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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국기 ⓒnaveedahmed/unsplash
인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지역은 뉴델리에 이어 뭄바이를 포함한 마하라쉬트라, 남인도의 타밀나두가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타밀나두가 3번째 순위를 가지게 된 배경에는 3월 중순 이틀 동안 뉴델리에서 있었던 무슬림들의 종교행사인 '자블리기 자마뜨'(Jablighi Jamaat)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자블리기 자마뜨는 '개종 사회'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1927년 인도에서 설립되어서 남아시아 전체적으로 2억 명의 회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모토는 모하메드 시대의 이슬람으로 돌아가고자 있는 이슬람선교사운동인데요. 확진자가 거의 없던 인도에서 이 집회 이후에 전국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었고 1,000명의 확진자가 나타날 때까지 확진자들의 30%는 이 집회에 참석한 무슬림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인도는 21일간 전국적으로 '자택대피령'을 내려서 모든 경제활동이 중단되었고, 생필품 조달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직장을 잃게 된 수 십만 명의 사람이 갑자기 고향으로 내려가면서 버스터미널이 아수라장이 되는 바람에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은 곧 다가올 재앙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가정예배로 모이는 인도교회가 더 큰 부흥을 경험하고 교회의 필요도 채워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지난번에 이어 카스트가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핵심적인 특징 중 하나는 선거를 통한 정치 권력의 획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선거의 결과는 사람 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므로, 가능한 많은 사람을 얻는 것이 권력 획득의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카스트는 정치 권력을 얻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요, 발판이 되고 있습니다.

2011년 센서스에 의하면 인도의 인구는 카스트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분이 됩니다. 브라만 5.0%, 기타 상층카스트 18.4%, 기타 낙후계급(OBC) 32.0%, 지정 카스트(SC) 16.2%, 지정 부족(ST) 8.2%, 이슬람 14.2%, 기타 6.0%(출처 http://www.brahminpedia.com)입니다. 역사적으로 권력의 혜택을 누려왔던 상층 카스트에 속하는 13%의 사람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정치 권력을 거의 누려보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대다수의 사람을 대표해서 불가촉천민 출신으로서 정치 권력을 잡는 사람들은 '민주주의가 만들어낸 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5년 인도에서 가장 큰 지역인 우타르 프라데시(UP)주에서 인도 역사상 최초로 여성 수상이 된 마야와띠 여사는 전통적으로 '불가촉천민'에 속해 있던 지정부족(SC) 출신이었습니다. 마야와띠 여사는 2012년까지 여러 차례 주 수상의 자리에 올랐고, 2009년 총리에 오르고자 시도하였습니다. 마야와띠 여사가 총재로 있던 당은 바후잔 사마띠 당(Bahujan Samati Party)인데요. 그 뜻을 해석하면 '대다수 사회당'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대다수라는 의미의 '바후잔'은 13%의 인구를 가진 상층 카스트를 제외한 모든 사람을 의미합니다. 즉 불가촉천민 출신으로서 77%에 속하는 대다수 사람을 대변해서 정치 권력을 획득한 것입니다.

현재의 모디 수상이나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디 수상은 기타낙후계급에 속하고, 인도 대통령 람 나트 코빈드도 불가촉천민에 속해 있던 지정 카스트 사람입니다.

인도 헌법에서는 카스트에 의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것이지, 카스트 제도 자체를 금지하지 않았습니다. 근대 사회의 변화에 따라 발달한 카스트 연합과 카스트에 기초한 정치는 인도의 독립 이후 특별히 '집단주의 정치 운동'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인도의 현대정치에서 한 당이 권력을 독점하는 1당 정당체계가 와해되고 다당제가 출현한 것은 각각의 다양한 카스트가 자신들의 집단을 정치화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는 새로운 사회 환경에서 보다 많은 경쟁력과 사회적으로 보장된 공직을 확보하기 위해서 카스트를 일종의 정치적인 무기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권력의 양이 한정된 인도 사회에서 권력을 획득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카스트의 정치화와 교육을 통한 기회의 쟁취는 포기할 수 없는 특권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인도 사람들이 카스트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yoonsik.lee201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