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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하면 대화할수록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는 인터뷰이를 만나는 것은 행운이다. 병원 진료 시간이 끝난 뒤인 8월 초 어느 날 저녁, 서로가 예상했던 시간인 30분을 넘어 3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는 밤새 이어질 기세였다. 그러나 지루하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재미있고 은혜가 있었다. 안은정 대학로서울안과 원장이 안과전문의가 되고, 17년간 하나님의 방식으로 병원을 경영해오면서 체험한 살아계신 하나님, 사랑의 하나님에 대한 간증은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가 끊어지지 않는 것처럼 계속 흘러나왔다. 중간중간 성경구절을 찾고, 또 해석을 덧붙여가며 대답하는 그의 나긋한 말투와 맑은 미소는 인터뷰가 끝난 후에도 머릿속에서 메아리처럼 맴돌았다.

킹덤컴퍼니에 관한 질문에 앞서 안은정 원장은 “하나님 나라의 정의와 킹덤컴퍼니의 정의를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질 것”이라며 “하나님 나라는 로마서 14장 17절 말씀처럼 먹는 것, 마시는 것이 아니라 오직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으로, 곧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곳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킹덤컴퍼니에 대해서는 간단명료하게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이루는 회사”라며 “특히 저희는 안과로서 환자의 육의 눈뿐만 아니라 영의 눈까지 띄어줄 수 있는 병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원장은 라식·라섹 수술 붐과 함께 초기 많은 돈을 벌었지만, 지금은 “돈에 매이지 않는다”고 했다. 갈수록 시장 경쟁이 치열해져 병원 홍보에 더 신경 써도 모자랄 판에 홍보를 일체 중단한 것이다. 대신 홍보 비용을 선교 후원 비용으로 전환하고, 하루 수술 횟수를 제한하여 수술의 질을 높였으며, 성실 납세를 실천해 하나님이 보시기에 건강하고 정직한 병원으로 거듭나려 애썼다. 돈과 세상의 방식을 쫓지 않고, 말씀과 하나님의 방식을 쫓아 모든 경영과 출입을 주께 맡기는 그의 결단과 실행에 하나님은 또 다른 방법으로 재정을 채워주셨다. 안은정 원장은 한국CBMC 서울강남지회 회원으로 매주 목요일 조찬모임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있으며, 청우회 회장으로 젊은 실업인들이 킹덤컴퍼니를 이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헌신해 왔다.

병원의 모든 경영과 출입을 주님께 맡기고 실천

Q. 2000년부터 운영하시는 대학로서울안과에 어떻게 킹덤컴퍼니를 도입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30대 중반에 병원을 개원하고, 당시 라식·라섹 수술 붐이 일면서 개원의로 나름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 돈을 많이 벌면 당연히 행복할 줄 알았는데, 몸은 지치고 영적으로 말할 수 없는 공허함이 밀려왔어요. 한마디로 사는 게 지루하고 재미가 없어졌다고나 할까요?

마흔이 될 무렵, ‘이 상태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고 결론 내렸고 새벽기도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전까지는 모태 신앙으로 신앙생활을 잘 한다고 생각했지만, 새벽기도는 피곤해서 평생 실천할 수 없는 일의 하나로 꼽았었죠.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또 어떻게 병원을 운영해야 할지 막막해지니까 그게 가능하더군요.

설교를 듣던 중 ‘마지막 때에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는 제자들의 질문에 주님이 비유로 말씀해주신 마태복음 25장 말씀이 제게 크게 와 닿았습니다. 늘 깨어 있으라는 ‘열 처녀 비유’,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라는 ‘달란트 비유’, 이웃 사랑 실천을 강조하는 ‘양과 염소의 비유’를 통해 앞으로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분명한 해답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말씀을 따라 사는, 행함이 있는 믿음 생활의 중요성을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 예수 믿습니다’라는 말만으로는 세상은 물론, 주님 앞에서도 인정받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된 거죠.

