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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현장에서 인성교육이 실천되는 데 어려운 점은 인성교육이 상징적 구호로만 강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성적 위주의 교수학습 풍조에서는 인성교육의 우선순위가 후순위에 머물러 있다. 인성교육 요소가 강화된 음악과 교수학습 자료가 있으나 이론 및 요소 중심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다. 구체적인 문제 상황에서 인성교육 내용과 음악교과 내용이 통합적으로 개발되어야 한다. 

기존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은 주로 창의적 체험 활동형이거나 통합 교과형으로 개발되어 실제 음악 수업시간에 활용되기에는 부족하다. 교육과정에 의거한 음악수업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개발되어야하는데 이론 및 요소 중심 프로그램은 구체적인 갈등 상황이 없으므로 체험과 공감의 범위가 한정적이고 예방 프로그램이기보다는 치료의 목적으로 기존의 폭력 가해자나 피해자에게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으로 개발되었다.

인성교육은 주로 인간관계와 관련된 덕목과 도덕적 판단에 필요한 능력을 교육하고자 하는 것이다. 교과로서 음악은 창의성과 인성교육을 동시에 실천할 수 있는 예술교과로서 의의를 가진다. 특히 감수성과 상상력 놀이를 통해서 언어로 표현하고 느낄 수 없는 세계를 창조하고 나를 드러내고 남을 이해하는 소통의 도구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창의, 인성수업으로서의 음악교육은 폭력 근절을 위한 갈등 상황을 열린 사고로 받아들이고 풍부한 감수성으로 공감하는 데 도움을 준다. 갈등 상황의 해결점을 찾을 때도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하여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k2.jpg인간 본성과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하여 탐구한 철학자 칸트는 음악을 포함한 모든 예술행위가 인간의 도덕적 본성에 관여한다는 점을 깊이 성찰한 철학자였다. 그에 따르면 음악 행위는 인간의 정서에 작용하여 심성을 부드럽고 풍부하게 하며, 나아가 다른 인격체와 협동하는 사회적 존재로 성장하고 살아가도록 도와줌으로써 협동적 시민으로서의 독립된 인격체 형성에 밑거름이 된다고 하였다. 사회문제 해결, 특히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한 갈등 상황을 예술교과에서 풀어나가는 것이 음악교육의 역량을 강화하는 길이다.

김미숙 교수

상명대학교 교육대학원 음악교육과 교수
한국음악교육학회 부회장 역임
초등 3, 4학년 음악교과서 심의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