간의 신뢰, 시장 신뢰, 고객 신뢰의 기초가 된다.

작년 초 저희 회사 평균 연령이 34세였다. 회사 가치관과 경영 방침은 한 분기마다 계속 알린다. 반도체는 장비 투자가 많이 필요한데, 메인터넌스라는 굉장히 큰 조직이 있다. 그러나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원인 사람의 메인터넌스, 곧 사람의 마음을 읽어주고 다스려주는 곳은 없는 것 같아 '공감팀'을 만들었다. 이 부서의 업무는 자기가 담당하는 사람과 대화하고 고민 사항을 들어주는 것이다. 코칭은 하지 않는다. 직원들은 이야기를 하다 보면 마음의 상처가 많이 치유된다고 한다. 마음의 상처를 잘 다스려주는 것이 기독교 경영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형재 교수=애프터 코로나 시대에 경영 비전과 사명은 무엇인가.

◇홍의숙 대표=작은 회사이지만 큰 꿈을 갖고, 리더십의 해외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송영광 대표=가정을 세우고 장기적으로 학교, 가정, 기업이 통합된 구조를 만드는 것이 비전이다. 내년에 학교를 세우면, 그 출발점이 될 것 같다.

◇신혜성 대표=많은 중소기업이 나타날 수 있도록 공헌하는 서비스 플랫폼을 단단하게 만들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10년이 지났을 때, 우리나라에 없어서는 안 될 회사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