이후 저는 말씀 실천의 첫걸음으로 병원 홍보 광고를 일체 중단했습니다. 그 당시 적지 않은 돈을 병원 홍보에 투자했었는데, 환자 감소를 각오하고 결단했습니다. 또 수술의 질적 제고를 위해 하루 수술 횟수도 제한했고, 성실 납세를 실천했습니다. ‘이 병원의 모든 경영과 출입을 온전히 주께 맡긴다’는 결단을 하나하나 실천으로 옮겼고, 병원 홍보 비용을 선교 후원 비용으로 전환했습니다. 당연히 그 후 병원 매출은 줄었지만, 세상의 방법이 아닌 하나님 나라의 방법으로 경영하면서 저와 병원은 놀라운 비전과 은혜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Q. 킹덤컴퍼니 경영 원리인 ‘창조, 책임, 배려, 공의, 신뢰, 안식’ 중 대학로서울안과가 더욱 강조하며 실천하는 원리는 무엇입니까.

저는 병원을 변칙이 아닌 원칙대로 경영하려고 늘 노력합니다. 수술도 수술의 원칙대로 하는 것처럼요. 처음엔 원칙을 지키는 것이 어렵고 고비용인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고 저렴한 방법이란 것을 많이 경험했습니다.

삶에서도 성경 말씀의 원칙을 따라, 또 기도 응답을 따라 결단하고 행동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믿습니다. 세상적인 방법, 편하고 쉬운 방법으로 가고 싶을 때도 있지만,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고 하신 말씀을 늘 기억하고 승리하려고 노력합니다.

예수 이름의 권세 체험한 후 환자 영혼 구원 위해 기도

Q. 킹덤컴퍼니를 지향하는 가운데 마주하는 위기상황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저는 하나님의 선하심을 믿습니다. 제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때조차도 항상 좋은 것으로 자녀들에게 주시길 원하시는 아버지의 사랑을 믿습니다. 그래서 어렵고 당황스러운 상황들에 직면할 때마다 저는 저의 판단과 생각을 보류하고 먼저 하나님의 뜻을 구합니다.

주님은 그 당시에 모든 것을 저에게 다 알려주시지 않았지만, 저의 생각과 발걸음을 늘 주의 뜻 가운데로 인도해주셨고 후에 그분의 깊으신 뜻을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한번은 수술 중 보통 때는 단순히 수술 결과만을 위해 기도했었는데, 그 날은 처음으로 수술 환자에게 육의 눈뿐만 아니라 영의 눈도 고쳐주셔서 예수님을 믿게 해달라고 영혼 구원을 놓고 기도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기도를 끝내자마자 갑자기 수술 기계가 아무 이유 없이 멈춰버렸습니다. 화들짝 놀라서 당황하는 제게 하나님은 순간 이것이 무서운 영적 공격임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이리저리 기계를 조작하며 헤매는데, 갑자기 제 머리에 그날 아침에 읽었던 ‘마귀를 대적하라 그리하면 너희를 피하리라’(약 4:7)는 성경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마음을 추스르고 담대히 예수의 이름으로 대적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감쪽같이 기계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하나님은 그때의 일을 통해 제게 예수 이름의 놀라운 권세를 체험하게 하셨고, 이후로도 환자들의 영혼 구원을 놓고 담대히 기도하는 영적인 성장을 이끌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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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서울안과 안은정 원장은 새벽기도에 나가면서 행함이 있는 믿음 생활의 중요성을 깊이 깨닫게 되었다.
말씀 실천의 첫걸음으로, 병원의 경영과 출입을 주님께 맡기고 실천에옮긴 그는 하나님 나라의 방법으로
경영하면서 저와 병원은 놀라운 하나님의 비전과 은혜를 경험할 수있었다고 말했다. 사진=이지희 기자
전문성과 영성 갖춰 하나님 나라 위해 쓰임 받아

