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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린이 1931년 폭파한 ‘그리스도 구세주 교회’. ⓒ한국 순교자의 소리
러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예배당이자 러시아 현대사의 교회 건축물 중 가장 많은 예산을 들여 최근 완공한 '그리스도의 부활 교회'(Resurrection of Christ Church)가 내부에 스탈린과 푸틴 등 정치가들을 기념하는 벽화와 모자이크화를 설치하려다 좌절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 인근 도시 쿠빈카에 위치한 이 정교회는 국군의 주교회로 설계되어, 6천여 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군대를 상징하는 국방색과 미사일처럼 생긴 첨탑을 가지고 있다. 러시아 화폐 60억 루블(한화 약 1,049억 원)이 소요돼 현대 러시아 교회 건축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의 예산이 들어갔다. 원래 러시아의 2차 대전 승전 75주년을 기념하여 5월 9일 문을 열기로 되어 있었으나 코로나 사태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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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러시아 국군의 주교회로 완공된 ‘그리스도의 부활 교회’. 국방색과 미사일처럼 생긴 첨탑을 가지고 있으며 6천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한화 약 1,049억 원이 소요됐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최근 이 교회는 건축 규모나 형태, 예산보다 예배당에 걸기로 한 벽화, 모자이크화 때문에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과거 러시아 정치가 이오시프 스탈린과 현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그리고 다른 관리들을 묘사한 그림을 전시하려 한 것이다. 논란이 커지면서 이 그림들은 결국 승리의 표어가 새겨진 배너와 전통적인 모자이크 성화로 바뀌었다.

하지만, 일부 러시아 지도자들의 논평은 논란과는 거리가 멀었다. 예배당 문을 여는 것을 기념하는 기도회에서 교회미술전문가협회 회장이자 '러시아 정교회 건축과 복원' 회장인 레오니드 칼리닌(Leonid Kalinin) 수석 사제는 스탈린과 푸틴 대통령 이미지를 예배당에 거는 사안에 호의적으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러시아 국방부 부장관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장군(General Andrey Kartapolov)은 "스탈린이 러시아의 종교를 회복시켰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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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부활 교회’ 내부에 걸려다 논란 때문에 취소된 그림. 배너에 스탈린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한국 순교자의 소리(VOM)는 9일 보도자료에서 "지금부터 89년 전인 1931년 12월 이 새 예배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세워져 있던 '그리스도 구세주 교회'(Cathedral of Christ the Saviour)를 파괴하라고 지시한 장본인이 바로 스탈린"이라며 "기도회에 참석했던 관리자들의 논평이 여전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과거 소련 정권에 희생된 기독교인은 1,200만 명에서 2,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다. 한국 VOM은 "국가는 종종 건물을 이용해 국민이 군사적 승리의 역사를 계속 기억하게 한다"며 "그러나 기독교인들은 기독교 순교자들이 스탈린과 공산주의를 누르고 승리했다는 사실을 새로운 세대가 배울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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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부활 교회’ 내부에 걸려다 논란 때문에 취소된 그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부 고위 간부들이 그려져 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그러면서 "공산주의 치하 루마니아의 감옥에서 14년을 보낸 순교자의 소리 설립자 리처드 웜브란트(Richard Wurmbrand) 목사는 소련 공산주의가 무너지자 '우리는 사랑으로 공산주의를 이겼다'라고 선언했다"며 "이러한 기독교 순교자들의 승리는 교회 건물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순교자들의 삶이 기록된 책을 통해 가장 잘 기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산주의 치하에서 핍박받은 웜브란트 목사와 다른 기독교인의 이야기를 기록한 '그리스도를 위한 고난'(Tortured for Christ)은 60개 이상 언어로 번역된 세계적 베스트셀러이며, 공산주의와 사탄숭배의 연관성을 문서 증거로 입증한 리처드 웜브란트 목사의 저서 '마르크스와 사탄(Marx and Satan)'은 한국 VOM의 베스트셀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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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인근 쿠빈카에 최근 완공된 ‘그리스도의 부활 교회’ 내부. ⓒ한국 순교자의 소리
한국 VOM은 "웜브란트 목사님은 2001년 세상을 떠났지만, 오늘 살아계셨다면 스탈린을 높이려는 예배당의 노력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을 것"이라며 "칼리닌 수석 사제나 카르타폴로프 장군에게는 따뜻하고 우호적 편지와 앞서 언급한 두 저서를 보내며 '스탈린이 러시아의 종교를 회복시켰다'는 발언에 공개적으로 토론하자고 제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웜브란트 목사님은 우리에게 공산주의를 사랑으로 이겨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며, 공산주의 체제에서 순교한 수백만 명의 기독교인을 기억하며 두 저서를 새 예배당에서 무료로 나눠주라고 촉구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