Q. 킹덤컴퍼니 경영 원리에 비춰볼 때, 대학로서울안과가 잘해 온 점, 그리고 앞으로 보완하고자 하는 점을 나눠 주십시오.

병원 경영에서 저는 늘 고객인 환자 위주의 진료를 추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큰 대학병원 앞에 있는 의원이다 보니, 대형병원에서 커버하지 못하는 영역들을 도와야 하는 경우들이 많이 생겨요. 예를 들면 질환에 대한 설명이나 응급 환자 진료, 의뢰서나 처방전 발급 등인데요, 경제적인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환자 편의적으로 지역 병원의 의무를 성실히 잘 수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 개원 17년 차인데요, 몇 년 전부터 주님은 제게 선교병원으로서의 새로운 비전을 주셨습니다. 자세히 다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이를 위해 기도하며 구체적으로 준비하게 하셨습니다. 현재 상태에서 안주하고 싶었던 저에게 주님은 큰 도전을 주셨고, 불가능해 보였던 일들이 하나하나 진행되는 것을 보며 인생을 향하신 하나님의 놀라우신 기적과 은혜를 날마다 체험하고 있습니다.

Q. 대학로서울안과가 킹덤컴퍼니로서 추구하는 미래비전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문성과 영성을 갖춘 킹덤컴퍼니로서 주님이 제게 주신 미래 비전은 안과 영역의 특허 개발입니다. 현재 두 건이 출원 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많은 연구와 작업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 모든 일이 오직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위해 쓰임 받는 귀한 역사가 되길 소원합니다.

또한 통일이 되면 북한 지역에 안과선교병원을 세우는 일을 기대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육의 눈뿐만 아니라 영의 눈도 함께 고쳐주는 ‘빛’과 ‘복음’을 그들에게 선물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8월 중순 참석했던 CBMC 한국대회에서 많은 도전과 은혜를 받았는데요, 앞으로 직면하게 될 많은 사회적 변화와 영적인 어려움들 속에서 어떻게 대처해 나아가야 할지 알게 되었습니다. 요단강을 건너 본격적인 전쟁을 앞두고 있는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일은 바로 ‘자신을 성결하게 하라’는 것이었어요. 언제 어느 곳에서나 가장 중요한 것은 ‘내일 무슨 일을 해야 할지’가 아니라 ‘오늘 지금 이 순간 하나님 앞에 바로 서라’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 백성은 결코 세상 방법으로 세상 이길 수 없어

Q. 새벽기도와 코칭을 통해 안과 경영 방식과 직업적 소명에 새로 눈을 뜨게 됐다고 들었습니다.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갖고 있던 아프리카 의료선교사의 꿈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코칭 전문가이신 서우경 교수님(한국코칭진흥원 원장)을 만나면서부터였습니다. 교수님께 코칭을 받으며 선교사의 소명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게 되었고, 제 안에 주님이 주신 지혜와 잠재력을 보게 되었습니다.

믿음의 열정만으로 아프리카에 가는 게 과연 주님이 원하시는 일인지 신앙적으로 다시 점검하게 되었습니다. 그보다 먼저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은 오늘 이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최선의 진료로 치료해주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 즉 지금 여기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먼저 이루는 일을 하나님이 더 기뻐하신다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먼저 작은 일에 충성하고 그릇이 준비될 때 하나님은 그다음의 큰 일을 하나님의 때에 맡기신다는 하나님 나라의 경영 방법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Q. 킹덤컴퍼니를 추구하는 동료 및 후배 실업인들에게 권면하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까.

세상에서 살다 보면 각박해지고 소명을 알면서도 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스로 크리스천의 모습을 숨기거나 버리고 싶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세상의 방법이 아닌 하나님의 방법대로 사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세상과 구별된 택함 받은 하나님의 백성은 결코 세상의 방법으로는 세상을 이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주관하고 계신 이가 우리의 하나님 아버지이심을 믿는다면 우리는 반드시 그분의 방법대로 기업을 경영해야 합니다. 그래야 이기는 자들이 될 수 있습니다. 현실은 어렵지만 이미 승리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푯대로 나아가는 길만이 세상에서 승리하는 길임을 명심하면 좋겠습니다.

이지희 기자 jhlee@chtoday.co.kr